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5조7000억원 대손상각처리 안해 부채 폭증
최고수준 연봉, 수천억원 신사옥 등 모랄해저드 비난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가 수조원 규모의 미수금을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못해 재무구조의 악순환을 불러오면서도, 여전한 최고 수준의 임직원 연봉과 수천억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는 경영에 대해 질책이 쏟아졌다.

전하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새누리당)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가 2008년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으로 인해 1996년도부터 시행해 온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아 발생한 유보금(이하 미수금)이 5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 미수금을 아직까지 회수는커녕 어차피 수익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으면 회계처리상 대손상각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수금으로 놔둬 해마다 가스공사의 부채가 폭증하는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원가연동제 유보에 따른 미수금을 (잠정)이익으로 회계처리해 경영상 수익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표시, 고배당을 실시하는 등 과도한 자금지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가스공사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돼 차입을 할 수밖에 없고, 차입금 증가로 인한 지급이자 증가의 채무악순환 고리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가스공사가 유보금을 미수이익금으로 처리해 온 것은 실상 전체적인 영업손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꼼수라고 판단”된다며, “이로 인해 주지 않아도 될 배당금 지급 등 방만경영으로 인한 손실들에 대해 돌려막기식으로 단기차입을 증가시켜 부채가 갈수록 커져 온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어 전 의원은 “결국 가스공사는 정부정책을 핑계되며 책임경영을 하지 않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연동제 유보금 처리를 미루지 말고, 민간기업들처럼 대손상각처리하는 등 적정하고 투명한 회계처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질책했다.

에너지공기업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한국가스공사가 사장에게는 3억원을, 직원 1인당 8000만원씩의 연봉을 지급해 방만 경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박완주 의원(민주당)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부채가 32억원으로 385%에 달했다. 기관평가에서도 C등급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사장의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2억9867만원에 달했고 직원 1인당 평균 연봉도 8030만원으로 에너지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직급별 성과급은 가장 하위직인 7급이 800만원으로 2009년 대비 3년 만에 2배로 늘었다. 6급은 900만원, 5급은 1100만원, 4급은 1300만원, 3급은 1800만원, 2급은 3800만원, 1급은 4800만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특히 임원인 사장의 성과급은 2009년 6900만원에서 1억8100만원으로, 이사는 2900만원에서 7200만원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가스공사의 이 같은 고액연봉은 에너지 공기업들 가운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 연봉은 남동발전 2억9592만원, 동서발전 2억9592만원, 한국전력 2억5334만원, 중부·서부·남부발전이 각각 2억5101만원, 지역난방 2억4026만원, 광물자원 2억1088만원, 수력원자력 2억0610만원, 석탄공사 1억9120만원 등이다.

박완주 의원은 “공기업이 부채가 385%에 달하는데 기관장과 직원 연봉은 최고수준이라니 방만 경영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스공사의 빚은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연봉보다 부채부터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모두 32조2530억원의 부채로 한해 이자만 9214억원이 들어가면서도 2466억원을 쏟아부어 리조트급 호화사옥을 짓는다며 전형적 모럴해저드라는 질타의 목소리도 컸다.

홍일표 의원(새누리당)은 한국가스공사 부채는 32조2530억원으로 지난 5년간 3.6배나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지난 한해 부채 이자만 9421억원, 올 9월말 현재도 7014억원이나 내고 있으며 내년까지 갚아야 할 부채상환액만도 무려 6조21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가스공사는 내년 9월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하는데, 지방의 경우 도심과 떨어져 부지매입비가 적게 소요됨에도 총사업비 2466억원의 73.6%인 1817억원을 건축비로 사용하면서 직원 복지시설에만 310억원이나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설부지를 확인한 결과 주차장이 1만2181㎡로 실제 업무시설은 3만4852㎡에 불과해 수영장, 독신자 숙소 등을 합한 3만3736㎡와 차이가 없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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