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및 도시가스 공급 중단, 보수비용만 연간 수십억원
가스안전公-업계, 연결구 따라 숫나사·암나사 이원화 검토

가스안전공사와 보일러 관련단체, 도시가스사, 가스보일러 제조사, 금속플렉시블호스 제조사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투뉴스] 가스보일러 하부연결구의 가스·급수배관 오인연결로 인한 수요가의 난방 중단과 도시가스 공급중단 사고가 끊이지 않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관련업계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올해 3월에도 가스안전공사 사장과 도시가스사 임원진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사고의 폐해를 지적하며,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 바 있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동일한 형태의 사고가 이어지는데다 보일러 사용이 늘어나는 동절기를 앞두고 우려가 커지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대책마련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가스안전공사가 전국 33개 도시가스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스배관과 급수배관을 오인 연결해 대단지 아파트 등에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된 사고는 2011년 13건, 2012년 19건, 2013년 30건 등 최근 3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번의 사고로 100세대 이상 도시가스공급이 중단된 사고가 16건이며, 그 중 761세대가 한꺼번에 도시가스공급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조사는 겉으로 드러나 확인된 것으로, 보고되지 않은 사고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수도권 권역 4개 도시가스사에 올해 접수된 가스보일러 배관 오인연결 사례만도 35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같은 사고의 폐해는 수요가의 민원뿐 아니라 도시가스배관의 역류로 벌어진 사태를 보수하는 데만 건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전국적으로는 수십억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6일 공사 대회의실에서 열관리시공협회와 전국보일러설비협회 등 보일러시공 관련 2개 단체를 비롯해 도시가스협회 및 7개 도시가스사,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가스보일러 4개사, 금속플렉시블호스 제조 6개사 관계자와 특별간담회를 가졌다.

가스배관과 급수배관 오인 연결에 따른 근본적인 사고 예방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눈 이날 간담회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가스보일러의 가스접속구와 이에 연결되는 금속플렉시블호스의 보일러 연결부 나사모양을 기존과 달리 변경하는 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에는 보일러의 가스접속구와 물배관이 모두 유사한 관경의 숫나사 형태여서 경험이 부족한 시공자 및 순간적인 착각에 의해 가스배관과 급수배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할 소지가 다소 있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가스보일러의 가스접속구는 암나사 형태로, 이에 연결되는 금속플렉시블호스의 보일러 연결부는 숫나사 형태로 변경할 경우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011년 3월에도 가스안전공사와 가스보일러 제조사를 비롯해 도시가스사, 열관리시공협회, 전국보일러설비협회, 도시가스협회 등 관계자들은 가스보일러 오인연결 방지 개선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에도 가스보일러 오인 연결 사고는 고민거리였다.

여기서 대책으로 체크밸브 부착 의무화, 숫나사와 암나사를 통한 구별, 배관별 구경 차별화 등이 거론됐으나, 논의 과정에서 참석자들 간 제조사의 생산라인 변경과 비용부담 등과 관련 견해차를 보이며 일시적인 방안이 모색되는데 그쳤다.

결국 개선대책으로 가스보일러의 가스관 전용마개를 ‘황색’으로 통일해 일반적으로 배관마개가 검은색이나 흰색이 사용되는 것과 차별화시키고, 보일러 바닥면 배관연결부 주위에 ‘가스’‘급수’ 등 글자로 표시되던 방식을 양각 또는 음각으로 표시토록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스보일러 하부연결구의 식별이 용이하도록 한 KGS코드 개정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선 현장에서 가스보일러를 시공하는 작업자들의 자질이 문제가 됐다. 가뜩이나 힘든 일의 특성으로 시공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성수기에는 보수, 설치 등의 일감이 밀리다보니 숙련되지 못한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제대로 작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간담회를 주제한 박희서 시험검사처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가스보일러의 가스배관과 급수배관 오인 연결 사고는 단순히 개별세대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중단을 넘어 물 빼기 작업후의 가스누설 및 배관 부식에 의한 사고 등 그 이상의 위험한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간담회에서 협의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 가스보일러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돼 유사한 형태의 사고로 인한 수요가의 불편과 국가적 경제적 손실이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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