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까지 인수 가능성…내부 위기감 팽배

중국의 카자흐스탄 석유자원 확보가 가속도를 붙이면서 중국의 카자흐스탄 내 활동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카자흐스탄 석유 자산인수 움직임에 대해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중국의 석유산업 영향력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관계자는 “중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카자흐스탄 석유자원 확보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유전 인수에 대해서는 카자흐스탄 정부 내에서도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카자흐스탄 원유 40% 확보 가능

이처럼 카자흐스탄이 중국의 활동을 견제하는 것은 최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자산매입이 성사될 경우 자국 생산원유의 40% 가량을 중국 측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국영투자사인 CITIC사는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의 석유자산인 카라잔바스무나이(karazhanbasmunai)사를 19억달러에 매입키로 보유사인 캐나다의 캐나다 내이션스 에너지(Canada Nations Energy)사와 합의했다. 이 자산매입이 성사될 경우 중국 참여기업의 카자흐스탄 원유 생산 비중은 전체 원유 생산의 28%에 이르는 일산 33만6000배럴에 이른다. 현재 중국은 CNPC가 지난 1997년 카자흐스탄의 악토베무나이가즈(Aktobemunaigaz)사 지분 85%를 인수한 이래 총 4개 석유회사의 지분을 확보해 카자흐스탄 석유생산량의 23%인 일산 28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인수가 거론되고 있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독립계 석유회사인 마기스타우무나이가즈(Mangistaumunaigaz)사 인수시 그 비중은 40%까지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석유산업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석유자산 거래는 거래 합의 가격에서 카자흐스탄 정부가 우선 매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중국의 이러한 자산매입이 우선인수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도 판단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의회 및 국영석유회사는 중국의 적극적인 활동에 의한 지나친 자산확대와 가격 인상이 카자흐스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카라잔바스무나이사 거래를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자산 확보 노력은 카자흐스탄-중국 송유관 통과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조한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률 제고 및 원유공급 확대를 위해 중국은 송유관 주변 유전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카라잔바스무나이사 인수에 대해서는 석유업계 전문가들도 쉽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카라잔바스무나이사 자산 인수에 실패하면 지난 2003년 카자흐스탄의 카샤간 유전 지분 인수 실패 이후 국제석유회사뿐만 아니라 산유국에서도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최근 석유공사를 주축으로 한 한국컨소시엄이 카자흐스탄의 남(南)카르포브스키(South Karpovsky) 가스전 개발사업 참여를 포함해 총 7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카자흐스탄에서 확보한 에너지의 총량은 약 13억3000만배럴로 늘어나게 됐다. 

 

◆우리나라의 카자흐스탄 진출은…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9월 한명숙 국무총리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유망 탐사광구 확보 및 광구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잠빌 해상광구 탐사를 내년 봄까지 착수키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유공사와 SK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잠빌 광구에 대한 27% 지분이 있으며 상업적 발견시 추가로 지분 23%에 대한 선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산업 협력 강화를 위해 한-카자흐 ‘석유화학 협력 데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카자흐 석유화학단지 조성 등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계획이다. 양국간 본격적인 석유화학산업 협력을 위해 양국 정부차원에서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석유화학산업 발전 로드맵을 연말까지 작성하고 본격 추진한다.


아울러 카자흐 ‘석유화학산업 발전 로드맵’에 따라 향후 2010년까지 원유 등의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다운스트림 분야인 석유화학제품의 생산ㆍ수출까지 자국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 입안한 석유화학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진행돼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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