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전망…내년도 유가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듯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14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내년 2월1일부터 일일 생산량 50만배럴을 추가감산키로 합의했다. OPEC은 이번 결정에 대해 원유 소비국의 재고급증과 내년 상반기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을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OPEC은 이번 감산 결정을 통해 OPEC의 시장 통제력을 재확인하고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OPEC의 적극적 대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결정 소식은 국제유가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계절적 수요증대, 이란 핵문제를 포함한 석유시장의 정정불안 등과 함께 내년 상반기 유가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이다.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은 “(이번 감산 결정은) 동절기 수요증대를 앞두고 시장 불안심리로 작용해 (내년도) 유가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감산ㆍ앙골라 회원국 승인ㆍ사무총장 선입
OPEC은 지난 10월 총회에서 현 생산수준인 일산 2750만배럴에서 120만배럴 감산을 결정한 데 이어 이번 총회에서 내년 2월1일부터 일산 50만배럴을 추가 감산키로 합의했다.


또 이번 총회에서 앙골라가 공식적으로 OPEC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고 OPEC은 이를 받아들여 내년 1월1일자로 12번째 회원국으로 승인됐다. 앙골라의 현재 생산능력은 일산 150만배럴 수준으로 내년 말까지 180만배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규면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대리는 “앙골라의 OPEC 가입으로 인해 OPEC의 세계 석유생산 비중은 32%에서 35%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OPEC의 시장 통제 능력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3년간 내부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해 공식적으로 선출하지 못했던 사무총장에 리비아 국영석유회사의 전(前)사장인 압둘라흐 알-바드리(Abdullah al-Badri)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신임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3년간이다.

황대리는 “앙골라의 OPEC 가입은 단기적으로 물리적인 시장 파급효과보다는 심리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OPEC의 공급능력이 제고돼 석유시장 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장 영향은 없으나…
석유공사는 OPEC의 일산 50만배럴 감산 결정에 대해 OPEC의 확고한 시장방어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이미 예상되어왔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동절기 수요증대를 앞두고 시장 불안심리로 작용해 유가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석유공사 측의 관측이다.


향후 국제유가는 ▲OPEC의 실제 감산이행 여부 ▲동절기 수요증대 규모 ▲미 원유 및 중간유분 제품재고 수준 ▲이란과 이라크 등 산유국 정정불안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0달러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황대리는 “최근 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 이후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얼마나 성실히 감산을 이행하느냐가 시장 변화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석유재고는 과거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OPEC 감산이행과 맞물려 원유가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멕시코는 이번 OPEC의 추가감산 합의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멕시코 에너지부 대변인이 14일 밝혔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OPEC 추가감산 결정에 따라 멕시코도 감산키로 했다는 소문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나돌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멕시코의 공식적 성명은 아직 없으며 아무도 어떤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제9위의 원유생산국인 멕시코는 과거 한 때 OPEC 결정을 자주 수용했으나 최근 몇 년간은 이에 따르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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