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차징 그룹 등 민간 기업 속속 충전소 사업 착수

[이투뉴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충전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한 민간업체들이 충전소 사업에 뛰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은 최소 4가지다. 120볼트 콘센트를 통한 충전 방법, 수천달러가 들지만 더 빠른 240볼트 가정형 충전기를 구입하는 방법, 공공 주차장에 설치된 240볼트 충전소를 이용하고 전기료를 지불하는 방법, 대당 3만 달러(약 3200만원)의 투자가 필요한 초급속 공공 충전소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다. 초급속 충전기는 몇 분안에 충전이 가능하지만 보급이 더디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계 기업이 고압 충전기 수천개를 사들여 주목을 받고 있다. 카차징 그룹(CarCharging Group)은 1만3430개 충전기를 보유한 4개 회사를 인수했다.

카차징 그룹은 일반 주차장에 운전자들이 플러그를 꼽으면 전기료를 내도록 시스템화한 고압 충전기를 설치했다. 가격은 kWh당 49센트로 가정용 전기료보다 약 4배 비싸다. 마일당 비용을 계산해보면 휘발유 자동차 유류비보다 조금 싼 수준이다. 

이 고압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집부터 직장까지 20마일(32km) 정도를 운행하는 자동차를 충전하는데 약 1시간 이내가 걸린다. 대중 충전소는 개인용 충전기보다 여러 대에 충전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마이클 파커스 카차징 그룹 CEO는 주장했다.

개인용 240볼트 충전기는 자동차 1대를 충전하는데 보통 2시간 이상 걸린다. 카차징 그룹은 자판기 대여와 같은 방식으로 충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회사가 소유권과 수익을 갖되 주인에게 이윤을 나누는 방식이다.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는 차징포인트사도 충전기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쇼핑몰 주인들이 고객들에게 2시간 동안 전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2시간 이후부터 높은 비율로 전기료를 청구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소비자를 쇼핑몰로 끌어 모으면서 한 고객이 충전기를 독차지하는 걸 막기 위한 묘책이다. 인가된 사용자에게만 무료 전기를 제공하도록 프로그램을 장착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차징포인트 사의 디미트리오스 파파도고나스 부회장은 "신산업이기 때문에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금방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네기 멜론 대학교는 자동차 소유주의 절반 이하가 자신의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충전 소요시간 등의 특성상 노외 주차장이 충전기를 설치하기 좋은 후보지란 얘기다.

지난달 미국의 8개 주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주정부들은 다가구 주택이나 아파트 형태의 건물에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레곤주도 대형 소매업자들에게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무료 전기를 제공하도록 권하고 있다. 지난달 카차징 그룹은 블링크사를 인수해 1만2450대 충전기를 보유하게 됐다. 블링크는 에너지부의 1억1480만달러 보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파산했다.

카차징 그룹은 지난 2월 400개 주차장과 충전기 설치 계약을 맺은 빔 차징사도 인수했다. 4월에는 뉴욕 주에 충전소를 세운 EV패스사와 중서부와 캘리포니아 주에 600대 충전기를 설치한 350그린사를 사들였다.

파카스 CEO는 KhW당 49센트는 갤런당 21마일을 달리는 자동차 기준 휘발유 가격과 같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사용자가 적은 시간대에 충전 시 매월 100달러, 어느 시간대나 충전 시 월 150달러 등으로 고정 요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고정 가격을 지불해도 운전자가 매월 최소 600마일(965km)을 달려야 본전을 뽑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40볼트 충전기가 아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전기차들이 통근에 쓰이고 하루 대부분 주차돼 있기 때문이다.

항공 엔지니어인 로버트 브루닌가 씨는 전기차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집에서 15마일(24km) 정도 떨어진 직장까지 운전하기 위해 개인 차고에서 밤새 충전하는게 별로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매릴랜드 전기차 인프라 위원회의 참여자이기도 한 그는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80대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매릴랜드 교통부가 소비한 1200만달러 지출은 낭비었다고 비판했다.

공항 주차장에는 자동차들이 보통 오랫동안 주차돼 있어 급속 충전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런 곳에는 충전하는데 6시간 이상 걸리는 120볼트 콘센트로도 충분하므로 환승 주차장 충전기 설치는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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