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재활용의 허와 실

책소개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쓰레기 문제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 과정에서 공통으로 간과했던 환경보전 및 자원 낭비 문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된 폐기물 처리 문제를 살펴보고,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를 통해 필자는 전 인류가 공생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사회로 만들어나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발전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동안 등한시되어왔던 환경보전이나 자원절약에 대해 필자는 소위 환경선진국이라고 알려진 독일, 프랑스의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제도를 비교 분석하고, 재활용 정책에 관한 기본 방침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세계 각국이 선진국의 폐기물 정책을 어떻게 수용했으며, 그 결과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이웃나라 일본의 재활용 사례를 정부, 기업, 지자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 사회 및 기업에 적합한 재활용 정책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소개 : 유정수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계획학과를 졸업 후 일본 쓰쿠바 대학 대학원 사회공학연구과에서 폐기물 처리와 리사이클링, 에너지 유효이용의 정책 평가 연구로 석사와 박사학위(도시, 지역계획)를 받았다. 졸업 후 민간기업의 환경컨설턴트를 거쳐 2000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도호쿠 대학 대학원 국제문화연구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생태도시를 꿈꾸다』(2006), 『Municipal Solid Waste Management in Metro Manila: Challenges and Options』(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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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쓰레기를 보는 시각
01 악취가 풍기는 중세 유럽 도시 / 02 일본 에도시대의 오물처리 / 03 폐기물이란? / 04 폐기물 정책의 등장, 갈림길, 그리고 새로운 출발 / 05 소비가 미덕인 시대의 자화상 / 06 모따이나이 정신
2 용기포장재를 중심으로 본 세계의 재활용 시스템
01 독일의 자원순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02 절충안을 택한 프랑스 / 03 리사이클링할수록 빈곤해진다? / 04 한국의 재활용 시장은 언제까지 지켜질 것인가? / 05 소비 대국 미국의 노력 / 06 환경선진국은 존재하는가?
3 재활용의 현주소
01 국경을 넘는 재생자원 / 02 아시아의 물질순환과 일본의 역할 / 03 폐플라스틱을 예로 살펴본 재활용의 득과 실 / 04 비운(悲運)의 고형연료 / 05 분리수거 신경전 / 06 쓰레기와 함께 묻은 희망
4 돌파구를 찾아서
01 쓰레기 제로 마을 / 02 생태도시 건설 노력과 에코타운 / 03 부수는 것도 기술이다 / 04 폐기물에서 보물찾기 / 05 축구는 2부 리그, 재활용은 프리미어리그 / 06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에필로그

 

출판사 리뷰
현대사회의 환경 문제는 그 원인과 구조가 너무나도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중에 우리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쓰레기 문제이다. 과거의 폐기물 행정은 폐기물의 위생 처리와 감량을 위한 소각 처리가 주를 이루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한정된 자원의 고갈문제가 지적되면서 세계 각국은 재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나가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폐기물 재활용 정책이 일본과 한국은 물론 수많은 나라의 폐기물 행정에 영향을 미쳤다. 환경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과 프랑스의 재활용 정책과 그들을 모델 삼아 정책을 추진해온한국과 일본의 정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환경선진국 독일과 프랑스의 폐기물 정책
독일의 폐기물 재활용 제도는 제조물책임법(PL:Product Liability)에 가까운 형태이다. 당초 독일 산업계는 재활용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정부의 시책에 반대를 표명해왔지만 재활용 기술의 타당성을 경제성과 환경영향의 두 측면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한 독일 정부의 노력 덕분에 각 기업은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에 적극 협조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DSD(Duales System Deutschland)사를 중심으로 용기포장 리사이클링을 실시하고 있는 독일은 최근에는 ‘빈 용기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여 자원 재활용을 독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자체가 분리, 수집하고, 회수된 용기포장재의 재활용을 생산자에게 맡기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프랑스의 특징은 재활용 마크가 붙어 있는 용기포장 제품을 무조건 전부 인수하는 게 아니고 재생원료로 제조하기 쉽고 재활용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제품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 있다. EE(Eco-Emballages)사와 지자체 간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용기포장 리사이클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프랑스의 리사이클링 시스템은 비용 부담의 공평성을 고려해서 지자체의 부담을 반 정도로 줄여주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용기포장 리사이클링은 생산자와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를 닮은 일본 vs. 독일을 닮은 한국의 폐기물 정책
일본은 1990년대 이후로는 용기포장 폐기물을 되도록 억제하고 줄이는 감량화가 폐기물 행정의 주된 관심 거리였고, 실제로 지자체의 환경행정에 폐기물 행정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에서 용기포장 리사이클링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것은 1995년 “용기포장 리사이클법”이 제정된 이후인 1997년의 일이다. 당시에는 대기업 중심이었다. 2000년에 “순환형사회 형성 추진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중소기업으로 확대되었고, 재활용 대상에 종이팩과 플라스틱 용기포장재가 포함되었다.
한국은 1985년에 “빈 병 보증금 제도”를 도입한 이래, 1992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폐기물 예치금 제도’, 1993년에는 ‘폐기물 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재활용 제도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1995년에는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해서 재활용과 함께 쓰레기 감량도 추진해왔다. 매립부지의 부족과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매립에서 소각으로의 전환이 어렵게 되자 재활용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더 확고해졌다. 2003년에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도입, 정부의 폐기물 감량, 재활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자원순환형 사회로 가는 길
이 책은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기술이나 정책 입안, 환경경영, 그리고 환경의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나라마다 기술과 의식, 생활수준, 관습 등이 다르기 때문에 폐기물 정책 또한 유행처럼 따라서도 안 되고,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 된다. 각 나라의 법 제도, 환경의식, 기술 수준, 노동 환경, 쓰레기 배출 특성, 소비 성향 등 재활용의 현실과 문제점을 잘 파악해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즉 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재활용으로 인해 우리들의 생활이 얼마나 불편해지고 경제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으며, 자원 소비나 환경오염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따져서 재활용의 기본 방침과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어린이들에 대한 환경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그들이 어른이 돼서 스스로 환경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지금부터 길러줘야 하며, 그렇지 못한다면 장래에 훌륭한 환경정책이 만들어져서 효과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어린이들에게 쓰레기를 자원으로 보는 시점과 올바른 재활용 의식을 키워주는 것이 지금 당장 해야 할 가장 큰 투자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자원순환형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노력들은 아주 거창하거나 실행하기 힘든 일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생각과 아주 작은 노력, 즉 기업은 가볍고 휴대가 편하며 잘 팔린다는 이유로 페트병을 만들기보다는 가볍고 잘 안 깨지며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을 만드는 데 힘을 더 쏟고,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유리병을 구입하고 재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막연하고 편협적으로만 알려졌던 선진국의 폐기물 재활용 실태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소개함으로써 일반시민들이나 NGO, 대학생들에게도 쓰레기 재활용과 자원순환형 사회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제공과 의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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