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도 어떻게 될지 몰라…상속세 내면 없다"

허창수 GS회장은 8일 미국의 부호 벤더빌트와 록펠러를 거명하면서 "세상에 영원한 조직은 없다"는 생각을 전한 뒤 투명경영ㆍ기업의 사회공헌 강화ㆍ소액주주를 포함한 일반적인 주주와 고객이익 위주의 경영  대세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나도 내 아들(윤홍씨ㆍ28ㆍGS건설 대리 근무)이  앞으로  이 기업을 이끌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허회장은 또 이날 열린 기자들과의 송년 만찬간담회에서 LG그룹과 계열 분리한 지 만 2년간 이룬 성과에 대해 "현상유지"라며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의사를 내비쳤다.
   
그가 언론에 공식적으로 자신을 노출한 것은 작년 12월 같은 형식의 자리를  가진 뒤 1년만으로, 이날 허회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오너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허심탄회하게 답변했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GS그룹이 계열분리돼 독립한 지 2년이 다 돼가는 데 자평과 반성, 발전 전망을 한다면.
"잘했다곤 말 못하고 현상유지했다고 본다. 향후 기회가 있으면 투자 노력을 더 하고 국민 고용창출에 공헌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할 것이다. 존경받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옛날보다 훨씬 투명해야 하고 다른 기업보다도 존경받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모자라거나 잘못한 게 있으면 혹독하게 비판해 달라."

-어떤 기업이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보나.
"주주들에게 잘 해주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기업이다. 또 이익이 나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존경받을 기업 아닌가. 특히 소액주주들에게도 공평하게 (기회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제가 과ㆍ부장하던, 그런 시절엔 솔직히 대주주 위주로 경영이 이뤄져 지금도 자꾸 그런 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은 정치자금법도 확 달라졌고, 투명경영을 안 하고  싶어도 다 자연스럽게 하게 돼있다. 이사회를 연간 한두 차례 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는 데, 우리는 자주 하고 제가 100%다 참석한다. 제도대로 하면 다 되는 것이다."
  
-기업관에 대해 좀 더 소상하게 설명하면.
"소비자, 고객들에게 잘하면 되는 것이다. 100억원 정도만 벌더라도 사기 안치고 소비자들에게 잘하면 되는 것이다. 이건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경영자들이 그렇게 추진해 나가면 된다. 어느 조직이든 독재는 10년, 20년을 못간다. 세상에 영원한 조직이 어디 있나. 미국의 벤더빌트나 록펠러 등도 있고… 나도 내 아들이 앞으로 이 기업을 이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상속세 다 내면 없다."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비판있고, 상속세 폐지론도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마도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상속과 관련해) 편법으로 하다가 문제가 되는 등의 일이 생길 것이다."
   
-업계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활발한 데 GS는 어떤가.
"GS칼텍스와 홀딩스가 하고 있다. 9개 광구 참여중이고 2개가 일단 성공한 상태다. 어떤 그룹보다 해외자원 개발 투자를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룹 사업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오너 일가 등이 투자해 중국에서 파라자일렌 공장을 가동중인 데, 어려움은 없는가, 또 향후 그룹과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건가.
"LG그룹과의 계열 분리 전에 투자가 이뤄진 데다 GS칼텍스의  경우  파트너인 칼텍스가 있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 등의 문제로 인해 개인적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인허가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가동되고 있고,  앞으로도 스무스하게 운영될 것으로 본다. (그룹 편입 문제는) 자본조달에 어려움이  있으면 몰라도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

-GS와 칼텍스 관계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합작사업은 서로 양보해야 한다. 쉽게 비유해서 부자간,  부부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인 데 왜 문제가 없겠는가. 하지만 서로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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