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에 대한 에너지 효율향상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에너지소비의 25% 가량을 건축물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건축물을 통해 에너지가 줄줄 새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물에서 낭비되는 돈만 연간 10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나 국민의 에너지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정전이 잦고 전기세가 아주 비싸다면 모르겠으나 품질좋은 전기가 공급되고, 쓰는데 큰 불편이 없으니 오불관언이다.


우선 건설업자들이 가능한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대로된 단열재를 쓰지 않아 에너지효율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 기술개발 등으로 성능이 훌륭한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원가절감이라는 미명아래 기준을 미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유가급등과 원재료 수급 곤란으로 제품 제조원가가 급등하면서 저가 불량제품이 건설현장에서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한국 건설기술연구원 조사결과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국민의 인식 또한 문제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철에도 아파트에서 런닝셔츠 차림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내복을 챙겨입고 실내온도를 2~3도만 낮춰도 연간 1조3000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할수 있는데도 국민 대부분이 나몰라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뜻한 방안 공기보다는 약간은 추운듯한 실내온도 유지가 건강에도 더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올해 원유수입량은 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주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팔아서 벌어들이는 외화와 맞먹는 수준이다. 바꾸어서 말하면 유가폭등으로 인해, 힘들여서 벌어들인 외화를 원유를 수입하는데 모두 쓰고 있는 셈이다.


제도적 허점이나 당국의 무관심함 또한 적지않은 문제다. 현행 제도만 제대로 집행해도 건축물 에너지 효율향상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수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도 효율향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진짜 속내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일례로 주상복합 건물이 하루가 멀게 전국 도처에 들어서고 있다. 주상복합건물이야 말로 에너지 효율향상과 에너지 절약에는 암적인 존재라고 할수 있다.


창문 크기가 커진데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여름철에는 낮이나 밤이나 에어컨을 켜놔야 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100만원 이상 나온다는 집들이 적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돈 내가 쓰는데 무슨 간섭이냐고 항변할수 있겠지만 에너지의 97%를 해외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바람직한 일이라고는 할수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고유가 시대에 걸맞게 건축물 관련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제도와 법규를 시급하게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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