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올리고 연료비 연동제 살려라"
"산업용 전기료 올리고 연료비 연동제 살려라"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3.06.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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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공기업 재무 및 사업구조 관리실태 감사서 지적
기재부 공공요금 억제 부작용도 질타

[이투뉴스] 감사원이 대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을) 고압' 요금을 인상(현실화)하고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연료비 연동제 운영기준을 명확히해 도입취지를 살리라고 정부 측에 요구했다. 12일 발표한 '공기업 재무 및 사업구조 관리실태' 감사결과에서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은 제조원가 중 전력비 비중이 1995년 1.94%에서 2011년 1.17%로 줄었음에도 '산업용(을) 고압' 등 산업용 전기료가 총괄원가보다 낮게 책정돼 전기 과소비와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2008~2011년 한전 전기 판매량 내역'을 살펴보면 이 기간 전체 전기 판매량의 53.6%는 산업용이며, 대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1000kW 이상의 '산업용(을) 고압B' 와 '고압C'는 전기료 계약종중 가장 비중(23.6%)이 높다. 특히 이들 계약종의 92.8%는 대기업 및 계열사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감사원에 제출한 '연도별 전기료 원가회수율 현황'에 의하면 2006년까지는 원가회수율이 95% 이상이었으나 2007년말 이후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증했고, 이런 요인이 전기료에 반영되지 않아 2008~2011년까지의 연평균 원가회수율은 86.7%에 그쳤다.

이로 인해 한전은 2008년 2조9525억원, 2009년 777억원, 2010년 614억원, 2011년 3조5141억원 등 이 기간 6조 60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장기적 요금인상 억제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검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한 한전의 손실과 부채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산업용 전기료는 기업 원가부담을 덜어줘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한 측면이 있으나  주요 대기업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된 현 시점에서 공기업인 한전의 대규모 손실 누적까지 감수해가며 전기료를 원가 이하로 책정하는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에 산업용 전기료를 총괄원가 회수가 가능한 수준까지 현실화하라고 통보했다.

원전이나 석탄화력 가동 증가에 따른 심야전력 예비율 증가를 해소하기 위해 1985년 도입된 심야전력제도도 적정수준의 요금인상을 통해 부작용을 개선하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심야전력제도는 설비특성상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 기저발전설비가 생산한 전력을 전기사용이 적은 심야로 분산시켜 설비 이용률을 높이고 발전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원가 이하의 요금으로 수요가 매년 크게 증가했다.

한전의 '심야전력(갑) 계약전력 현황'을 보면 2005년 1만9259MW였던 심야전력 수요는 2011년 2만2893MW로 늘어 전체 발전설비 용량(7만9342MW)의 28.8%에 이르고 있고, 낮 시간 최대 발전량 대비 심야 최대 발전량 비율도 1985년 65%에서 2012년 94.5%로 뛰었다.

이로 인해 전력당국은 기저발전기 이외의 고비용 유류·LNG 발전기까지 동원해 심야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2011년 기준 순수 기저발전기 가동 시간은 10.2%에 불과하고 나머지 89.8%는 값비싼 고비용 일반발전기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심야전력(갑)의 원가회수율은 65.8%로, 2008~2011년까지 한전이 심야전력을 판매해 본 손실을 1조9741억원으로 추정된다.

감사원은 "심야전력 요금을 현실화하고 난방을 유류 등으로 대체하도록 유도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타당한데 개선대책 없이 단가는 2008년보다 17.86%로 인상했으나 원가 또한 12.78%로 증가해 사용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부는 심야요금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연료비 연동제도 도마에 올랐다. 2011년 옛 지식경제부가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의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한전의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연료비 변동률을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는 최초 시행일 이후 현재까지 한번도 연동제를 시행하지 않았다. 연료비가 급상승했거나 급상승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는 '비상 상황'을 이유로 적용을 미뤄왔다. 앞서 2011년 7월 지경부는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연료비 연동제 적용을 유보하라고 한전에 통보한 뒤 현재까지 변동률과 무관하게 전체 기간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해 적용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연동제 시행을 유보한 사유와 근거, 제도 유보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검토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산업부는 "물가안정 정책 기조 및 국민생활 안정과 국민경제의 원활한 운영에 연동제 유보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해명 외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은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연동제 유보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연동제 시행을 장기간 유보할 때에는 유보금 회수 방안과 정산하지 못한 유보금 처리방안을 전기공급약관에 구체화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산업부에 주택용 월평균 전기사용량 증가 추세에 발맞춰 현행 전기료 누진율 적용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자주개발률 달성을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목표로 설정해 석유공사 등을 지도·감독하는 정책을 개선해 수익성 없는 자원개발 등이 횡행하지 않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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