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부분 적자 발생으로 부채규모만 폭증
일부 업체는 CHP 가스공급 끊기고 월급도 못줘

[이투뉴스] 짐코의 공급중단 위기에서 보듯이 국내 구역전기사업자(CES)의 경영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완전자본 잠식은 물론 직원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디폴트 위기 CES, 답 못찾는 정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12년 감사보고서 등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CES업체 대부분이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적자규모가 가장 큰 곳은 수완에너지다. 지난해 71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 142억원, 2011년 230억원 등 최근 3년 동안 누적적자가 537억원에 달한다.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전기판매부문을 한전에 넘겼지만 경영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부산정관에너지의 부진도 심각하다. 지난해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절반 가까운 105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215억원에 비해선 적자폭이 줄었으나, 자산 1627억원에 비해 부채가 무려 750억원 더 많은 2357억원에 달한다.

경기CES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3억원에 불과했으나 손실은 106억원으로 매출액과 별 차이가 없다. 부채 규모는 854억원으로 자산 640억원에 비해 214억원이 더 많다.

비교적 형편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휴세스 조차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11년 33억원이던 적자규모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지난해 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어 매출 113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나마 아직 완전자본잠식은 발생하지 않았다는데 위안을 삼아야 할 정도다.

아울러 경기CES와 짐코는 가스대금을 내지 못해 CHP용 도시가스 공급이 끊긴 상황까지 다다랐다. 결국 전기생산은 아예 못하고 겨우 HOB(열전용보일러)를 돌려 열만 공급하고 있는 등 구역전기사업자라고 불리기 민망한 지경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지속되는 적자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부채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이자조차 갚지 못해 이자가 다시 부채를 늘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곳도 생기고 있다. 여기에 일부 CES업체의 경우 직원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하고 서너달씩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ES사업자의 경영부실이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포화수요가 한없이 미뤄지는데다, 지속적인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이 전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원가에 못 미치는 현행 전기와 열요금 하에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부분 CES사업자들이 빚을 갚아 나가기는 커녕 이자 때문에 부채가 더 불어나는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지금은 주주와 정부, 소비자가 함께 폭탄돌리기를 하는 꼴”이라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더불어 “증자(增資) 등 사업자들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정부 역시 가스요금 인하와 전력판매 및 구매조건 완화를 포함한 근본적 대책마련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비자 역시 요금인상은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는 떼쓰기 행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공급방안을 사업자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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