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자원 공기업 '올해 이렇게 뛴다'
[특집] 자원 공기업 '올해 이렇게 뛴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4.01.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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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이어 생존전략으로 '기술' 자립
대형화가 부실논란 야기…내실화에 초점

[이투뉴스] 한 자원분야 전문가는 자원 공기업들에 대해 "2013년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체질개선의 시기였다"고 정리했다. 자원 공기업들은 지난 정부에서 '대형화'를 기조로 체급 키우기에 힘쓴 결과 각종 부실화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한해를 통째로 개혁안 쏟아내기에 써버리고 말았다. 이제 이들 공기업은 '내실화'로 체질변경을 시작했다. 내실화의 핵심은 '기술'이다.

한국석유공사는 45개 핵심기술 분야를 선정해 단계별로 기술인력을 확보해 기술자립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고정식 사장이 직접 나서 공사가 차별화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해야 세계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공기업과 달리 성장세를 보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비결도 '기술' 이었다. 광해관리공단은 미국과의 전문가 워크숍에서 셰일가스 개발의 환경문제 해결에 한국의 광해방지기술, 담수화기술 및 환경산업기술 등 수처리 기술을 제안했다. 이로써 기술 수출 대상이 선진국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한국석유공사
바닥 쳤으니 이젠 올라가야 할 때 

▲ 박근혜 대통령이 울산시 울산신항 배후단지에서 열린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석유공사에게 지난해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대형화에 집중한 결과 부채 급증 및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에너지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내실화 방안을 발표 했다. 이를 이어받은 석유공사가 12월 '창사 이래 가장 강력한 전사적 경영쇄신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았다.

두 기관이 두달의 시간 차를 두고 발표 했지만 핵심 내용은 재무건전성 향상과 핵심 역량·사업에 집중 두 가지로 같다.

산업부가 앞서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을 2017년 177%, 2022년에는 130%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8년 73%에서 지난 정부동안 단기간에 수직상승한 부채 비율은 '정상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트폴리오 재정립도 주문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탐사·개발 등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라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산업부의 요구를 수용하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서문규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영쇄신위원회 신설이 그것이다. 위원회는 부채관리, 자산합리화, 기술자립화, 경영혁신 4개 분과 구성해 본부장들이 분과반장을 맡아 실행력을 담보한다. 이와 함께 외부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객관적 시선도 얻는다.

특히 서 사장이 직접 챙겨 각 분야별로 집중관리 하겠다는 것은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확실히 알리겠다는 포석이다.

지속적으로 문제된 기술자립화 부분은 45개의 핵심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단기, 중장기 등 단계별로 기술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못 박았다.

해외자원개발과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묵묵히 역량을 확장한 분야도 있다. 알뜰주유소와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이다.

알뜰주유소는 지난해 12월, 1000호점을 개소했다. 1호점을 시작한 지 1년 11개월 만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가가 안정세라는 배경도 있지만, 정유4사의 독과점 시장 속에서 알뜰주유소가 등장함으로써 국내 유가를 보다 안정시켰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알뜰주유소가 들어선 지역 주변 3km 내에 위치한 주유소 평균 기름가격이 전국 평균가격보다 리터당 70원 가량 저렴하다는 통계도 나왔다.

1000호점을 기점으로 정책 추진 방향을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새해에는 기존 주유소들과 차별화된 브랜드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신설돼 단기간에 급증한 데는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요구한 이유가 크다면,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 및 국정 과제다.

석유공사가 사업시행을 맡고 있는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은 여수와 울산에 대규모 상업용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이용을 활성화해 한국을 동북아 석유물류와 금융거래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유럽, 싱가포르가 3대 오일허브로 자리잡고 있으며, 한국을 그 대열에 합류 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국내 정치권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실제 동북아오일허브 관련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40여명이나 참석해 사회자가 일일이 소개하다 미쳐 언급하지 못한 의원들이 여럿 발생한 에피소드도 있다.

하지만 실제 성공을 위한 이용 주체들의 관심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 게 석유공사가 당면한 과제다. 정유사, 오일 트레이더, 탱크설비 사업자 들의 활발한 참여가 필수요건인데, 아직까지는 기대만큼 미치지 못하다는 평이다.

신강현 석유공사 본부장은 지난해 상업적 운영을 개시한 여수와 관련 "거래가 예상보다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며 "정유사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개선 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정부 및 관련 당국들에는 거래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요청하고, 정유사에는 "정유사들이 적극적으로 끌어줘야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 암바토비 니켈광 플랜트 전경.

기술개발·생산운영사업 매진

"공사의 기존 투자전략은 단순 재무적 투자로 물량을 확보해 소지분, 비운영, 다사업 투자라는 특징을 보였다. 때문에 투자규모 대비 생산사업과 운영권 확보가 미흡했다. 또 운영기술 등 역량제고 효과가 미흡하다는 한계에 봉착했다"

서경환 광물공사 투자기획팀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2013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에서 외적성장에 치중해 내실화에 미흡했던 광물자원공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이같이 정리했다.

서 팀장은 "공사는 이제 운영사업 확보와 역량강화에 집중하겠다"며 "기본방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운영사업 확보에 두고, 중대형·운영사업 투자로 역량을 제고 하겠다"고 전략 전환을 시사했다.

세부내역으로는 운영기술·경험 등 역량을 축적하고, 중소기업의 하류산업 진출 기회 창출과 진출국 제도·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광물공사는 이를 통해 2023년까지 5개 생산운영사업을 확보하며 자산규모 20조원, 매출 4조원에 이르는 존재감 있는 글로벌 자원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실패와 관련 석유공사가 내내 비판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면 광물공사는 한발짝 뒤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대해 광물자원공사가 석유공사에 비해 빠르게 행동한 때문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세계수준의 자원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세계무대에서 기술로 승부한다는 새 전략을 세워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조직개편은 기술연구원을 본부장급으로 격상시켜 연구원장에 최고기술경영자 역할을 맡겼으며, 그 안에 EPCM(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Managrment)과 사업기술처를 신설해 기술·법무 역량 강화를 통한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와 현장에 필요한 기술역량 확충 및 나아가 동반성장을 통한 자원개발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 했다.

고정식 광물공사 사장은 "공사가 차별화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할 때에만 코리아 컨소시엄의 리더로서 국내 민간 대기업과 함께 의미있는 대(對)자원보유국 협력사업을 전개할 수 있고, 중소 자원기업과의 상생 동반성장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산업부가 주문한 에너지공기업 해외자원개발 내실화 방안에도 응해야 한다.

내실화 방안에 따라 기존의 생산광구 매입대신 탐사·개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도 재구축 한다. 광물공사는 암바토비, 볼레오 두 대형 개발사업을 생산단계에 조기 진입시키기고, 민간 투자가 부진한 동·희유금속 탐사·개발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이력제와 투자 실명제 운영으로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사업담당자의 책임성도 높인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국감에서 김상훈 의원(새누리당)으로부터 최근 10년간 광물공사의 광업자금융자 회수율이 31.7%에 그친다며, 공사가 객관성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융자심사를 해왔기 때문이란 지적을 들었다.

김 의원은 당시 "광업자금융자와 같은 국내 사업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공사가 여러 해외사업을 추진한다고 할지라도 그 성공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부 감정기관의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물공사는 올해 이런 지적을 반영해 투자 초기단계부터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일정규모 이상 사업은 외부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해 투자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광해관리공단

광업 기술 세계표준화 이끈다

소리없이 강하다. 광해관리공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직 광해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가운데 공단은 조용히 지평을 확장하며 지난해 연거푸 홈런을 쏘아올렸다.

공단 주도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광해관리 분과위원회를 설치했으며, 몽골과 페루, 콜롬비아 등에 우리 기술을 전수했다. 세계적인 관심이 몰린 셰일가스에 광해기술을 접목하고, 광업 관련 분야의 검정수탁도 늘렸다.

이중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국제표준화기구 광해관리 분과위원회가 설립된 것은 향후 세계시장의 판세 장악까지도 가능케 할 만한 사건이다. 권혁인 공단 이사장의 "우리의 기준과 기술로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게 됐다"는 말이 이를 상징한다.

지난해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4차 국제표준화기구 광업기술위원회 총회는 한국이 제안한 광해관리 분과위원회 설립이 최종 승인 했으며, 간사국으로 한국을 선임해, 한국에서 올해 하반기 차기 총회를 개최를 결정했다.

권 이사장은 "그간 세계 각국은 광산개발에 따른 광해를 서로 상이한 기준과 절차, 기술 등에 따라 관리해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우리의 기준과 기술로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성과를 과시했다.

그는 또 "독일, 미국, 호주 등 광업선진국 주도로 이뤄지던 국제 광업표준 분야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제표준은 세계 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시장으로 진출한 결과물도 하나둘 나왔다. 몽골·페루·콜롬비아·키르기스스탄과 기술전수 및 광업환경 개선 컨설팅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광업분야에 깊숙히 들어간다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공단 관계자는 "콜롬비아와 광해관리기술을 적용한 광산 배출수 처리, 광물찌꺼기 무해화 컨설팅 사업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페루와는 광해방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해 한국의 광해방지기술과 관리경험을 전수하며, 키르기스스탄과는 광산폐기물 처리와 광해복구를 위한 기술 공동연구, 교육, 훈련 등을 약속했다.

몽골에는 해당국 광물청 공무원 초청연수를 통해 광해관리 분석기술을 전수한다. 몽골은 특히 2011년부터 공단이 전역에 대한 광해실태조사와 광해정보화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다.

그간 세계 진출시 동남아,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에 한정됐던 시선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까지도 확장됐다. 셰일가스 산업이 활발한 미국과의 협력이 첫걸음이다.  

▲ 심연식 광해기술연구소장이 미국에서 열린 한-미 셰일가스 전문가 워크숍에서 공단의 수처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심연식 광해관리공단 광해기술연구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셰일가스 전문가 워크숍'에서 한국이 보유한 독보적인 광산배수 처리기술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화공 약품을 이용한 화학 및 침전 처리기술과 세계 최초로 전기에너지를 응용한 전기화학적 처리기술, 자연동력을 활용한 자연정화기술, 역삼투 처리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미국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수처리 기술은 셰일가스 용수처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 올해부터는 정부로부터 자원관리기술사 검정수탁기관으로 선정돼 검정업무도 수행한다. 2010년부터 맡아온 광업자원분야(광해, 자원) 검정업무가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후발주자라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단시간에 존재감을 드러낸 데에는 확실한 전략이 한 몫했다. 공단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광산배수자연정화 ▶광물찌꺼기 무해화 ▶지반침화 자동화 계측 ▶토양개량 및 안정화 ▶3차원 광산 GIS 구출 기술을 '5대 핵심선도 기술'로 키워냈다.

2016년까지는 8대 특화 기술 정복에도 도전 중이다. ▶광산배수 세미액티브 처리기술 ▶휴대용 수질관리 측정장치 ▶토양내 석면정화장치 ▶오염토양내 중금속 선별처리기술 ▶팽창-파열주입식 륵볼트 제품 ▶식생매트를 이용한 사면녹화공법 ▶폐광지 특성을 고려한 산림복구 설계 ▶광물찌꺼기 재활용 기술 등 모두 8가지다.

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5대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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