소규호 농업과학기술원, 바이오에너지연구실장

올해 7월 세계 유가가 베럴당 78.4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58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내년에는 석유 수요가 강한 반면 공급 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석유 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이 없어 전체 사용 에너지의 97%나 되는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농업은 WTO 체제 하에서 그리고 FTA 체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분야이다. 협소한 농지와 고임금, 산업화 사회에서 대부분의 농산물은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좁은 농경지에서도 점차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휴경지가 늘고 있으며 이모작이 가능한 지역에서도 경제성이 없어 농경지 활용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마침내 GDP(국민총생산)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05)에 불과한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농가인구 340만명, 국토면적의 18.4%를 차지하고 있는 농경지(184만 ha)를 감안하면 농업·농촌의 기반은 유지되고 또 발전되어야 한다.


최근 고유가시대에 대체에너지로서 바이오에너지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태양에너지를 원천으로 하는 바이오매스(유기생명체)로부터 얻는 에너지이기에 지구 환경에 추가적인 탄소의 배출 없이 자원의 자연 순환원리를 따르고 있는 친환경에너지로서 기후변화협약에 적극적인 대처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수입원유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함은 물론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농업 활동은 침체에 빠진 농업·농촌의 활로도 개척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국민 식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육류 소비 증가로 가축의 사육두수가 증가하고 있고 자연히 가축분뇨의 발생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음식물류폐기물 등 수많은 폐기물의 처리가 힘겨운 상황이나,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로서는 매립이나 자원화(주로 퇴비자원화)로 소화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런던협약에 따른 해양배출 금지 움직임은 그 처리에 있어서 날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무분별한 폐기물의 농경지 이용은 농토의 훼손과 오염을 일으킬 수 있고 또 나아가 수질오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가축분뇨 등 폐기물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바이오에너지(메탄가스)를 얻어 이용하고, 오염부하와 악취가 약해진 폐액을 농사에 비료자원으로 이용함은 환경도 지키고, 친환경에너지도 얻으며, 비료자원도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농업에 기반을 둔 바이오에너지 산업은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 중 경제성과 동시에 대량 생산기반을 갖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이다.  OECD 국가의 일원이지만 식량과 에너지 빈곤국인 우리로서는 농업부문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화가 국가 에너지 수입의존도 줄이고 농업·농촌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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