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황상규] 이번에는 건강과 관련한 식물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오래전부터 토종 선인장이 살고 있었다. ‘천년초(千年草)’라고 불리는 이 손바닥 선인장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역사적으로 자생식물로 분류된다.

이 식물은 한여름 불볕더위에서도 잘 자라고, 영하 20~30도의 혹한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생존해 이듬해 봄에 노란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까지 맺는다. 장마로 몇일 동안 물에 잠겨도 생존하고, 줄기를 잘라 마당 한구석에 던져 놓아도 뿌리를 내린다. 이렇듯 천년초는 강인한 생명력의 대명사다.

많은 사람들이 ‘천년초’라 하니 아마 풀(草)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천년초는 다년생 선인장이다. 보통 ‘손바닥 선인장’이라고 부른다. 선인장을 한자로 풀면 '仙人掌', 즉 신선의 손바닥이라는 뜻이다. 왜 우리 조상들은 이 식물을 신선의 손바닥이라고 불렀을까?

이 식물의 가치는 뿌리, 줄기, 열매 모두가 약용 성분이 많아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천년초는 항암, 항균, 항산화제인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특히 많고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 마그네슘, 복합 다당류 등 인체에 꼭 필요한 각종 영양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는 과일보다 무려 40배나 많고 알로에보다 비타민C 함량이 8배나 많다. 칼슘은 같은 무게 대비 멸치의 약 8배가 많다. 질병과 노화로 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페놀류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세포활성화, 암세포성장억제, 항산화, 항균작용이 뛰어나 신체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킨다.

오래된 동양의약서 본초강목에도 천년초는 기(氣)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독을 풀어 준다고 적시하고 있고, 심장과 위통을 개선하고 이질, 치질, 기침, 해열, 진정작용, 기관지천식에도 아주 이로운 약초로 알려져 있다.

요즈음 각종 공해물질과 오염된 음식으로 우리의 식탁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는데, 정신은 우리의 몸에서 나오고,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이루어진다. 그 음식은 또한 우리의 자연으로부터 온다.

우리나라의 천년초와 비슷한 사례는 멕시코와 미국남부의 노팔 선인장이다. 미 농림성(USDA) 및 UN 국제식량기구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노팔선인장은 단일 식물로서는 최다의 식물화합물, 아미노산, 미네랄, 비타민, 식이섬유, 복합 단 다당류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UN은 이미 1992년에 노팔 선인장의 인체 건강 및 지구환경 보호라는 차원의 노팔 선인장 연대(Nopal Cactus Net)를 설립해 지구 사막화 방지와 부대 식량 확보를 위한 보급운동을 시작했고, 노팔 선인장과 관련한 종합 연구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21세기는 헬쓰케어의 시대라 한다. 유엔에서 천명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경, 경제, 사회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이루어야 하는데,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단연 '건강'이다. 건강한 삶은 모든 인류의 꿈이다. 신체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고 있지만, 건강 수명은 그리 늘지 않고 있다.

목숨만 오래 붙어 있는 삶이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진정한 '수명(壽命)'이라 할 수 있다. 천년초는 무게나 크기로 보면 2년만에 10배정도 자란다. 천년초의 환경 정화 기능과 탄소 고정 가능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평당 생산량과 생산액을 논의 벼와 비교해 보면 논의 경우 평당 3000원의 쌀을 수확하는데 반해 천년초는 2년만에 열매 및 줄기가 각각 10kg(kg에 5000원)씩 산출돼 평당 최소 1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곳에서 천년초를 다소 큰 규모로 재배하고 있지만 앞으로 텃밭, 주말농장 등으로 더욱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처럼 재배하기 쉽고, 수익성이 좋은 식물은 많지 않다. UN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선인장의 효능과 환경적·경제적 가치에 눈을 돌려보자. 수천만년 동안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진화해온 손바닥 선인장, 천년초!. 더 많은 사람들이 천년초에 관심을 가져 환경·경제·사회·건강을 살리는 새로운 신화 창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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