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통한 억제는 한계…예측가능한 로드맵 수립해야

주제발표에 이어 발표자와 패널들이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제36회 에너지포럼

[이투뉴스] 전력수급 불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요금 인상 등의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수요 측면의 시스템 전환 등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급 확대만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최적의 에너지믹스와 기술혁신 등 공급 시스템 안정과 더불어 고효율화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수요관리를 통한 저소비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기적인 시점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로드맵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제36회 에너지포럼이 4일 조선호텔에서 ‘전기부족 시대 : 에너지 해법 찾기’를 주제로 열려 박규호 한국전력 부사장이 주제발표자로 나선데 이어 김창섭 가천대 교수, 성기웅 포스코 상무, 한송수 삼성물산 기술연구센터 팀장이 패널로 나와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박규호 부사장은 에너지 가격으로 대변되는 시장과 에너지 효율화를 달성하는 기술 혁신을 통해 최적의 에너지 수급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소비자의 스마트 소비행태를 지원하는 건강한 가격 시그널이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그널로 에너지원간 합리적 상대가격 구성, 연료비 연동제 등을 통한 시장 메커니즘 구축, 산업체 피크시간 요금제 확대 등 수요관리 기반의 요금제 강화,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을 감안한 전원 믹스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지속가능한 스마트 에너지 기술 개발로 효율 최적화를 추구해 수급 불균형 해소는 물론 탄소배출 등 환경오염 저감, 국가 성장동력산업 창출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전기와 ICT의 조화를 통해 기존 망과 스마트 망의 창조적 융합으로 신에너지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패널들은 구체적인 방안에서 시각차를 보였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시장과 기술의 접목을 통해 수급불안 해소를 꾀하려 하나 세계에서 가장 싼 전기요금이 걸림돌”이라고 밝히고 개방을 통한 시장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방성을 담보로 한 전기산업 구조개편 논의가 다시 재개돼야 한다며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한 시장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기웅 포스코 상무는 매년 유사한 전력난 상황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나 올해도 여전히 비상국면을 맞았고 올 동절기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라며 중장기를 보지 못하는 미봉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따라서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비중이 옮겨가야 한다고 밝힌 그는 지난해도 요금을 올렸으나 수요가 조절되지 않았다며 단순한 요금 인상을 통한 수요 억제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화 투자를 위한 정책적 접근 차원에서 근원적인 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 가운데 질의에 나선 김호경 HK 에너지 컨설팅 대표이사는 “하절기 전력난의 주요인이 냉방인데, 이는 가스냉방 보급 확대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한 해 40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전력수요관리비용의 일부만 지원해도 그 효과가 충분한데 왜 안하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측면에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 소비자 스스로가 수요관리에 나서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환 국회의원(민주당)은 원전이든 민간발전이든 국민 수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공급능력 증대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요금 인상이 능사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전력난은 결국 피크 시의 짧은 기간에서 비롯된 사태라고 설명한 김 의원은 비상발전기나 자가발전을 통해 2600만㎾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이 가운데 1000㎾ 이상 되는 곳의 반만 가용해도 300만㎾를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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