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CNG충전소 ‘효자노릇’은 이제 옛말?
[특집] CNG충전소 ‘효자노릇’은 이제 옛말?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3.09.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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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1/3 차지하는 전기요금 지난해 말 30%↑ 운영 큰 타격
도시가스사가 운영하는 cng충전소가 지난해 말부터 크게 오른 전기요금으로 수익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운수회사도 곳곳서 자체 건립…물량 빠지며 일부 속빈강정
일부 지역에선 연간 수익 마이너스 기록, 매물로 내놓기도


[이투뉴스] CNG충전소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버스의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시작된 천연가스버스 보급과 맞춰 2000년 6월 서울 은평CNG충전소가 첫 선을 보이며 시작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CNG충전소는 고정식 176개소, 이동식 9개소 등 모두 185개소가 운영 중이며, 천연가스버스는 3만여대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운영 초기 CNG충전소는 경제성이 거의 없어 도시가스사가 공익성 차원에서 건립에 나섰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신규수요 창출과 수익증가를 견인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이젠 무색해질 만큼 CNG충전소 운영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도시가스사가 운영자로 하루 평균 충전대수가 100대 이하인 소규모 충전소의 경영이 심각하다.

전국 180여개 충전소에서 하루 충전대수가 100대 이하인 곳은 서울시 2곳, 인천시 2곳, 광주시 2곳, 대전시 1곳, 부산시 7곳, 울산시 2곳, 경기도 10곳, 강원도 1곳, 경남도 4곳, 경북도 1곳, 전남도 2곳, 전북도 2곳 등 모두 36곳이다.

일부 지역에선 연간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 아예 매물로 내놓은 충전소가 있을 정도다.

 

 ◆산업용(갑)→(을) 전환으로 직격탄
가장 큰 원인은 원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의 급등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부터 한국전력이 그동안 적용해오던 산업용(갑) 전기요금을 산업용(을)로 바꾸면서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요관리형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새롭게 시행하면서 계약전력 300㎾ 이상의 ‘기타 사업’ 고압 고객에 대해 기존에 적용하던 산업용(갑)을 산업용(을)로 변경한 것이다.

모든 CNG충전소는 계약전력이 300㎾ 이상이다. 할인제도도 한시적으로 운영해 시행 처음 1년은 10%, 다음 1년은 5%를 적용하고, 2014년 11월분 이후는 할인적용을 없앴다.

산업용(갑)과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및 전력량 요금 모두 큰 차이를 보여 평균 30% 안팎으로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수도권 CNG충전소 10개소를 대상으로 산업용(을) 적용에 따른 인상효과를 분석한 결과 2013년에는 평균 14.4%, 2014년에는 평균 20.8%가 오르며, 할인제가 적용되지 않는 2015년 이후에는 평균 27.1%가 올라 충전소 1개소 당 5100만원이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고정식 충전소만을 대상으로 연간 전기요금 인상액은 75억원 상당으로, CNG물량 대비 ㎥당 약 6.71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실제 수도권에서 몇 곳의 CNG충전소를 운영하는 A도시가스사의 충전소 전기요금 명세서를 보면 이 같은 정황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1월 가스판매량 335만㎥에 전기요금 6425만원을 낸 이곳은 올해 1월 가스판매량은 334만㎥로 거의 변화가 없으나 전기요금은 7537만원을 내 평균 단가가 ㎥당 19.1원에서 23원으로 3.4원 올라 20.4% 인상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수도권의 또 다른 B도시가스사 CNG사업의 경우 산업용(갑)이 적용되던 지난해 8월 기준으로 10억198만원을 냈으나 산업용(을)이 적용되는 올해는 동일한 물량으로 추산할 때 12억9256만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무려 29%가 오르는 것이다.

이곳의 실무책임자는 “2009년과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무려 63% 올랐다”며 “CNG충전소의 운영 코스트 비중을 보면 전기요금, 인건비, 유지보수비 등이 각각 3분의 1 안팎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인력을 갖추고 안전관리를 유지하면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가 되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공공요금으로 지자체의 물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CNG충전요금은 사실상 매년 동결돼 전기요금 인상분을 그대로 CNG충전소가 떠안게 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수익구조는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으며, 이후에도 달라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운수회사 독자행보로 도시가스사 곤혹
물론 도시가스사마다 운영방식에 따라 인력에 대한 대우가 크게 달라 비용 차이가 크다. 그나마 회사 내에 별도의 사업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도시가스사는 기존의 직원 급여와 같은 수준이나, 별도의 계열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별도의 사업팀으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나 도시가스사 직원이라는 점에서 급여 수준을 그에 맞추다보니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수준인 계열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불만의 소지가 크다.

도시가스사가 운영하는 CNG충전소의 손익분기점이 어디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충전차량 대수가 하루 150대 이상이 돼야 수익성을 갖출 것이란 게 도시가스사 CNG사업팀 한 실무책임자의 설명이다.

이 책임자는 “지금은 그래도 견딜 수 있겠지만 이대로가면 앞으로 2~3년 뒤에는 하루 180대 이하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기요금과 유지보수비 조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결국 인건비에서 남길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여기에 천연가스버스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이 기대되자 그동안 도시가스사가 운영하는 충전소에서 버스를 충전해오던 운수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충전소 건립에 나서 해당 도시가스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CNG버스 보급 및 수요 확대 측면에서 도시가스사가 손실을 감수하며 충전소를 운영해 왔으나 이제 와서 충전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수회사가 별도의 충전소 건립에 나서면서 사실상 ‘속빈 강정’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음에는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익성을 앞세우며 도시가스사에 충전소 건립을 떠넘기다 이제 수익이 예상되고 자체적으로 운영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서자 얼굴을 돌리는 것이다.

그동안 충전시설을 운영하던 도시가스사로서는 대부분 충전물량이 빠지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에 빠지게 되는 형국이다.

특히 양측이 체결한 도시가스공급협약을 무시한 채 사전협의 없이 충전소 건립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감정 충돌과 함께 중복투자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가스업계는 CNG충전사업은 대중교통인 천연가스버스에 연료를 공급하는 공익성을 갖춘 사업인데다 전기사용 패턴이 연중 일정하다는 점에서 전기요금 조정 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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