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 비축’은 에너지 안정적 수급과 균형발전에 일조
소형벌크는 LPG경쟁력 제고·소비자 혜택 등 모두 윈-윈

 

[이투뉴스] 정부가 2009년 3월 소형저장탱크(벌크) 위탁배송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려는 것에 위기를 느낀 사업자들이 자생적으로 모인 것이 한국엘피가스벌크판매협의회다.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하다가 이를 바탕으로 2010년 3월 협의회로 정식 출범했다. 현재 강원도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60여개 업체의 사업자들이 회원으로 뜻을 함께하고 있다.

협의회의 주된 활동은 정보를 공유해 벌크공급에 따른 가스안전관리를 향상시키고 소형저장탱크 구매나 재검사, 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회원사에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모든 활동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이득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 윈-윈 하는 셈이다.

협의회 출범 당시부터 회장직을 맡아 지난 3년 동안 벌크판매사업 활성화와 제도 개선을 모색해온 염동훈 회장을 만났다.

- 정부 예산을 통한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됐습니다. LPG희망기금을 통한 마을단위 보급사업도 추진되고요. 이 같은 사업이 소형저장탱크 보급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판단하시는지요.
►많이 늦었지만 정부가 이제라도 LPG산업 발전에 관심을 갖고 소외계층 시설개선 사업을 하고 있고 또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에 나서 안전하고 편리하며 경제적인 LPG벌크 보급에 힘을 실어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여기에그동안 LPG업계의 어려움 속에서 벌크보급 확산을 위해 노력해온 우리 벌크판매사업자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벌크 보급사업은 정부의 예산으로 집행되는 만큼 모든 면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하며 끼워 팔기식의 집행은 곤란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협회가 아닌 공사에서 주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갈수록 위축되는 LPG시장에서 유통구조 개선은 최대 이슈입니다.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합니다만 소형저장탱크가 이를 풀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우리 협의회 회원들도 많은 노력을 해 용기에서 벌크로 전환하는 등 유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입·정유사 - 벌크판매사업자 - 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LPG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LNG와의 가격차가 너무 커 소비자들로부터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한 처마 밑 비축은 에너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은 물론 에너지 균형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벌크판매사업자들은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자해 공급방식을 용기에서 소형저장탱크로 전환, LPG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중점을 두는 물가안정 정책에도 적극 호응해 LPG가격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정부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준다면 LPG유통구조 개선은 우리 사업자들에 의해 한층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 판단됩니다.

- 현장에서 실제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는데 걸림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벌크판매협의회에서는 다른 사업자들이 불가능하다던 2.7톤형 벌크로리를 개발시켜 250㎏ 이하의 소형저장탱크 보급을 활성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200㎏형 탱크 6800여기가 보급됐고 앞으로도 많은 수요가 있으리라 봅니다. 이는 2.7톤형 벌크로리가 개발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면 완성검사 또는 변경완성 검사를 받아야하는데 현장의 설치 장소 여건에 제약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보급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죠.

물론 가스기술기준위원회가 운영되면서 이전 보다 빠르고 합리적으로 상세기준 등을 개정하고 있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답답한 마음입니다.

정부나 산하기관 등은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보고, 소비자와 국익 차원에서 제도개선에 반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소형저장탱크 보급이 활성화되기 위해 개선되거나 필요한 정책과 제도를 든다면.
►몇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형저장탱크 보급에 걸림돌인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합니다. 용기보다 3배 이상 안전하다고 하면서 각종 규제 때문에 탱크 설치가 불가하다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우선 250㎏ 이하 소형저장탱크 설치의 경우 안전을 위한 안전밸브 방출구에서의 안전거리만 유지하면 나머지 안전거리는 없애서 탱크가 설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용기의 경우 50㎏ 8본이면 모두 400㎏ 인데도 어디에나 설치하고 저장이 가능한 반면 용기보다 훨씬 안전한 소형저장탱크에서 각종 거리제한을 둔다는 것은 타당성이 없습니다.

요즈음 26년차 용기가 대량으로 도래되면서 용기 파동이 일고 있는데 이때 250㎏ 이하의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설치를 유도한다면 용기 부족사태도 많이 해소되리라 봅니다.

두 번째로는 소형저장탱크 재검사가 현재 5년 외관검사, 10년 개방검사로 되어있습니다. 이를 20년 개방검사로 전환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 LPG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외관검사는 거의 단순하게 안전밸브 작동시험을 하는 정도인데 우리도 일본처럼 20년 개방검사로 전환하고 5년마다 안전밸브를 신품으로 교체해 가스사고를 예방해야합니다. 현장에서 소형저장탱크 부품 중 제일로 위험한 부분이 아이러니하게도 안전밸브라는 지적은 의미하는 바가 많습니다.

물론 지난 2월 28일 기술기준위원회에서 안전밸브 방출관 높이를 50㎝ 낮추도록 의결했지만 안전밸브의 나사가 약하고 방출관이 높고 무게가 많이 나가 진동과 바람 등의 영향으로 쓰러지면서 가스가 누출되는 등의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해 5년마다 신품으로 교체하고 20년 차에 개방검사를 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세 번째로는 현재 500㎏ 이상은 가스설비시공업 1종을 갖춘 업자가 시공해야 하는데 이를 개정해 소형저장탱크 시설은 2종으로도 가능하도록 완화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됩니다.

대부분 벌크사업자나 판매사업자들이 2종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탱크 용량 기준으로 1종 시공, 2종 시공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485㎏ 탱크를 구매해 기화기를 부착하는 공사를 하면 2종으로 가능한데 그 공정은 비파괴용접을 하고 비파괴시험을 하는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에 비해 2.9톤형 탱크라도 제조사에서 패키지로 안전공사의 검사를 받아 나오면 그 후단에 배관을 연결하는 공정뿐인데도 1종 면허로 시공해야 한다니 참으로 불합리하고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안전관리자 선임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고 편파적인 LNG 정책지원은 어렵게 사업을 지탱하고 있는 우리 LPG판매사업자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소외계층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과 LPG희망기금을 통한 마을단위 벌크 보급사업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불필요한 규제 개선입니다. 안전하고 편리한 LPG소형저장탱크를 더 많이 보급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게 LPG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LPG산업을 살리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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