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역냉방 아킬레스건, 제습식이 해결한다
[특집] 지역냉방 아킬레스건, 제습식이 해결한다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3.10.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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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설치로 냉방·제습·환기·항균·탈취 등 5가지 효과
실증 통해 공동주택 적용성 입증…높은 가격이 걸림돌

[이투뉴스] 여름철 발전소와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하는 지역냉방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건물 전체냉방이 불가피했던 흡수식냉동기가 아닌 제습식 냉방기를 통해 공동주택에도 보급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역냉방은 먼저 국가적 측면에서 하절기 전력피크를 완화할 수 있을 뿐더러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준다. 즉 전기에어컨 대체로 전력피크 부하감소와 발전소 투자비 절감이 가능하고, 열병합발전과 소각로 폐열 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CO₂및 에너지 절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업자 측면에서도 하절기 열병합발전 이용율 제고는 물론 동절기에 집중돼 있는 매출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여기에 냉·난방 통합공급으로 사용자 편익증대를 꾀할 수 있어 집단에너지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흡수식 냉동기를 통해 건물 전체의 냉방만 가능해 지역냉방이 의무화된 지역의 업무용 건축물에 제한적으로 보급됐다. 극히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공동주택에 도입하긴 했으나 개인별 취사선택이 아닌 아파트 전체가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는 단점으로 인해 전기에어컨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역냉방의 최대 단점을 탈피, 단위 가구별 냉방이 가능한 제습식 냉방기가 오랫동안의 연구개발을 거쳐 개발되면서 집단에너지업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제습식 냉방기는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은 물론 1대로 냉방·제습·환기·항균·탈취 등 5개의 친건강, 친환경 기능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향후 보급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제습식 냉방이란?

<제습식 냉방기 작동 원리>
공동주택의 제습식 냉방은 발전소나 소각장에서 나오는 대규모 열원을 기존 난방배관을 그대로 이용해 냉방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뜨거운 열로 어떻게 차가운 바람을 만들 수 있을까. 그건 바로 물의 증발잠열(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함)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먼저 고온다습한 실내공기와 외기 30%를 빨아들인 제습식 냉방기는 이 공기를 제습로터를 통과시켜 건조하게 만든다. 이어 증발냉각기를 통과하면서 이 건조한 공기는 약 20℃까지 냉각된다. 이를 다시 소형 히트펌프에서 16℃로 추가 냉각 후 실내에 공급하는 것이 바로 제습냉방이다. 마지막으로 공기로부터 습기를 받아 축축해진 제습로터는 지역난방열로 재생하게 되는 순환방식이다.

제습식 냉방기는 지난 2006년 개발비 4억원으로 KIST가 4kW급 시작품을 위탁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2008년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센추리가 10억원을 들여 7kW급 상용시작품을 개발하면서 보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후 2010년부터는 7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다실제어가 가능한 7.0kW의 시제품 생산과 더불어 40세대를 대상으로 실증에 들어갔다. 이 연구에는 한난, 귀뚜라미보일러, KIST 등 9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경제성 충분, 사용자 반응도 좋아
제습냉방 효과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와 상용화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한 실 주거환경 실험은 경기도 용인시 구성의 LIG건설 리가아파트(533세대 중 126㎡ 40세대)에서 이뤄졌다. 2009년 만든 시작품으로 기존 공동주택 4세대(수원 극동풍림아파트 32평) 현장운전에 따른 보완 및 추가 실증운전을 위해서다.

여기에 설치된 제습 냉방기는 냉방능력 7.2kW를 갖추고 있으며, 환기는 단독운전 시 시간당 1회 이상(건축법 0.7회 이상)이 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전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어컨(EHP)과 같이 3실 냉방(냉방시 30% 동시환기)은 물론 전실 제습 및 환기 운전모드가 제공된다. 또 각실 제어를 통한 효과적인 냉방 및 각종 편의 기능도 갖췄다.

실증운전 결과 공동주택 세대당 1차 에너지 사용량이 21% 감소한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역시 40%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냉방시간은 세대당 255시간(한전의 가정용 에어컨 사용실적 기준)으로 평가했다. 세대별 1차에너지 절감량은 연간 0.073TOE로 조사됐으며, 이산화탄소는 0.49톤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에어컨 대비 제습냉방기의 경제성은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초기 투자비(냉방기 구매 및 시스템 설치비용)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요금(제습식의 경우 열+전기)을 비교했을 때 제습냉방이 30% 이상 저렴하다는 것이 실증운전을 진행한 한난 측의 설명이다. 특히 가동시간이 길면 길수록 제습냉방이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는 쾌적성 및 제습효과 등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쾌속냉방이 미흡하다는 평가와 함께 디자인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가격경쟁력 보완이 핵심 관건
한난은 당초 EHP 설치비용을 800만원 이상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최근 에어컨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에는 700만원 초반으로 내려갔다. 제습식 냉방기 투자비가 800만원을 넘는 다는 점을 감안할 때 150만원 가량 비싼 셈이다. 결국 이 초기투자비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제습냉방 보급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난은 우선 제품가격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공정기술개발과 지속적인 에너지 저감 및 고도화를 위한 효율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상용화를 위한 제품 표준화, 설비기술기준 및 제도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현장 적용성 향상을 위해 천정 공간을 활용한 천정 거치형 등 다양한 모델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초기투자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기가격 인하 및 별도의 지원방안을 마련하는데도 고심하고 있다. 보조금은 한난과 정부가 매칭그랜트 형태로 조성,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보조비는 가스냉방의 사례를 기준으로 삼았다.

제습냉방 보급의 첫 사례는 세종시가 확실시 되고 있다. 친환경 명품도시를 꿈꾸는 세종시에서 먼저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 아파트 1∼2개 단지(500∼2000세대)에 시범보급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복도시건설청과 건설사가 대상아파트를 선정하면, 제습냉방기를 아파트 전체에 설치, 비용은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한난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반해 집단에너지업계는 아직 반신반의하면서도 제습냉방 보급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열수급 및 요금 문제 등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난의 진행상황을 봐가면서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절기에 치우친 열수요를, 여름철에도 적절하게 유지해야 수익개선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향후 추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터뷰 / 한국지역난방공사 기술연구소 김연홍 소장

“보편적 에어컨 시대, 제습냉방이 최적”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냉방시스템 제공 노력할 것

▲ 김연홍 한국지역난방공사 기술연구소장

“지구온난화 등으로 이미 우리나라는 아열대기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많아요. 난방을 하듯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에어컨 사용도 보편화 될 것이란 얘기죠. 결국 미래에는 제습식 냉방기가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연홍 한난 기술연구소장은 냉방이 점차 보편화되면 될수록 지역냉방의 효용성이 커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냉방시기가 점차 앞당겨지고, 냉방시간 역시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제습냉방의 장점은 더욱 빛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름철 전기생산을 위해 CHP(열병합발전)를 가동하면 열이 나오는 것은 물론 쓰레기 소각열도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에어컨으로 인한 하절기 전력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요. 결국 국가 전체적으로 에너지이용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선 지역냉방이 제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그는 전기요금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지금처럼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역시 제습냉방 보급의 강점으로 꼽았다. 또 집단에너지업계가 전기에만 사업구조를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동-하절기 열수요를 고려한 지역냉방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론 SMP(계통한계가격) 고려 시 전기생산을 하면서 나오는 폐열로 냉방을 공급해도 아직은 돈이 안 됩니다. 전기요금이 너무 낮기 때문이죠. 앞으로 에너지가격이 올라갈수록 에너지효율이 좌우할 것입니다. 결국 지역냉방을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으로 봅니다”

그는 냉방시장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은 돈이 안 되지만 앞으로는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동절기에 집중된 열수요가 아닌 하절기 지역냉방도 보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CHP 비율과 소각열 등을 활용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HP 가격이 많이 내려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양산이 되면 자체의 가격경쟁력으로 가능하지만, 초기단계에서의 투자비를 어떻게 조달하고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한난이 먼저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이며 정부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설득할 계획입니다”

그는 제습냉방 투자비가 아직 EHP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를 어떻게 조달해 양산시스템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범보급에 나서는 세종시의 경우 한난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은 제습식, 일반 건물은 흡수식 냉동기 등 투트랙으로 갈 겁니다. 이를 위해 제습식의 경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기술적 신뢰성을 쌓아 가는 한편 흡수식 냉동기 역시 효율을 높이는 등 기술 안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입니다”

김 소장은 연구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시각에 맞춰 제습 냉방기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습 및 환기, 항균성능 등 장점은 살리면서도 아직 부족한 디자인이나 쾌속냉방 성능 개선도 이러한 측면에서 접근할 계획이란다. 아울러 시범사업을 통해 나오는 문제점에 대한 보완 및 기술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신축 공동주택 전체에 제습냉방을 적용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드러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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