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수요 확대 힙입어 시장 안정화 예상
수급 불균형 해소…제조사도 투자 늘릴 듯

[이투뉴스]  태양광 산업계가 새해 들어 활짝 웃고 있다. 2010년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업황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서다.

최근 발표된 태양광 관련 보고서들은 올해부터 향후 수년간 이 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보고서들은 아시아 수요 증가, 유럽 산업 안정화, 제조사들의 생산량 확대 등을 낙관하고 있다.

최대 문제로 지적됐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면서 올해부터 수급균형을 전망하는 관측도 많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태양에너지 국제행사에서 "대부분의 회사는 세계 태양광 수요가 올해 45GW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와 NPD 솔라버즈, 네비건트가 발표한 따끈따끈한 보고서들의 관측을 정리해봤다.

◆아시아로 중심 수요 이동
솔라버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동안 세계 태양광 수요는 9GW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6% 늘었으며 1년 전보다 20%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25%를 초과해 2년전 10%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관리국(NEA)은 올해 태양광 용량 목표치를 10GW에서 12GW로 높였다. 반면 중국 국무원은 2015년 말까지 누적 설치용량을 35GW을 맞추기 위해 연 10GW 속도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내부적인 의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당초 예상치였던 5~6GW보다 더 많은 8~9GW의 태양광을 설치했다. 중국 서부에서 일었던 태양광 설치 붐의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정부의 인센티브는 kWh당 1위안에서 0.9위안으로 삭감됐다.  중국은 올해 12~15GW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비건트의 덱스터 건틀렛 상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13년부터 2029년까지 태양광 용량이 36GW 이하에서 73GW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태양광 제품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신규 시장이 확대된다고 확언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이 2020년 말까지 약 100GW 이상의 태양광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태양광 시장의 주 무대가 유럽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발전차액제도 도입으로 태양광 발전 추정치를 높였으나 이 제도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현재 일본은 태양광 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선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됐다. 일본의 교세라는 70MW급 카고시마 나나추지마 메가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이 발전소는 약 2만2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은 태양광 발전 전력을 사용하는 주민이나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태양광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원자력에 중점을 둔 종전의 일본의 에너지 정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은 누적용량 10GW를 달성한 5개 국가에 속한다. 나머지 4개국은 독일과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이다.

일본의 한 독립 투자 정보 컨설팅 기관에 따르면, 일본의 태양광은 2016년 19GW로 확대된다. 8월 말까지 지붕형 태양광 모듈 설치가 일본 전체 시장의 89%를 차지하고 나머지 11%는 대지나 독립계통이다.

IHS는 일본 등 긍정적 성장을 보여주는 지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이 태양광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신흥시장은 현재 세계 설치 용량의 3%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르면 2017년께 시장 점유율이 6%까지 늘어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IHS는 밝혔다.

◆ 유럽 시장 안정화도 낙관적 전망
유럽은 2006년과 2011년 사이 태양광 수요를 장악했다. 이 기간 태양광 수요의 약 80%는 유럽에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수요 성장률이 계속 하락해 산업 침체를 불렀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럽의 태양광 수요는 지난해 7월과 9월 사이 이전 3개월보다 11% 떨어져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1년 전보다는 약 37% 하락했다. 4년만에 최저 수준이며 수요량은 2011년 수요 최대치에 대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여전히 태양광 시장의 '큰 손'이다.

올해 유럽은 10~11GW를 설치해 세계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단기간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와 오스트리아 등 소형 시장에서도 수요 증가가 관측됐다고 NPD 솔라버즈는 내다봤다.

향후 몇 분기동안 유럽에서는 분기당 2.5GW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에는 수요량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핀레이 콜빌 솔라버즈 부회장은 "독일과 이탈리아 등 태양광 주요국에서의 호황과 불황의 순환은 대체로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IHS의 샘 윌킨슨 연구원도 "2014년 유럽 시장은 안정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IHS도 MW급 설치에서 5%의 성장률을 점쳤다.

'추락은 없다'와 '성장 회복'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수요의 안정화가 좋은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콜빌 부회장은 "예상가능한 수요 전망은 투자자들과 개발자들에게 위험 관리와 더 용이한 향후 계획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윌킨슨 연구원은 "유럽은 앞으로도 계속 태양광 사업의 주요 요충지일 것이며 간과되지 않을 지역"이라고 말했다.

◆ 태양광 제조업의 부활

수요 안정화는 태양광 제품 제조업자들에게 예측가능한 전망을 제공한다. IHS는 향후 몇 개월간 수급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밝은 전망 덕분에 제조사들은 다시 지갑을 열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자 IHS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투자가 42% 늘어난 33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해 종전 전망인 37%를 수정했다. 셀과 모듈, 잉곳, 웨이퍼, 폴리실리콘 생산자와 공급업자들이 모두 33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2015년에는 전년대비 32% 증가한 43억달러가 세계 태양광 산업에 투자될 것으로 예측했다.

2년간의 시장 둔화와 만성적 공급 과잉으로 인한 생산 축소가 이어졌지만 IHS는 올해와 그 이후까지도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존 캠포스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수요가 늘고 새로운 지역으로 수요가 넓어지면서 태양광 산업 전반에 걸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판매 향상과 더불어 태양광 회사들은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과 2013년 공급 과잉 상황은 많은 공급업자들에게 사업 정리나 파산과 같은 경제적 파란을 초래했다.

그러나 2년간의 투자 축소는 올해 회사들의 꽉 찬 금고와 공급이 수요에 맞춰 조정될 것을 의미한다고 IHS는 주장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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