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자동차의 연비 측정 방식을 현실에 보다 가깝도록 개정해 2008년 모델부터 적용한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EPA는 11일 지난 1975년 처음 도입된 이래 1984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됐으나 실제 주행거리와 큰 격차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재의 연비 평가 방식을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 2008년 모델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정보 웹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승용차 및 경트럭의 평균 연비는 EPA의 평가에 비해 14%가량 떨어졌는데, 이의 원인은 EPA테스트 과정에서 교통신호에 막혀 수없이 멈췄다 가는 운행 현실이나 어설픈 액셀러레이터 조작행위, 에어컨 작동 등이 감안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을 감안해 현실적인 운행 습관을 적용하게 되면 새로 발표될 연비는 기존 연비에 비해 시내 주행시 12%, 고속도로 주행시 8%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연 엔진과 전기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더욱 엄격한 규정을 적용받게 되는데, 새 방식에서는 휘발유를 사용치 않고 전기장치로만 가동되는 것을 제외함으로써 실제 연비를 지금보다 최대 20~30%가량 떨어뜨리게 됐다.

 

현재 1갤런(3.785ℓ)당 평균 55마일(88.5km)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새 규정을 적용하면 44마일(70.8km)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PA는 또 그동안 상업용이라는 이유로 연비측정에서 제외시켰던 픽업트럭과 밴, 포드 익스커션(차체중량 3.86~4.5톤)과 같은 대형 SUV에 대해서도 사상 처음으로 연비측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인들의 경우 대형 SUV 등을 가족용 차량으로 이용하는 등 상업용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새 규정 도입이 3년의 유예기간을 주는 관례에 따라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2011년까지 유예된다.

 

한편 EPA는 이 기회에 자동차에 부착하는 연비 측정스티커의 디자인을 일부 바꿨는데, 시내 및 고속도로 주행시의 연비를 양쪽으로 배치하면서 중간 지점에 연간 1만5000마일(2만4140km) 주행시 평균 휘발유 가격을 적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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