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서울, LS산전 인버터 설치 후 年 14억원 절감
정부·지자체, 설치보조금 무상지원 등 강력 유인책

ls산전 생산공장에서 고효율 인버터 제품이 품질검사를 받고 있다.

[이투뉴스] 지난해 준공된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는 3만3057㎡ 부지에 최고 55층짜리 사무동을 비롯, 3개의 마천루 타워로 구성된 서울의 새 랜드마크 빌딩이다. 사무실은 물론 쇼핑몰, 호텔, 레스토랑, 영화관 등이 들어서 상주인구만 2만5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메머드급 건물에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에너지절약 시스템이 있다. 비밀은 각 사무실과 입주시설이 최적의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공조팬(FAN) 전동기에 있다. IFC 서울의 공조시스템은 LS산전의 고효율 인버터(VVVF) 406대를 장착했다.

VVVF는 '제5의 에너지'로 불리는 에너지절약의 해결사다. 건물 전기소비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동기를 최적으로 제어해 불필요한 에너지소모를 막아준다.

원래 전동기는 입력 전압값에 따라 정해진 속도로만 회전한다. 더 적은 동력이 필요해도 회전속도를 낮출 방법이 없었다. VVVF는 상용전원의 전압과 주파수를 가변시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한전에서 공급된 직류(DC) 전력을 교류(AC)로 바꿔 최적값으로 전동기 속도를 조절하는 원리다.

현재 인버터를 탑재한 최신 세탁기도 세탁모드에서는 고정 속도로, 탈수모드에선 고속으로 전동기를 돌려 효율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 역시 가속페달을 밟는 힘에 따라 인버터가 모터 속도를 조절한다.

LS산전에 따르면 5.5~132kW급 VVVF 406대의 설치·운영되고 있는 IFC 서울은 50Hz 전동기 기준 매년 약 35%의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다. 연간 14GWh의 전력소비를 줄여 약 14억원의 전기료를 아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 공조시스템을 가동하는데는 연간 40GWh의 전력이 필요했다.

ifc 서울은 ls산전 고효율 인버터를 설치해 연간 14억원의 전기료를 아끼고 있다. (좌측 마주보고 있는 3개동이 ifc 서울 빌딩)  <출처-ifc서울 홍보자료>

앞서 롯데마트도 공조팬과 펌프에 627대의 인버터를 설치, 연평균 570만kWh의 전력소모를 줄이고 있다. 이를 통해 한해 5억7000여 만원의 전기료를 아끼고 있다. 화석연료 수입대체 효과와 매년 소나무 86만 그루를 심는 온실가스 감축효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수익이다.

물론 인버터를 설치하려면 투자비가 발생한다. 롯데마트의 경우 22억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7억원 이상의 정부 고효율인버터 지원금을 받아 실투자비는 15억원만 들었다. 절감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기간은 2.7년에 불과하다. 롯데마트는 전국지점 무빙워크에 인버터를 설치해 에너지비용 추가 감축에 나선다.

연간 전기료 14억원씩 전기료 절감…투자비 2.7년만에 회수 
이같은 고효율기기 보급은 저효율기기 퇴출과 함께 정책 차원에 적극 장려되고 있다. 발전소를 더 짓는 대신 에너지다소비 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게 경제성이나 환경성 측면에서 휠씬 실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삼상유도전동기는 산업용 전력의 70%, 국가 전체 전력소비량의 40%를 소비하는 '전기먹는 하마'다. 더욱이 최근에는 냉·난방기기 확대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공조설비는 물론 급·배수설비, 보일러 흡·배기 펌프, 운송·교반·공작 등 제조설비,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등도 전동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이들 설비에 VVVF를 모두 장착하면, 단순계산으로도 산업용 전력을 현재보다 2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2011년 약 20만대의 인버터를 판매한 LS산전은 약 80만 가구가 한달간 사용가능한 연간 2억4000만kWh의 전력 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된 인버터(누적 1만MW 추정)가 최소 10%만 에너지를 절감한다고 봐도 전체 감축전력은 원전 1기 생산분을 육박한다.

ls산전 엔지니어가 건물에 설치된 인버터를 점검하고 있다.

현재 국가별 인버터 보급률은 미국이 22%로 가장 앞선 가운데 유럽과 일본이 각각 19%, 17%의 보급률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5%를 밑돌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인버터 보급 확대 등을 통해 화력발전소 4기 이상을 대체할 수 있는 230만kW 수준의 전력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0년 정부가 기초전력연구원에 의뢰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당해년도 연간 전력사용량에서 팬이나 펌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했다. 이들 설비의 당시 인버터 장착률은 15%로, 순간부하를 35%까지 낮춰주는 효율을 감안하면 88만kW의 전력을 절감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버터 장착률을 지금보다 배로 높이면 왠만한 중소형 원전 1기를 짓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국내 인버터 보급률은 선진국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각종 설치보조금 및 세재지원을 통해 고효율 에너지기기의 보급률을 크게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치보조금에 세재지원 혜택까지 '일석삼조'
정부는 현재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의거 공공기관은 220kW 이하 고효율 인버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녹색기술로 인증된 인버터를 구매하거나 공사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이 부문에 대한 정부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잘 말해준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전이 인정하는 고효율 인버터를 설치하는 경우 설치금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인버터 설치로 절감되는 전력량이 5kW 이상이면 인버터 용량의 17%를 지원하되 중소기업일수록 높은 지원단가를 책정하고 있다.

예를들어 30kW 용량의 인버터를 공조기에 설치하면 17%에 해당하는 5.1kW에 대기업은 30~75kW용량 인버터 지원단가인 19만5000원을, 중소기업은 23만4000원을 지원받게 된다. 즉 대기업은 99만4000원을, 중소기업은 119만3000원을 보조받는 셈이다.

올해 고효율 인버터 지원단가 현황

적용대상은 팬, 펌프, 블로워, 컴프레셔 등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부하에 설치되는 경우에 한한다. 현재는 LS산전의 인버터 iS7, iP5A, iG5a 등이 한전이 인정하는 고효율 기자재로 등록돼 있다.

세재혜택도 가능하다. 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 2항에 의거 연내 투자분은 에너지절약시설 투자금액의 10%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받는다. 아울러 서울시 등 지자체는 별도 기준을 통해 인버터 구입시 저리로 대출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인버터 설치는 절전효과는 물론 속도제어를 통해 전동기의 소음 및 진동이 감소되고 부드러운 기동으로 설비수명이 늘어나 유지보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며 "특히 기존 전동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2~3년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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