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돌고 싶은 풍력발전기
[기자수첩] 돌고 싶은 풍력발전기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3.06.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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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육상풍력발전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환경영향평가 및 인허가를 담당하는 환경부와 산림청 등 환경당국이 꽉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짧게는 1년여, 길게는 2∼3년 간 여기에 발목이 잡힌 풍력사업자들이 애가 타는 이유다.

현재 육상풍력은 신재생에너지원 중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별다른 지원 없이도 화석에너지와 당장 경쟁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 설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발전사 역시 같은 이유로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도)에 따른 비태양광 의무량을 풍력으로 메우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 개발에 나섰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사업이 진행된 것만 해도 전국에 걸쳐 50건이 훨씬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치 실적은 여전히 바닥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제대로 된 풍력발전단지가 새로 들어선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성큼성큼 뛰는 선진국에 비하면 거북이걸음에도 못 미친다.

초기 관련 기술이 없어 풍력발전기를 수입에 의존했을 때는 비용도 비쌌을 뿐더러 잦은 고장과 정비 문제로 애를 먹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속속 기술개발에 참여하면서 이제 2∼3MW급 육상풍력의 경우 실증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문제는 풍력발전은 아무 곳에나 세울 수 없다는 데 있다. 바람이 에너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결국 바람이 자주 불고, 그 세기가 일정한 산의 능선이나 해안 밖에 자리가 없다. 어찌 보면 산지가 70%인 우리나라에 안성맞춤인 아이템으로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환경당국이 육상풍력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생태보전을 내세운다. 생태적으로 우수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산지에 풍력발전을 세우기 위해 마구 나무를 자르고 땅을 파 생태계를 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진입도로 개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지형훼손과 재해위험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단골메뉴로 나온다.

물론 환경보호 및 산림육성이 최우선 목표인 환경부와 산림청 입장에선 당연히 짚어야 할 문제다. 무조건적인 육상풍력 설치를 위해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환경공무원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절차와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육상풍력 문제해결을 위해 접촉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설치규제를 완화하고 모호한 규정을 명확하기 위해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규제강화라는 불평이 나오자 양측은 충돌했다. 이후 산업부가 급하다고 아무리 졸라대도, 환경부는 시간을 끄는데 급급했다. 심지어 육상풍력을 막기 위해 생태 1등급지역을 확대, 소급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급기야 산업부와 환경부 간 이견이 계속되자 기획재정부까지 중재에 나섰다. 대부분 풍력사업에 반대의견을 냈던 환경부가 그나마 몇 건을 추가 허용하겠다는 방안도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 풍력산업을 세계 톱3로 키우겠다는 정부 치고는 모양새가 고약하다.

언제까지 국내 육상풍력이 설계도면에서만 그 꿈을 키워야 할까. 풍력발전기는 현장에서 돌고 싶어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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