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 대기업 정부 절전규제 불이행
현대·기아차 등 일부 사업장 닷새 내내 '펑펑'

▲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11일 오후 전력거래소에서 전력공기업 기관장들과 비상수급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이투뉴스] 원가 이하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 혜택을 누려온 대기업들이 정작 정부의 절전규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공개한 지난주 산업계 절전규제 이행률은 8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겨울(89.4%) 대비 7%나 낮은 수준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20여개 대기업은 최대 5일에서 적게는 2일간 정부의 의무감축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의하면 2008~2011년까지 이들 기업이 쓴 전기료의 연평균 원가회수율은 86.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판매량의 53.6%도 산업용이다.

하지만 막상 전력수급이 악화돼 지난주 정부가 절전규제를 시행하자 일부 대기업은 얼굴을 바꿨다.

기아차 광명, 광주공장은 각각 3, 5%를 찔끔 줄이는 시늉만 해 닷새중 4, 5일을 위반했고, LG화학 파주공장과 LG실트론 구미2공장도 닷새 내내 사실상 절전에 참여하지 않았다.(감축률 3%)

이밖에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에쓰오일 울산공장, 현대로템 안양공장, 남양유업 나주공장,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SK네트윅스 서울공장 등도 닷새간 한번도 최소 목표치를 준수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의 절전규제 이행률이 불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는 5일부터 하루 2회 4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씩 절전규제를 시행해 이달말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의무 절전규제 대상은 한전과 5000kW 이상 공급계약을 맺은 전력다소비 업체 2637곳으로, 의무 감축량은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 기준 3~15%까지다.

박성택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이들 절전규제 불이행 기업을 겨냥 "무더위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절전에 동참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을 생각할 때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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