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인터뷰] 국내 첫 사회책임 컨설팅기업 SR코리아 황상규 대표
정확한 이해관계자 파악과 소통이 출발점

[이투뉴스] 세계적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ISO26000 선포식을 갖고 사회책임(SR. Social Responsibility) 경영을 공식화 했다. 이를 통해 스타벅스는 투명경영, 고객행복, 지역사회, 동반성장, 인간중심, 친환경, 커피원산지 등 7개 항목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해당 실적을 외부에 공표키로 했다. 커피 전문점의 사회책임 선언은 낯설고도 신선하다.

먼저 ISO26000의 개념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ISO26000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0년 11월 제정·발표한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이다. 2010년 9월 80여개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93%의 찬성을 얻어 국제표준으로 결정됐다. 인권, 노동, 환경, 에너지, 안전 등에 대한 의제를 사회적 책임 이슈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실행지침과 권고사항 등을 담고 있다.

문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의 이 ISO26000이 머잖아 우리 경제주체들의 사회책임 이행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란데 있다. 기업도 사회적 존재이며,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SR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바야흐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고, SR수준에 따라 기업의 경영실적이 좌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본지는 국내 첫 사회책임 컨설팅기업을 창립하고 '사회책임경영 전도사'를 자임한 황상규(50) SR코리아 대표를 만나 ISO26000의 정의와 국내기업들의 SR현황 및 과제, 주요의제에 대한 이행 방안등을 들어봤다. SR코리아는 내달 초 주요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수준과 투자가치를 계량·수치화 한 'SR INDEX(사회책임투자 지수)를 최초로 공개한다. 황 대표는 "초등학교 교과과정부터 사회책임이 다뤄져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 최근 들어 사회책임이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면서 SR, ISO26000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거대 담론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인지 아직 개념정의가 막연하다. 쉽게 설명해달라.

"그동안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적 성과를 내고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유기적으로 발전하다보니 기업경영이 사회 모든 부문과 연관돼 불가분의 관계로 변했다. 근본적으로 기업도 사회적 존재이며,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경영차원까지 확장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ISO26000은 80여개국이 의견을 모으고 투표도 하면서 결정한 국제표준이다. 이전까지는 선택적이고 권고적인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규정과 표준이 나와 의무사항이 되고 있다. 사회적책임이 새로운 경영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 사회공헌과 사회책임은 어떻게 다른가

"사회공헌은 선택적인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상황에 맞게 할수도, 안할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책임은 해야하는 것만을 규정하고 있다. 해외 2곳 이상에 지사가 있다면 다국적기업이랄 수 있는데 우리나라 100대 기업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기업들이 활동하다보면 국제적 책임을 잘 이행하는게 중요한데, 자칫 불공정 경영으로 지탄받을 수 있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어느 기업은 인권과 노동을 잘 보호하면서 제값을 주고 만들고, 다른 기업은 그런 의무를 소홀히하여 싸게 만들었다치자. 이들 제품이 시장에서 같이 거래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런 걸 예방하기 위해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보호, 공정경쟁, 부패방지 등을 국제적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이제부터 다같이 하자는 거다.

- 쉽게 설명하면 사회공헌은 선택적인 것, 사회책임은 필수적인 것 이렇게 구분하면 되겠나

"그렇다."

- 국내 주요기업들이 앞다퉈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ISO는 국제표준화기구가 만든 표준이다. 그동안 품질, 환경, 안전, 정보보안 등의 스탠다드를 만들어 온 곳인데 ISO26000이 만들어지면서 사회문화적 영역까지 표준을 만든 것이다. 최소한 이런 것은 준수해야 한다 기준을 정한거다. 과거 지속가능보고서는 '하면 좋은 것' 수준이었지만 ISO26000은 좀 더 강제적인,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이를 도입한 것은 큰 방향의 전환이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아직 국내기업들은 큰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 LG, 현대, SK도 내부적으로 이 논의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과의 관계로 접근하고 있고 나름 대응방안도 내놓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스마트폰 생산으로 엄청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으나 그 이면에 산업재해로 인한 직업병, 중국내 노동문제 등이 이슈가 되어 현지 단체의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 문제가 이슈가 되어 불매운동 비슷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이 잘 하는 부분도 많지만 이런 부분들을 잘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현대차 역시 챙길 부분이 많다. 비정규직, 파견노동, 사내하청 등 차별노동이 문제다. 인권의 기본개념은 차별금지다. 이것들의 기업의 중요한 리스크와 연결돼 있다고 본다. SK도 경영총수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불거진 상태이고, 포스코도 인도에서 공장을 건설하면서 지역문화와 상황을 모르고 들어갔다가 원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것들이 결국 인권의 문제이고, 그걸 풀지 못하면 제대로 비즈니스가 어렵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에 산발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제는 ISO26000규정에 의해 몇항 몇조에 어긋난다고 분명히 드러나므로 경영차원에 사회책임을 받아들이고 투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기업의 최대 관심사는 어쨌든 이윤추구일 수밖에 없다. SR이 리스크 헷지 차원에는 모르겠으나 경영실적에도 실익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갖지는 못 하는 것 같다.

"단기적 이윤추구 활동은 매년 장부상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데 장기적 관점에서 그 이윤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려면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방향에서 더 큰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그런 것을 잘 관리하는 일이 기업이윤과 연결되는 시대가 된 거다. 물론 이런 매커니즘이 활성화 되려면 일단 사회책임투자가 필요하다. 자본이 사회책임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를 늘려주고, 그래서 그 기업가치를 높여주는 거다. 그러면 그 기업은 좀 더 많은 이윤이 생기고 사회적으로도 더 좋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매커니즘이 살아야 한다. 또한 SR이 기업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은 사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영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영리추구 관점에서도 부합된다.

- 사회책임경영은 현재 경제주체들의 시스템으로도 실현 가능한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경영자들이 몰라서 안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쪽에서는 ISO26000을 경영에 도입한 사례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공익적 관점을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투명하고 합당한 내용들이니 빨리 받아들인 거다. 기업에 따라선 이런 요소를 개선하고 가는게 이익인지, 시간을 좀 더 가져가는 게 이익 일지는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점점 그런 요구들을 받아들이고 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가능경영이 더 인정받고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기에 분명 확산될 것이다.

- 공공부문, 특히 에너지·환경 공기업들의 SR은 어떤가.

"공기업들은 우선 경영진들의 '낙하산 인사'가 우선 문제되고 있다. 이것도 결국 ISO26000 관점에서 보면 지배구조의 문제다. 또 과도한 정부간섭에 의해 경영정상화가 어렵고 독자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주체로서의 역할이 어려운 문제도 있다. 그 다음은 구성원들의 인식문제다.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지만 이게 조금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사회와 동떨어진 이익집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 양면성이 있다. 그래서 공기업들은 항상 스스로를 비춰보고 보편적인 국민 생각과 기대에 부응하는지 돌이켜 보는게 중요하다. 일부 조직은 이미 사회에 대해 방어적이고 조직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공익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방만한 경영과 천문학적 부채도 건강성의 적신호다. 부채에 따른 이자지출도 국민세금이다. 상당히 심각하게 받여들여야 한다. 한전, LH공사, 수자원공사 등의 수십조 부채를 보라. 정부가 시킨다고 다 할일이 아니다. 공기업 나름의 미션과 비전을 갖고 국가 차원에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판이 없는 조직과 비판이 없는 사회는 부패하고 망한다. 공기업 노조도 책임이 무엇인지 반추해야 한다.

-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ISO26000은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라'고 주문한다.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소통하는게 사회책임의 출발점이다. 그런면에서 공기업은 기본적 이해관계자인 국민이 중요하고 서비스를 받는 고객층과 관여하는 정부 등의 요구를 잘 파악하고 나의 역할에 비추어 문제가 무엇인지 풀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잘 듣는 것, 즉 경청이다.

-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라는 지적이 와 닿는다. 우리 공기업들이 그런면에서 부족한 건 사실이다.

"소통도 그렇지만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ISO26000에서도 열심히 이해관계자를 규명했지만 틀릴 수 있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다.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소통 수준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수준도 확 달라진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그런관점에서 ISO26000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주 잘 명시돼 있다. 특히 공기업은 행간을 더 연구하고 사회에서 제역할하려면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연구해야 한다.

- 민간·공기업의 대표랄 수 있는 삼성과 한전의 사회책임 이행 수준에 점수를 준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삼성 등 주요기업들을 ISO26000 관점에 따라 평가해보고 진단해보았는데, 경제적 성과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요 이해관계자중 주주나 직원들의 평가는 높지만 환경, 사회분야, 소통 등의 활동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삼성의 경우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 환경·안전부문의 있다른 사고, 서플라이체인에 대한 환경·안전·노동권 보호 등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즉 사회책임관점에서 점검할 게 상당히 많은 기업이다. 한전은 전력·에너지 독점기업으로서 역할을 볼 때 경영적인 시스템은 최근 수년간 상당히 개선된 것 같다. 하지만 송전망 건설에 따른 지역사회 갈등유발과 석탄화력 증성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 측면에서 상당히 전향적인 대책이 나와줘야 한다. 정부가 하란다고 하는 일이 아니라 한전이란 기관이 제대로 된 저탄소 녹색경제를 구현하는데 추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도출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부채문제는 심각한 현안이다. 한전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단할 기준이 없어지는 거다. 적어도 공기업이라면 경영정상화를 통해 내부적 성과도 중·상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가정·산업계 전력요금 불평등 문제도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한다.

- 국내 최초의 사회책임투자 지수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2000년대 초부터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조성되기는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전히 차별성을 못 느끼고 있다. 이름만 '아름다운 펀드', '저탄소 펀드'다. 그래서 SRK INDEX(사회책임투자 지수)를 만들어 수익성과 사회책임성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평가하려고 한다. 이런 방식은 최초다. 금융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수익성 평가는 금융기법으로, 우리는 사회책임 평가를 맡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될 것이다.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SRK INDEX를 구성하고, 거기에 편입시켜 우리사회 내의 사회책임투자 지수를 도입하려 준비하고 있다. 5월초중에 첫번째 발표를 하려 한다.

- SRK INDEX가 발표되면 기업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겠다.

"물론 그동안 다우존스, 모건스탠리 등에서 유사한 지수를 발표한 적은 있다. 그러나 우리는 ISO26000을 집중적으로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평가를 진행하려 한다. 기업 투자자입장에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예를 들면 수익성 측면에서 1~3순위를 발표하고, 사회책임 측면에서도 그런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여기에 편입되면 나름대로 신뢰성 있고 수익성도 기할 수 있는 곳이어서 국민들이 안전하게 투자하면서 사회책임 이행도 도모하는 그런 모델이 될 것이다.  

- 이런 지표가 소비행태나 제품선택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나

"결국은 소비까지 연결되는 게 궁극적 목표다. 그렇게 해야 그 기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브랜드가치도 높아지고 신뢰성도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더 많이 창출하는 가능성을 열어가게 된다. 

- 대기업, 재벌기업에 대한 국민인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소위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부의지도 어느 때보다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부분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주창했고 모두가 공감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대기업, 재벌 중심의 사회가 된 것 같다. 특히 이명박 정부들어 대기업, 재벌의 성장세는 더 가파라졌고 반대로 서민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삶은 팍팍해졌다. 그런데 이들 대기업의 성과는 결국 정책적 수혜를 통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받아야 할 세금을 면제해주니 주머니가 더 두둑해진거다. 그래서 경제민주화 이슈는 아주 중요하다. 재벌지배구조 정상화, 단가후려치기 등의 불공정 행위 근절, 비자금 유용 차단, 불법증여 엄벌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새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자주 얘기하는데, 창조경제는 결국 묻혀 있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정체된 시스템을 선순환으로 돌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가는게 ISO26000에도 맞고 경제민주화에도 부합한다. 빼앗기고 한이 맺히고 억울해서야 제대로 된 경제민주화가 안된다.


      ☞ Dr 황상규의 사회책임경영 코칭   

         1. 사회책임은 권고가 아니라 의무사항이다. 도입이 빠를수록 좋다.
         2. 사회책임은 기업의 가치를 높여준다. 물론 수익과도 직결된다.
         3.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소통하라.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4. 이해관계자 규명은 오판할 수도 있다. 끊임없이 소통하라 
         5.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의 시대가 임박했다. 흐름을 읽어라

- 그런 맥락에서 SR코리아도 앞으로 할일이 많겠다

"기업을 포함해 정부, 공기업과 공공기관, 언론, 대학, 종교단체, NGO까지 모든 분야의 사회책임을 들여다보고 매니지먼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교육도 하고 모범사례를 홍보하고 ISO26000을 보급·확산·정착시키는, 공익에 부합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 많은 기업들이 ISO26000에 관심을 가질텐데, 어디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일단 기술표준원이 한국판 ISO26000을 제정·발표했다. 정부의 공식 문서화가 된 것이다. 정부내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노동부, 권익위원회, 인권위원회 등도 ISO26000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 산발적으로 각각 목소리를 내기보다 글로벌 기준을 응용해 정책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또 기업부문에서는 사회적 영향이 큰 공기업과 대기업이 먼저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나아가 대학, 언론도 사회책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규명하고 토론해야 한다. 이제 NGO도 그걸 고민할 때다. 자신은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영역에 그걸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 지속가능발전, 지속가능경영을 지나 이제 사회책임경영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그러면 그 다음 패러다임은 무엇이 될 것으로 보나

"결국은 경제와 사회가 아주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통합되는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본다. 해외 사례에서 보더라도 지속적인 성장, 성장일변도의 경제는 앞으로 가능하지 않고 지속가능성에서 볼 때도 위태롭다. '지속가능한 미래'의 틀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리만의 특수한 문제들이 많다. 압축성장 통해 경제적 성과도 냈지만 차상위계층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빈부격차도 심각하다. 냉전과 분단의 비극으로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도 그렇다. 그런면에서 우리가 평화로운 미래를 얻고자 한다면 정치적으로 풀 문제가 많겠지만 민간이나 경제분야의 할일도 많다. 남북긴장을 완화시키면서 동북아 지역에 하나의 또다른 경제공동체 구상하면서 그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관점에서 새로운 대안모델이 되도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쟁만 하고 대립하는 구조에서는 미래비전이 나올 수 없다. 평화공존의 시대를 만들면서 우리만의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새 경쟁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출발점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게 사회책임과도 연결된다. 상호이해, 공존, 지속가능성, 배려 등이 강조되는 사회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다. 그런 때 에너지와 환경문제는 그런 가치를 지켜주는 기반 인프라가 될 것이다. 자연재화를 효율적으로 쓰고 배분할 것인가, 이런 가치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 사회책임을 처음 전도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소용돌이가 쳐도 소용돌이 안에선 그걸 모른다고 한다. 밖에서만 그렇게 보일 뿐이지. 나는 SR코리아를 독립성과 객관성이 보장되는 전문리서치 평가 검증기관으로 키우려 한다. 부설 환경사회책임연구소를 만드는 이유도 그것이다. 지금까지가 사회책임경영(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단계라면 앞으론 OSR(Organization Social Responsibility)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교육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교 교과목으로 사회책임을 만들어야 한다. 가칭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란 교과서가 필요하다. 10억원이 생긴다면 징역형을 감수할 수 있다는 아이들의 생각이 말이 되나. 이건 가치가 전도되는 사회다. 과거에는 윤리적 규정과 개념이 어느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무너진거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어둠을 비추는 횃불 역할을 하고 싶다. <사회책임의 시대>란 책도 곧 내려고 한다.

- SR코리아는 NPO(민간비영리단체)를 지향하나

"외형은 컨설팅 전문기업이다. 그러나 목표나 목적은 공익적인 활동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 진단, 컨설팅을 통해 ISO26000 적용을 유도하는 일을 하게 된다. 환경사회책임연구소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꾸리고 있다. SR코리아는 영리보다 공익적 비즈니스를 개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  He is…   ]
1988년부터 환경운동연합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해 2009년 사무처장으로 퇴임했다. 환경마크협회 인증팀장, ISO140001 심사원,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상근전문위원, ISO26000(SR) 총회 NGO대표, BSI전문위원 등을 거쳐 2011년 10월 국내 최초의 사회책임경영 컨설팅 기관인 SR코리아를 창립했다. 서울대 공업화학과, 동대학원 환경계획석사를 수료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환경윤리학으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저서로는 <지속가능한 경영과 투자(한솜미디어)>, <사회책임의 시대, ISO26000의 이해와 활용(틔움출판)>이 등이 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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