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보고서 발간 22개사뿐...에너지기업은 단 3곳

국내기업의 ‘환경경영’ 수준이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국내 100대 기업 중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기업은 겨우 18개사에 불과하며 국내 기업 전체 중에도 모두 22개사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보고서에는 기업의 재무현황 및 경영실적 보고는 물론 윤리경영ㆍ사회공헌ㆍ환경경영 등 3개 분야에 대한 기업의 비전과 실천사항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는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글로벌기업이라면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일찍이 1990년대 중반부터 주요기업들이 발간하기 시작해 현재는 대기업 대부분이 보고서를 발간하며 환경경영 실천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일본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우리 기업의 환경경영은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의 경우 각종 다양한 형태로 발간하던 지속가능보고서를 지난해부터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통일하고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속가능보고서의 필요성은 발간 그 자체보다는 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변화와 혁신의 이로움 때문이다. 국내 에너지기업을 대표하고 있는 SK(주)는 지난해부터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해 대내적인 기업문화 개선과 대외적인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허동준 SK CR기획팀 과장은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위해 최소한 1년 이상 준비했는데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며 “대외적인 기업이미지 개선은 물론 환경과 사회적 공헌에 대한 조직구성원의 이해와 참여가 동반된 게 가장 큰 성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현실은 정반대다. 환경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에너지기업 및 다소비업체들이 오히려 더욱 무관심한 실정이다. 국내 에너지기업들 중에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며 환경경영 실천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한국전력과 SK(주)가 2005년 발간하기 시작했고 올 들어 지난달 GS칼텍스가 참여했다. 이밖에 한국가스공사가 내년 3월 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을 뿐 S오일과 현대오일뱅크 등 대부분 에너지기업은 별다른 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환경보호에 더욱 앞장서야 할 석유화학ㆍ제철ㆍ조선ㆍ중공업 등 에너지 다소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포스코(2004년)와 한화석유화학(2005년)이 남다른 관심과 실천을 보이고 있는 반면 삼성ㆍLGㆍ현대ㆍSK 등 대부분 주요그룹 계열사는 관심조차 없는 실정이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타 기업 못지않게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발간을 하지않고 있다. 염진철 삼성전자 홍보팀 차장은 “지속가능보고서 발간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지시는 없으며 당분간 발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경영 전담팀 구성 실태도 매우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22개 기업 중에서도 전담팀을 구성하는 있는 곳은 포스코와 SK(주), 현대차 등 6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부터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한 한국전력은 현재 경영전략팀에서 주관하고 있는 실정이며 한국수자원공사도 경영관리실에서 방대한 업무를 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관용 지속가능경영원 팀장은 “국내기업들이 아직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담팀 구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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