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억원 이상 수입대체…수출시장 개척

금속의 표면 강도를 높이거나 물질의 내마모성을 향상시키는 등 물질의 미세가공에 널리 쓰이는 '산업용 이온빔 장치'가 국산화된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과기부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산업용 이온빔 장치 제작기술을 개발, 설비제작 전문 벤처인 아이시스㈜에 기술 이전키로 했다고 과학기술부가 13일 밝혔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산업용 이온빔 장치의 국산화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향후 수출시장 개척도 기대된다고 과기부는 덧붙였다.

 

원자력연구소는 아이시스와 기술실시 계약을 체결, 산업용 이온빔 장치 제작기술을 제공하고 계약 이후 첫 매출액이 발생한 시점부터 5년간 매출액의 3%(최소 1억2000만원)에 해당하는 기술료를 받기로 했다.

산업용 이온빔 장치는 양성자ㆍ헬륨ㆍ질소ㆍ아르곤ㆍ제논 등의 이온을 대량으로 발생시킨 뒤 이를 수십 keV(1000전자볼트) 이상으로 가속, 물질 내에 주입하거나 표면에 조사하는 장치다.

금속 표면의 경도ㆍ내마모성 및 내부식성 향상ㆍ고분자 표면의 전기 전도도 향상ㆍ자외선 차단ㆍ광투과율 조절 등 물질의 표면 개질과 미세가공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온빔 장치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4년 기준으로 연간 약 12억달러이며 국내 시장의 경우 반도체 도핑용으로 수입된 것만 1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온빔 장치는 700대 정도로 연평균 80대 이상의 신규 수주가 발생하고 있다. 이온빔 조사장치의 대당 가격은 10억∼40억원으로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장치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제작원가도 상당히 낮춰 향후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상열 아이시스 대표이사는 "고분자 플라스틱을 전도체로 바꾸고 전자파 차폐 기능을 띠게 하는 등 이온빔 장치의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면서 "특히 나노가공, 나노소재 생산 등 향후 나노기술을 구현하는데도 이온빔 장치 기술이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석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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