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에너지 백년大計에 ‘LPG'가 없다
[특집] 에너지 백년大計에 ‘LPG'가 없다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4.0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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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가스체에너지로 명시적 중장기 플랜 필요
에너지정책 수립 시 소외…수급기본계획조차 전무 
에너지안보 차원서 ‘처마 밑 비축’ 기능 중요 역할

[이투뉴스] 청정에너지로 편리성과 이동성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는 LPG는 세계 각국마다 정책적인 판단 아래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원 다변화 차원에서 보급확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모양새다.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면서 기본적인 수급계획조차 없는 게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해 LPG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연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이 이뤄지고, 올해부터 농어촌마을을 대상으로 LPG배관망 사업이 시작됐으나 어디까지나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책일 뿐이다. LPG의 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의 경우 제자리걸음 또는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이던 LPG수요는 2010년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에너지안보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에너지원으로서 긴 안목의 청사진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편향된 천연가스 위주의 정책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방적으로 에너지 공급 정책의 중심을 천연가스에 맞추다보니 LPG는 소외되고, 갈수록 도시가스와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책 의지 ‘기대가 한숨으로’
지난해 국가에너지 백년대계의 초석이 될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LPG업계의 기대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에너지원 다변화와 에너지안보 차원의 역할을 재평가하며 기존에 석유제품의 하나로 간주되던 LPG를 독립된 가스체에너지로서 1차 에너지원으로 취급해보려는 정책 의지가 비쳐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 의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규정된 LPG관련 조항을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으로 이관해 법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안건과 연계돼 힘을 더했다.

앞서 2012년 11월 12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제8회 LPG의 날 행사에서 주무부서인 가스산업과 과장이 이전에 정책과제로 추진됐던 LPG-LNG 간 적정 역할분담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에 제시된 제안을 정책에 반영시키겠다는 점을 재삼 강조한 점도 정책 의지를 가늠케 했다.

특히 중장기 LPG산업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LPG를 석유제품에서 분리해 가스체에너지로 별도 구분관리하고 천연가스와의 적정한 역할분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하면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주무부서 실무담당자가 LPG의 독립에너지원화 필요성을 에너지자원정책과에 전달하고, 에너지자원정책과도 이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긍정적인 결과가 점쳐졌다. 하지만 이후 정책 의지의 불꽃은 점차 사그러져 갔고,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비교되는 일본의 LPG정책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LPG소비국으로 수요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2003년부터 LPG를 가스체에너지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독립적으로 고려되는 1차 에너지원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2010년 수립된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분산형 청정에너지원으로 저탄소 사회 실현에 기여하도록 이용을 촉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 및 신흥국 중심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 격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및 조달, 유통, 소비의 각 단계별로 에너지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있다.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면 유통단계에서의 LPG공급체계를 정비하고 있는데, 재해 시 안정적 연료공급 확보를 위해 지역마다 공급거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스체에너지로서 LPG의 당위성
LPG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연산품으로 생산되다보니 석유제품의 일부라는 인식이 없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LPG는 60% 이상이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처리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즉 국제 거래물량의 대부분이 유·가스전에서 생산된 것이며, 국내 공급량의 70% 가까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에서 LPG를 석유제품과 동일한 범주에 넣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정성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탄소배출계수단위(C Ton/TOE)를 볼 때 LPG는 0.71로 LNG(0.64)와 비슷한 수준이며, 황산화물 배출계수(g/TOE)는 LPG가 7로 경유(1889), B-C유(19000)는 물론 LNG(10)보다도 낮다. 질소산화물도 LPG가 1520으로 경유 2667이나 LNG 355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LPG는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정 에너지원에 편중될 경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게 되면 국가 전체의 에너지안보에 위협이 됨은 자명하다.

따라서 특정 에너지원 차질 시에도 타 에너지원 활용을 통한 대응이 가능토록 에너지원 다원화는 반드시 이뤄야할 명제다.

그런 점에서 용기나 소형저장탱크를 통한 분산형 에너지원으로서의 LPG는 LNG에 대한 대체재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능과 역할에도 불구 LPG에 대한 명시적 수급정책은 없는 실정이다.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석유수급 비축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석탄산업장기계획, 신재생에너지 보급계획 등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에너지원 다변화 정책에도 불구 LPG가 석유제품으로 간주되다보니 에너지정책 수립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

재정 지원정책의 경우 LNG는 에특자금, 투자재원제도, 미수금제도 등 정책적 지원이 보급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LPG는 미미한 수준인 유통구조합리화자금을 지원하고 있을 뿐이다. 조세 지원정책도 마찬가지로 LPG는 LNG에 비해 높은 원료비와 유통비용으로 관세 및 부가세의 부담이 높다.

이 같은 편중된 정책은 LPG의 경쟁력 저하와 LPG사업 위축을 가속화시켜 이미 투자된 인프라시설의 유휴화를 초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낳게 한다.

이에 따라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LPG를 분산형 에너지원, 환경친화성, 가스전 생산비율 증가 등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LPG소비 세계 6위국으로 수입 의존도가 71%라는 것과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제 에너지시장의 환경변화를 고려해보면 LPG를 독립된 가스체에너지원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한층 힘이 실린다.

북미지역 셰일가스 개발 붐이 LPG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제 LPG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미 및 유럽지역에 수출되고 있는 북미지역의 잉여 LPG물량이 남미지역의 수요증가 한계 및 유럽지역의 치열한 경쟁으로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주요 가스체 에너지원으로 가격안정화가 기대되는 LPG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에너지시장에서 LPG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에너지원의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

복지 측면에서는 저소득층의 주요 에너지원이며, 친환경적 측면에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이 극히 적은 청정 에너지원이다.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는 도입·수요·공급 등 모든 부문에서 비상 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필수적인 분산형 대체재이다.

따라서 석유제품의 일부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정책의 오류로 에너지정책에서 소외되고, 이는 다시 1차 에너지원에서의 LPG위상을 위축시켜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피해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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