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55~60달러선 거래 전망

올해 배럴당 78달러를 기록,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유가가 세계적인 생산량 증가와 지정학적 위험 감소로 내년에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문가들이 14일 주장했다.

전문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사이먼 워델은 "올해 (유가상승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치적 위험인데 유가가 배럴당 78달러로 정점을 찍었을 때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25~30달러에 달했지만 지금은 15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내년도 유가 하락을 점쳤다.

그는 "향후 유가는 실질적인 수요와 공급 상태가 제대로 반영돼 배럴당 55~60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는 생산량 한정이 이미 예견된 상황에서 원유 생산지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유가가 사상 최고치들을 갈아치웠다.

유엔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경제제재 조치를 거론하자 이란 정부는 원유 수출량을 조절하겠다며 맞대응했고, 나이지리아에서는 민병대가 자국 내 석유시설을 공격해 생산량이 3분의 1로 감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이라크 내 폭력사태 악화, 미국과 남미지역의 거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갈등관계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로 이란과 서방국가들 간의 외교 전쟁에서 이란의 입지가 강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고유가 현상을 뒷받침했다.

 

이 외에도 허리케인 시즌에는 작년과 맞먹는 규모의 재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8월에는 미국 내 최대 유전지인 알래스카 프루도 베이의 임시 폐쇄로 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멕시코 연안 석유정제시설을 덮쳐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이 일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위협과 혼란으로 경질 저유황유는 7월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78.40달러에 거래됐으며 브렌트유는 8월 런던에서 배럴당 78.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초와 비교할 때 배럴당 20달러, 2002년에 비하면 4배나 상승한 가격이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에드 모스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허리케인 시즌도 조용히 지나갔다며 "올해 잘못됐을 수 있던 일 가운데 실제로 잘못된 일은 없지 않느냐"며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워델은 "겨울철에는 지금보다 가격이 조금 더 오르겠지만 점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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