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SR코리아 대표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 칼럼] 스마트폰 시대에 애플과 삼성은 수익성 높은 우량 기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따금씩 전해오는 인권침해, 노동권탄압, 환경사고, 불공정거래행위, 부정부패연루설 등이 터져 나올 때면 큰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2010년 사회책임에 대한 국제표준(ISO26000)이 만들어진 주요 배경에는 기업을 포함하여 모든 조직들의 운영 원리로, 좋은 지배구조와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 이슈를 체계적으로 점검하자는 취지가 있다.

지난 3월 중국삼성이 사회책임경영을 선언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반가운 일이다. 중국의 사회책임 평가는 정부 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주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의 관점에서 사회적 책임 이행은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수단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국영기업 100개, 민영기업 100개, 외자기업 100개 등 총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책임(SR) 순위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중국삼성은 2012년 중국내 주요 300대 기업 중 55위(외자기업 순위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하여 중국삼성이 새롭게 시도한 것은 ‘중국삼성사회책임보고서’(中國三星社會責任報告書)를 발간한 일이다. 중국삼성은 이를 통해 5개 부문 -인재제일, 고객만족, 준법경영, 상생추구, 녹색발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것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보통 IT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애플과 삼성을 떠올리는데, 2013년 1분기 매출실적을 볼 때, 삼성전자는 매출 세계 1위, 영업이익률 5위권을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52조8700억원(477억달러) 규모인데, 애플은 436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글로벌 IT업계의 쌍벽을 이룬다 할 만한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애플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었다면 삼성전자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내지 발빠른 2등(fast second) 전략으로 선두를 제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끔은 이러한 수익성 경쟁과 함께 사회책임경영 부문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세계는 ISO26000, 사회책임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조직은 더욱 신뢰받으며 성공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서서히 도태하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의 삼성그룹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삼성이 기업사회책임경영을 선언한 것이 다행스럽고 반가운 이유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만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애플사의 제조 하청업체 폭스콘의 살인적 노동환경은 이미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산업재해와 직업병 문제와 노동조합 탄압, 부패 연루 등으로 국제단체로부터 ‘나쁜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아이폰, 갤럭시 등 IT기기들의 생산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애플사의 경우,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발간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아직도 발간하지 않고 있고, 기후보호를 위하여 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탄소정보공개(CDP)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등 사회적 책임에서 낙제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불산 누출사고 등 환경 안전 측면의 문제점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무노조 경영 방침도 국제적 노동 관행에 어긋나는 것으로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부패방지 및 협력업체와 관련한 공정운영 관행 등에서도 새로운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이미 세계의 소비자들은 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구매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혜안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명성과 신뢰와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새로운 경영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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