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높이기 위해 일본사례 벤치마킹
현안과제 산적…장·단기 로드맵 수립 추진

 

▲김영범 한국광업협회 신임회장이 업계 현안에 대해 하나씩 집어 나가며 그에 따른 대응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무엇보다 광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전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신규 회원 유치도 노력해 숫자를 현재 보다 2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서울 종로구 한국광업협회에서 만난 김영범 신임회장(대성MDI 회장)은 말주변이 없다고 손사레 치면서도 업계 현안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집어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정기총회를 통해 전임 김태수 회장에 이어 광업협회를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주위에서는 될 사람이 됐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광업계는 기로에 놓여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산개발환경이 열악해져 있는데다 산지복구비, 자원개발세 등 부담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업이 환경피해 유발산업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뼈아프다.

그동안 광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민생활 등 경제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이제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의 책임이 막중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다보니 취임한지 한달도 안됐지만 업무를 파악하는데 잠시의 여유가 없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서도 관련조합의 수장들과 만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 종합적으로 업무를 파악 중입니다.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한데 모아 단기적·장기적으로 해결할 과제를 정리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는 향후 국회, 정부 등에 광업계의 의견을 제시할 때 사용될 예정이다. 말로만이 아닌 확실한 데이터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협회 기능과 역할을 키우기 위해서는 회원사 증대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협회 입장에서보면 단기적으로 회원사를 확대해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단체라면 우선 볼륨이 있어야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광업을 수행하는 기업은 470여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회원수가 80개인 것을 감안하면 6배 달하는 숫자다.

일단 회원사 증대 목표치를 현재보다 두배로 늘리는 것으로 잡고 있는 김 회장은 벌써 신규업체 3곳이 가입신청을 해왔다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광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밝힌 김 회장은 광업이 환경피해 유발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개발에 한층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산개발에 따른 불가피한 소음·진동 등에 각종 민원이 발생하면서 채광허가 신청 시 지자체에서 주민동의서를 첨부토록 하는 등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기존 채광지 인근에 유용 자원 매장 가능성이 있어 탐사를 하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고 장비를 가져왔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커 결국 모든 계획이 철회된 사례도 있다.

"개발단계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탐사조차 못한 것은 광업에 대한 국미적 인식이 어떤지 잘 보여주는 경우로, 자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쓸모 있는 자원이 사장될 우려가 있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또 탐사의 경우 자연스럽게 기술·인력확보가 뒤따르는 효과가 있는데 두 가지 모두 미약한 국내 실정에서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것도 더없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주민만을 탓할 수는 없다 . 국민 수준이 향상되고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광업계가 과거의 영광에 묻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광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제 주위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단순히 중요성만 강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에 따른 대안으로 일본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그마한 예로 일본은 귀여운 캐릭터를 이용하거나 만화 등을 통해 국민에게 광업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멀게만 느끼는 광업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도 만화식 캐릭터를 활용해 지자체 등을 통해 홍보를 펼쳐 보자는게 김 회장의 의견이다.

또 광업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도 적극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종이에 석회석이 30%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들었다. 석회석에는 알카리 성분이 포함돼 산과 들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실정이다.

 "광업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업종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 어둡고 안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없이 안타까운 일이죠"

최근 광업은 친환경개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지·진동·폐수 등의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일부 사업자들은 청소차를 운영하는 등 주민들의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는 작업을 펼쳐 주민과 지자체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국내에서 광해방지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화롭게 가려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을 통해 광물을 활용하는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각각의 단계에서 광물을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면 낭비되는 광물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높이면 각각의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커지고 선진국과의 경쟁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비용투자도 만만치 않아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장비·자금·융자 등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동안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광업계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앞으로도 양측이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나갈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광산 후 활용방안의 하나로 마음 속에 담고 있던 아이디어를 살짝 내비쳤다.

최근 들어 힐링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현재 운영이 끝나는 광산을 중심으로 명상 등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이는 광업계 스스로가 자생력을 갖는데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광업계에 새로운 수익 아이템이 될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이다.

"광업계 단체의 수장으로서 광업을 지속가능 발전시키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아울러 광업협회가 명실상부하게 광업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되도록 갖고 있는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거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변화에 많은 협조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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