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에너지 다소비 5개국 각료급 원탁회의 폐막

우리나라를 포한한 에너지다소비 5개국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각료급 원탁회의를 열고 세계 석유시장 안정화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한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한 후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중국·미국·일본·인도 등 5개국은 이날 공동선언문에서 현재의 전 세계적인 고유가 원인을 에너지 수요 급증·잉여 생산능력 부족·불충분한 투자 등으로 분석하고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공동선언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확대, 소비국의 강력한 에너지 이용효율 증진,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보급 등 에너지 다변화 정책의 수립 및 추진, 전략 석유비축을 통한 비상대응 협력, 국제사회의 유가 안정화 및 정보공유 노력 등을 강조했다. 또 수송분야 석유의존도 감소 및 바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과 상호 의존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에너지 소비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협력 ▲에너지 이용 효율 증진을 위한 공동노력 증대 ▲자원개발을 위한 협력 ▲환경분야 협력 등 4대 협력분야를 제시했다.


정장관은 또 '에너지믹스의 다변화와 에너지 대안' 세션을 주재하고 석유가 점차 고갈돼 가는 상황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긴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신재생 에너지·청정석탄기술·비(非) 재래석유·원자력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경우 경제성·공급 가능성·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요청으로 열린 이번 회의는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48%를 차지하는 5개국, 특히 최근 에너지 소비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참여함으로써 기존의 에너지 소비국간 국제협력 메커니즘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심의 대표적 협력 채널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 인도 등 주요 비회원국과의 공조 없이는 비상시 대응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 아래 이들 국가와의 협력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그간 정치적·역사적 요인으로 인해 협력이 어려운 것으로 인식됐던 한·중·일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했다는 점도 중요하다"면서 "그간 에너지 국제협력 측면에서 지금까지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아오던 중국이 이 회의를 제안해 성사시킴으로써 향후 국제사회에서 에너지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4개국 에너지 주무 장관들과 함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최근 중국 경제정책의 변화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유예기간 부여 등 배려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중국의 정책 및 법규 변경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정보를 주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한-중 양국의 에너지 협력도 에너지 절약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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