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누구보다 절약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자부하는 오남매의 엄마입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전기가 없어, 등잔이나 호야에 석유를 넣어 사용했었고, 텔레비전은 정말 부자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가전제품 중 하나였습니다. 먹을 것조차 풍족하지 않던 시절 제 유일한 즐거움은 강낭콩을 오물오물 씹어 먹는 일이었지요.
어렸을 때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평소에 워낙 절약하고 아끼는 것이라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신문에서 에너지절약100만가구운동이라는 것을 알고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절약의 소중함과 효과에 대해 더 많은 내용들을 접하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 후로 더 열심히 절약실천을 하게 되었고 지난해에는 절전왕으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게 되었어요.

혼자 생각하고 실천하기보다,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과 실천을 전하는 것이 더 좋은 에너지절약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흔히 ‘에너지절약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질문을 많이들 합니다만 저라도 아주 특별한 것은 없어요. 일상에서 알고 있는 것들을 실천에 옮기고 일상에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절약할 수 있는 꺼리들을 찾아내보는 것이지요.

여름에는 전자모기향보다 분위기있고 전기에너지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모기장을 치고, 선풍기도 아주 더울때가 아니면 틀지 않고 천천히 부채질을 하지요. 세탁기에서 나온 물은 목욕탕 청소나 변기에 재활용하고요. 왠만하면 음식물은 하루 먹을만큼씩 장을 보고 실온 보관이 가능한 음식은 찬장에 보관하기 때문에 냉장고도 거의 쓸 일이 없어 플러그도 뽑아둘 때가 많습니다. 텔레비전은 부엌에 설치하여 따로 불을 켜지 않고도 볼 수 있도록 해 놓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니면 보지 않아요. 텔레비전을 많이 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니 가능한 가족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이 많아져 오히려 더 좋습니다. 겨울철에는 실내에서의 내복 착용, 이불에 홑청 덧씌우기 등은 기본이구요. 가벼운 조끼, 실내화나 버선을 신고 난방은 아주 약하게 틀어놓지요. 자동차는 거의 안타는데 40분 거리는 왠만하면 걸어 다녀요. 덕분에 얼마 전 골다공증 검사를 해보니 의사 선생님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냐고 하더군요. 평소 절약 습관이 건강까지 지켜주고 있으니 굳이 돈을 들여 운동할 필요가 없지요. 단순 절약 뿐만 아니라 폐비닐, 폐지,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 분리수거 역시 게을리 하지 않고 있구요.
최근에는 집수리를 하는데도 모두 이웃의 이사가는 집에서 버린 장비와 도구, 생활용품들을 이용해서 깨끗이 닦고 매꾸었더니 새집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바뀌더군요. 얼마전 시어머니께서 다녀가시면서 어쩌면 사지 않고도 이렇게 재활용을 잘 해서 썼냐고 놀라셨어요.

누구는 저보고 어떻게 그렇게 불편하게, 독하게 사냐고도 하지만 저는 아무생각없이 낭비하고 소비하는 모습을 보면 낭비하고 소비하는 것이 어떻게 저렇게 편할 수 있을까 의아합니다. 절약이 처음에는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더 필요하고 약간의 불편함을 줄지는 모르지만, 한번씩 실천하고 습관을 들이게되면 느리게 사는 것의 행복함을 알게되면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되지요. 그리고 어느순간에는 오히려 절약을 하지 않는 것이 불편한 일이 돼요.

요즘은 어디를 가든 쉽게 소비하고 낭비하고 쓸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돈만 있으면 쓰고 소비하며 이러한 소비가 일종의 자랑과 과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아무생각없이 순간적인 욕심을 채우는 행위로 인해 얼마나 많은 환경이 파괴되고, 얼마나 많은 이웃이 고통을 당하는지 한번만 더 넓게 생각한다면,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지요. 나보다는 내 주위의 환경과 남을 더 생각하면서 실천하는 동안 우리집 가계비는 저절로 줄고, 가족의 화목과 건강도 저절로 지키게 될 겁니다. 오늘부터라도 많은 분들이 저와같은 생각과 마음으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첨부]2006년 12월14일 에너지시민연대 에너지절약캠페인 (분홍내복을 입은 오순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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