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안전성·공익성으로 위축된 LPG산업 경쟁력 기대

박근혜정부 지역발전 로드맵에서도 제시…보급확대 전망
LPG시장 ‘파이’ 키우기 위한 공감대와 대승적 접근 필요


청송보현요양원에 설치된 1톤급 lpg소형저장탱크.

 

[이투뉴스] 매년 10% 가까이 수요가 줄 정도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LPG산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한숨소리가 크다. 더 큰 걱정은 이 같은 불안감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LPG산업의 지속성장을 불안해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쟁력 회복 방안으로 제기된 것이 유통구조 개선이다. 유통단계에서의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최소화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 갈수록 떨어지는 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의도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유통구조 개선이 절실하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체감도는 다르다. 내 밥그릇은 놔둔 채 유통구조를 개선하자는 것이니, 여기저기서 잡음만 일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유통구조 개선의 목표는 결국 소비자가격 인하다. 지금과 같은 가격경쟁력으로는 타 연료와의 경쟁에서 절대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화두로 떠오른 것이 소형저장탱크 보급이다. 이미 전국에서 상당수 사업자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가스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LPG소형저장탱크는 3만2032개가 설치돼 전년도 2만4073개보다 7959개, 33%가 늘었다. 경기지역이 9380개로 가장 많이 설치됐으며 경남 6339개, 대전·충남 3700개, 대구·경북 2732개, 강원 2397개, 충북 1661개, 인천 1422개, 광주·전남 1368개, 제주 1057개 순이다. 1000개 미만인 지역은 전북 827개, 부산661개, 울산 380개, 서울 108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용량별로는 0.5톤 이하가 1만4961개로 가장 많아 소형저장탱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0.5톤 초과에서 1톤 이하가 7151개, 1톤 초과에서 1.6톤 이하가 2402개, 2톤 초과가 5370개로 나타났다.

◆에너지 복지 측면의 합리적 대안
소형저장탱크 보급은 LPG산업 종사자들만의 사안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 복지라는 이슈가 새롭게 떠올랐다. 정치권이나 지자체를 포함해 일부에서는 경제성을 도외시한 채 에너지 복지만을 주장하며 막무가내 식으로 LNG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복지라는 논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할리 없겠지만, 이미 웬만큼 경제성을 갖춘 지역은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천연가스가 공급되고 있는 만큼 국가적인 관점에서 그 같은 요구가 과연 합리적인 대안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이미 정책과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수행한 ‘LPG-LNG 간 적정 역할분담 방안’ 연구용역에서도 두 에너지원의 균형발전을 통한 에너지다원화 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도시가스 보급을 중단시켜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제시된 바 있다.

한국LPG산업협회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및 한국도시가스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하남시 미사촌 96가구의 도시가스배관 3.4㎞의 연료비 경제성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설투자비의 막대한 차이로 정부·지자체·소비자가 부담해야하는 도시가스 투자비용은 LPG소형저장탱크 사용 시의 19년간 연료비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의 경제성 분석을 통한 LPG소형저장탱크 일반 수용가 확대 및 적정역할 분담의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그렇다면 에너지 안보 차원의 LPG산업 유지와 소외계층의 에너지 복지 개선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여기서 효율적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올해부터 정부가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이며, 내년부터 시행되는 마을단위 LPG보급사업이다.

이 사업은 배관설치에 따른 도시가스 보급이 어려운 사회복지시설과 마을 단위를 대상으로 LPG소형저장탱크와 배관을 설치해 현재보다 20% 안팎의 낮은 가격으로 LPG를 공급하는 정부 지원 프로젝트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투자비를 지원해 LPG를 사용하는 가구 가운데서도 사회복지시설과 농촌에 위치하는 소외계층에 혜택을 집중시킨다는 점에서 다른 에너지복지 정책에 비해 효율적이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부 보급사업 개요와 중기 계획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복지 농어촌 건설’ 국정과제로 진행되는 사회복지시설과 농어촌 마을단위사업은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주민들이 도심지역보다 소득이 낮음에도 불구 오히려 도시가스보다 2배 가량 비싼 LPG를 사용, 심화되는 에너지 사용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용기와 소형저장탱크 공급가격을 비교한 바에 따르면 용기를 통한 공급가격이 ㎏당 2100원인데 비해 소형저장탱크는 ㎏당 1460~1760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LPG유통구조 개선과 에너지 사용 형평성을 제고해야만 하는 배경이다.

LPG배관망 시설과 저장탱크 공급을 통해 도시가스에 준하는 경제성과 편리성은 물론 에너지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향상으로 공익성까지 갖춘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은 올해 42억9000만원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5년간 모두 2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정부와 복지시설이 설치비를 8:2의 비율로 매년 360개소를 설치해 5년간 모두 1800개소에 소형저장탱크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원대상시설은 전국의 노인·장애인·아동복지시설 7만2117개소 가운데 수혜자가 해당시설에 거주하며, 의식주 및 의료행위를 제공받는 시설 4981개소 중 도시가스 미보급률 36.1%를 방영해 1800개소로 결정됐다.

이를 통해 20~30% 가량의 연료비가 절감돼 5만7000여명의 사용자가 수혜를 입고, 사고예방 및 안전성이 5배 이상 확보되며, 사용자의 주거환경 미관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진행되는 농어촌 마을단위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7:3의 비율로 서울 및 광역시를 제외한 9개 광역도에서 20~50가구 규모의 마을 각 1개소를 선정해 3억원씩을 지원해 추진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매칭 비율은 최종 결정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이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기 위해 LPG업계는 E1과 SK가스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LPG희망충전기금’에서 5억원을 투입, 올해 5월부터 6개월 간 70여가구 규모의 농어촌 1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였다. 시범사업을 통해 연료비 절감은 물론 안전성, 편리성 등이 확인되면서 정부 지원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委도 의지 표명
이 같은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은 박근혜정부의 지역발전 로드맵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LPG산업의 희망의 빛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발전정책 '지역희망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제시된 방안을 보면 이런 기대를 갖기에 부족하지 않다.

'국민에게 행복을, 지역에 희망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설명회는 내년 1월 최종 보고안을 내놓을 예정으로, 주민·지자체 수요를 수렴하고 지역발전위원회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각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지역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는 정책 과제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지역발전방안에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안이 제시된 것이다. 제주도는 대부분 용기로 LPG를 사용하고 있는데,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를 통해 유통단계 축소와 함께 가격인하에 따른 소비자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지역발전위원회 측의 셈법이다.

이 같은 박근혜정부의 포석은 비단 제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LPG산업 관계자들의 기대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는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정책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업계 스스로 ‘파이’를 키우는 자생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LPG업계는 정부에 정책 지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구책을 통해 지속성장하려는 노력이 미진했다는 지적에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사안마다 사업자 간 입장이 엇갈리며 불협화음이 빚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은 오랜만에 LPG산업 종사자 모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템으로,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정책 지원을 통해 추진동력에 힘이 붙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사업자를 위한 게 아닌, 전체 LPG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대가 큰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전향적이고 대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소형저장탱크 제조업체-

◆앤젠
200㎏ 소형저장탱크 국내시장 개척 선두주자

 

수요가 시설에 앤젠의 200kg 소형저장탱크가 설치되 있다.

 

세계적 명성의 맨체스타탱크社 한국 에이전시로 2008년 동남아 4개국 독점계약을 체결한 앤젠(대표 정재호)은 국내에 200㎏ 용량의 소형저장탱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다.

그동안 500㎏부터 3톤 이하가 주였던 LPG소형저장탱크 시장에 200㎏ 벌크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안전성·경제성은 물론 설치의 편리성까지 확보하며 LPG유통에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해외공장등록을 완료한 맨체스터사의 200㎏ 소형저장탱크를 2011년부터 내수시장에 보급해온 앤젠은 수요처가 원하는 제품 라인업을 위해 올해 6월 135㎏ 용량의 소형벌크를 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200㎏ 벌크와 비교해 높이는 1366㎜로 동일하지만 너비는 610㎜로 150㎜가 작다. 무게도 기존 200㎏ 탱크가 130㎏인데 비해 3분의 1이나 줄어든 85㎏에 불과해 운반을 위한 별도의 지게차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설치 장소가 극히 협소한 곳에서도 설치가 용이해 도심지 주택가 등 벌크 보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LPG사업자들의 편익을 크게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앤젠이 보급하는 소형저장탱크는 차세대 분체도장 기술인 Armor Clad Ⅲ를 적용, 내구성을 150% 증가시켜 해안가에서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부식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멀티밸브를 장착, 기체라인에 연결해 충전 시 균압이 용이하도록 설계됐으며, 플라스틱 덮개를 장착해 외장형 안전밸브와 방출관이 프로텍터 안에 위치하면서도 뚜껑을 덮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으로도 앤젠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LPG사업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벌크 공급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이토
업계 유일 탱크·조정기·기화기·밸브 자체 생산

한국이토의 소형저장탱크 생산라인의 최첨단 터널식 분체도장로.

 

가스공급기기 종합 전문 제조사로, LPG소형저장탱크 분야에서는 국내 유일하게 탱크, 기화기, 압력조정기, 밸브 등 관련 주요 제품들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 한국이토(대표 정돈영)는 우수한 품질력을 기반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고히 유지해 가고 있다.

생산하는 가스 공급기기 상당수를 검사기준이 엄격한 일본으로 수출해 최고의 성능을 공인받고 있는 한국이토는 설립 14년을 맞은 올해 LPG소형저장탱크 사업분야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지난 5월 1일 국내 유수 석유화학플랜트 회사인 KPP와 합작, 경기도 포승단지 내 3000평 부지에 월 생산 400기 규모의 국내 최대 LPG소형저장탱크 공장을 설립해 그동안의 OEM생산 형태를 정리하고 완벽한 자체생산 체제를 갖췄다.

또한 고성능 터널식분체도장시스템 및 쇼트블라스트로를 자체 보유해 저장탱크품질의 주요 요소인 도장의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등 고품질화를 선도하고 있다.

탱크, 기화기, 압력조정기, 밸브 및 시스템제작에 이르는 제품 일체를 자체 생산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벌크 공급시스템 공급은 물론, 고장 및 긴급 상황발생 시 단독으로 신속 대처할 수 있는 국내유일의 AS체계를 갖추게 됐다.

또한 사업분야 중 하나인 개방검사 및 외관검사 등 전문검사기관 사업을 통해 생산에서 사후관리까지 원콜-원스톱 서비스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했다.

이 같은 품질 및 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전 제품의 무상 AS기간을 업계 최초로 2년으로 연장, 판매에서 사후관리까지의 고객만족을 꾀하고 있다.

한국이토는 KPP와의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LPG분야의 대형 저장탱크 및 벌크·탱크로리 아시아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인솔루션
미국産 벌크 도입…신속 A/S, 신뢰 마케팅 주력

이종민 유인솔루션 사장이 자사 소형저장탱크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00㎏ 용량의 소형저장탱크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 유인솔루션(대표 이종민)은 용기, 트레일러, 풍력발전기 타워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인 미국 트리니티인더스트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유인솔루션이 공급하는 소형벌크는 출고 시 진공상태를 유지하고, 외장형 안전밸브를 적용했으며, 프로텍트 보호덮개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타 제품과 달리 진공상태를 유지해 가스 충전 시 탱크내의 공기를 배출하는 퍼지 작업이 필요하지 않으며, 체크 락 밸브에 사이폰관이 설치돼 탱크 내 가스를 액체상태로 빠른 시간 내에 회수가 가능하다.

또한 과충전 방지밸브를 부착, 80% 이상 충전 시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해 사전에 과충전을 예방하며, 원격으로 잔량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발신기 장착이 용이하다.

유인솔루션은 수요처를 위한 제품 다변화 차원에서 기존 200㎏ 탱크보다 크기가 더욱 작은 130㎏형 벌크를 공급하기 위해 본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장소가 극히 협소한 곳의 설치작업을 한층 용이하게 하는 제품군 라인업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이 제품은 총용량이 300리터에 85% 충전기준으로 높이는 1320mm로 기존 200㎏ 벌크와 비슷하지만 너비는 610mm로 150mm가 작으며, 무게도 108㎏에 불과하다.

유인솔루션 측은 소형저장탱크가 이제 시작되는 시장이니만큼 가격만을 내세우는 영업보다는 원칙과 기준을 확고히 하고, 신속한 A/S와 충분한 재고물량 확보 등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마케팅으로 고객만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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