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역사 학습박물관 및 레일바이크로, 광부의 길은 명상길로
전국에 퍼져있는 폐광이 하나둘 인기만점 관광지로 발길 모아

[이투뉴스] 폐광(廢鑛)은 광물의 발굴이 폐지된 광산을 뜻한다. 폐광지역은 성장이 멈추고, 사람이 떠나 쓸쓸하고 낙후된 지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을 멈추면 시대의 트렌드에 뒤쳐진다. 전국의 폐(閉)광이 하나둘씩 폐(幣)광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폐광이 관광지로 개발되며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체험과 과거 탄광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반면 지역에는 경제 회복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전국에서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는 폐광들을 찾아봤다.

 

▲ 태백석탄박물관 내 착암기 굴진작업 모형
◆석탄박물관
과거 석탄개발지 토지가격은 명동 땅값과 비슷했다고 한다. 인구도 서울 못지않게 많았다. 석탄이 1960-70년대 국가기간산업의 원동력이었던 덕분이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전략산업이 변하며 석탄합리화사업을 거쳐 수많은 탄광이 문을 닫고 현재 5곳만이 남아 과거 유물로 여겨지는 탄광.

 

사라져가는 탄광을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태백석탄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97년 개장한 박물관은 한국 석탄 산업의 변천사와 채굴과정, 석탄의 역사적 사실들을 한데 모아 놓았다. 1960년대 탄광촌의 주거 모습을 디오라마로 연출한 실내 전시관, 지하 탄광갱도의 굴진, 채탄, 운반 등의 작업 변천사를 관람할 수 있는 지하갱도가 있다. 특히 지하갱도서는 특수효과로 연출한 갱도 모의 붕락 사고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옥외 전시관에는 축전지 기관차가 석탄과 경석 등 광차 4량을 견인해 갱구에서 나오는 모습도 연출했다.  

태백석탄박물관은 태백시 천제단길 195에 있다. 석탄박물관은 태백 외에도 보령, 문경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삼척 해양레일바이크
◆폐광지역에 들불처럼 번지는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는 철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를 말한다. 2005년 7월 정선군이 국내 최초로 폐철로 구절리역~아우라지역 7.2km 구간에서 레일바이크 사업을 시작했다. 레일바이크는 철로와 주변 풍광이 잘 어우러져 있다. 폐 철로를 미끄러지듯 달리다보면, 강변을 끼고 돌거나 깎아지른 절벽을 만난다. 또 옥수수가 자라는 밭 한가운데를 질러가기도 한다.

 

이 같은 이색체험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오지였던 정선은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 개장 후 4년 만에 100만 명 돌파하며 높은 운영수입과 지역경제에 미친 유발효과도 크다. 
정선의 성공은 전국에서 잠들어 있던 폐철로들을 하나둘 깨웠다. 삼척군은 궁촌역~용화역에 걸치는 5.37km 거리의 해양레일바이크를 선보였다. 문경시는 진남역, 불정역, 가은역 등 3개의 코스를 운영해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그 외에도 양평군(원덕~용문 4.2km), 곡성군(곡성~가정 1.6km), 평택시(진위천시민유원지 1.2km), 보령시(대천리조트 2.5km) 등 현재 전국 10여 곳에서 레일바이크를 운영 중이며, 개장을 준비 중인 곳도 10여 곳에 달한다. 

 

▲ 가학광산동굴 전경

◆이색동굴
수도권에도 폐 금속광산이 있다.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광산이 그곳이다. 광명시는 2011년 가학동광산을 '광명가학광산동굴'로 재단장해 관광테마파크로 만들었다. 100년 전 금은구리아연을 캐던 광산은 현재 광산체험공간, 전시장, 콘서트홀 등으로 이뤄진 문화공간이 됐다.

 

동굴의 울림현상을 활용한 동굴예술의전당과 3D영화상영관, 세계최초로 동굴에서 연 패션과 보석쇼 등 상식을 깨는 다양한 행사들이 연이었다.  

얼마전 중국 국영 방송 CCTV2에서 한국의 이색 관광지로 소개됐고, 지난 4월에는 재개방한 이후 4개월 만에 관광객 2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12℃도를 유지해 피서지로도 인기 만점.

여름 피서지로 인기 끌기는 강원도 정선군 천포광산을 재개발한 화암동굴도 마찬가지. 화암동굴은 여름철 손전등 하나만 들고 어두운 동굴 속을 탐험하는 야간 공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굴 내부의 조명을 모두 끈 상태에서 5명 단위로 개인용 손전등을 이용해 입장해 길이 1천803m의 동굴을 탐험한다. 관람하는 동안 음향효과를 이용한 천둥과 바람 소리, 옛날 문 여닫는 소리와 함께 분장귀신이 등장한다. 
 

▲ 광부의 길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광부 모형'
◆광부의길
올레길, 둘레길만 길인가. 여기 '광부의 길'도 있다. 강원도 영월군에는 옛 탄광길을 개발한 ‘산꼬라데이길’이 있다. 예밀1리와 주문1리를 잇는 길이 있다.

 

광부의 길은 산꼬라데이길 전체 7코스 중 한 코스다. 이 길은 옛날 옥동광업소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출퇴근을 위해 걷던 길이다. 길을 따라 가면 옥동광업소로 이어진다. 길 곳곳에는 광부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광부의 샘, 노천광산, 철분이 많아 황금색 물이 쏟아지는 황금폭포, 광부들이 몸을 씻던 탄광목욕탕 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길 끝에는 광부들이 살던 모운동 마을로 이어진다. 이곳은 과거 석탄이 최고 부흥기 일때는 땅값이 명동만큼이나 비싸고, 인구도 1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은 50여명만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을씨년스럽다 상상하면 실수다. 모은동은 집집마다 벽에 그려놓은 다양한 그림들로 '그림마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문화예술광산 탈바꿈한 삼탄아트마인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의 버려진 폐탄광 건물을 문화예술 테마파크로 리모델링한 삼탄아트마인은 이국적인 디자인으로 유럽에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삼탄아트마인은 폐광 후 버려졌던 정암광업소의 본관, 갱도 등 시설물을 그대로 보존한 채 박물관, 갤러리, 야외공연장, 문화체험장, 레스토랑 등 예술을 더했다. 

특히 최근 오픈한 레스토랑 832L과 카페 글라스하우스는 과거 시설물에 테이블을 설치한 모습이 꽤 멋스럽다. 832L에서 함백산 야생화비빔밥 런치 스페셜과 화덕에서 구운 피자를 먹고, 글라스하우스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면 금상첨화다. 레스토랑 옆에는 석탄을 캐던 수평갱을 개조한 동굴와이너리도 볼거리다.

 

▲ 최초석탄발견지탑
◆전국 제1의 탄광도시를 기념하는 태백시
강원도 태백시 장성3동 이중교 앞에서 31번 국도를 버리고 산행 들머리가 되는 태백초등학교 금천분교로 가는 거무내골 협곡을 따라 1km쯤 들어가면 '최초석탄발견지탑'이 나온다.

 

최초석탄발견지탑은 1920년대 초 태백시의 전신이던 상장면 면사무소에 소사로 일하던 장해룡이란 사람이 검천의 먹돌배기 근처에서 까만 돌맹이를 주워 온 게 계기가 돼 발견됐다. 당시 먹돌배기에는 석탄이 노두에 나와 있던 것. 검은 노다지였다.

이 발견으로 태백지역에 탄광들이 생겨났고 태백이 전국 제1의 탄광도시가 됐다. 태백문화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97년 화강암으로 해당 탑을 제작했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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