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장
[이투뉴스 칼럼 / 서정수] 최근 남북 평화 및 화합을 도모하고 남북간 긴장 완화를 통한 환경협력의 토대를 DMZ 평화생태공원이라는 명제하에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발빠른 지자체와 관심권내 관련 인사들의 의견이 난무한다.

환경부는 이미 지난해 남측 DMZ 생물권보전지역 지정방안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바 있었으나 외교적 문제를 들어 유보된 바 있다. DMZ가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 관심 지역임을 간과한 결과다.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 이를 극복할 해법 제시는 당사자간 평화협정 체결이 우선이다.

그러나 현실적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국제사회의 외교적 문제, 군사정전협정에 따른 UN군의 동의 문제 등등…

DMZ 자체가 세계적 이목의 대상인 만큼 치밀한 계획안이 마련돼야만 한다.

독일의 경우는 우리의 현실과 사뭇 다르다. 1990년 동서독 국경 분단의 벽이 허물어지고 난 후 30년 동안 출입이 제한돼 우수한 생태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최근 유럽의 새로운 생태관광지로 부상되고 있을 뿐이다.

정전 협정 60년간 DMZ의 생태계는 단절 속에 유지돼온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점에 세계의 생태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70년대 미국의 스미스소니언연구소가 한국 학자들과 공동으로 DMZ 생태계연구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던 사실이며, 폴란드 등 동구권 국가들은 북한지역 생태계 연구를 위해 동식물 대부분의 표본을 확보했던 사실 등이다.

오랫동안 고립돼 항상성을 유지해온 DMZ생태계는 마치 도서(섬)생태계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존 미개발지에 잔존하는 새로운 생물체의 발견에 견줄만한 생물체의 서식, 분포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단절된 생태계에 대한 연구는 세계 속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우선 남북 합의하에 DMZ 자연생태계 공동조사를 제의한다. 이해 당사자간 이념을 떠난 순수한 조사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면 분단의 철조망이 조금씩 걷힐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생태계는 분단 역사처럼 단절이 위해요인으로 대두됨에 따라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한 생태계 축 연결이 시급하다. 고립된 생태계는 자칫 근친교배를 통한 자멸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도 이념의 벽으로 담을 쌓고 오래 살다보면 이질적 인간관계로 변질되듯, 자연은 더 더욱 예민한 결과로 표출된다.

지금 전 세계는 자연자원 확보를 위해 전쟁중이다. 남과 북이 수려한 자연자원의 보고인 DMZ 생태계에 대한 공동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공동이익을 공유한다면 스스럼없는 평화공존의 첫걸음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일속일종(一屬一種)인 미선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외국 학자가 한국을 방문하듯, DMZ의 자연생태계를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유산을 보유한 남과 북이 함께 한다면 금강산 관광지 못지않은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기본으로 한 자연자원의 유지·관리가 통합의 기본적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강원도 고성지역의 해안 바닷길, 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생태 연결축 회복은 남과 북이 서둘러 실현해야 할 우선 과제이다.

당사자간 공동의 잠재적 이익 추구, 지구상 마지막 남은 단절의 해제, 이념의 벽을 넘는 생태계의 회복, 그 결과는 순수한 인간성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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