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2013년 세계 에너지 시장은 석탄 산업의 악재 속에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재생에너지 산업이 회생의 실마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미국은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우뚝 서면서 연일 생산량 확대 소식을 알려왔다. 중국의 대기 오염은 극으로 달해 일부 도시들이 폐쇄 직전까지 갔으며, 필리핀은 온난화로 인한 대형 태풍을 맞아 큰 피해를 입는 등 우울한 뉴스들이 신문지면 1면을 메우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과 소비자들, 정부들은 기후 변화의 위험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극심한 기상 이변과 기후 영향 위협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2013년 에너지 업계를 뜨겁게 달군 주요 뉴스 TOP 5를 살펴봤다.

1. 중국의 대기 오염

2013년 베이징은 심각한 스모그로 비상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1월 베이징은 대기오염정도는 755를 넘어 세계건강기구(WHO)가 지정한 '위험한' 상태의 두 배가 넘는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스모그가 일수가 지난 5년 가운데 가장 많아 올해에도 어김없이 중국의 오염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국가 대표들은 대기 오염의 주 원인을 석탄화력발전소와 자동차 운행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정부는 수십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갯수를 줄이고 대기질 향상을 위해 27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탄소거래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탄소 시장을 이용해 가장 적은 비용으로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0~45% 가량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지는 이미 탄소 시장을 개장했으며, 후베이 성과 충칭, 탄진이 향 후 몇 개월 내에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다.

2. 미국, 세계 최대 원유ㆍ천연가스 생산국으로 발돋움

올해 지정학적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미국이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 된다는 뉴스가 꼽히고 있다.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이미 러시아를 앞질렀다.

미국이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 구도가 변화하고 전통적인 에너지 부국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백악관은 20년만에 처음으로 수입하는 양보다 더 많은 원유를 자국내에서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천연가스 산업은 호황기를 밟고 있으며, 2040년께 그 생산량이 56% 오를 것이라고 미 에너지부는 예상했다.

천연가스가 더 청정한 연료로 추앙받고 있지만 가스 추출과 배급에서 발생되는 잠재적 메탄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천연가스의 이점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 오바마, 기후 행동 계획 발표

지난해 6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조지타운 대학의 단대에 올라 종합적인 '기후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연방 정부 차원에서 기후 변화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첫 국가적 계획이다.

이 계획은 미국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 저감을 요청하고 있다. EPA는 지난해 9월 신규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발표했으며 올해 6월 전까지 현존 발전소에 대한 규제안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발전소에 대한 규제가 효과적으로 실행될 경우 미국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 대비 17% 줄일 수 있게 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이후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지만 입법 과정에서 의회와 업계의 반발로 좌절됐었다.

4. 석탄 업계 역풍

천연가스와 가격 경쟁에 시달리고,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한 비판을 받는 등 미국 석탄 화력은 2013년 역풍을 맞았다.

미국 재무부는 영국 등 일부 유럽 정부와 함께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공 재정을 종료하기로 했다. 월드 뱅크와 유럽투자은행, 미국 수출입은행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자금 조달과 융자를 제한하는 비슷한 정책을 도입했다.

이 가운데 미국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약 1/3이 노후화와 경제적 경쟁성, 최신식 기술의 결여 등으로 인해 앞으로 몇 년간 폐쇄될 것이라고 미국 과학자 단체인 '참여과학자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석탄화력의 세계적 수요는 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만해도 1억2000만톤의 석탄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1200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이 검토 중이라고 추산했다.

5. 재생에너지 산업, 재기 조짐

2013년 재생에너지 산업의 투자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재기의 긍정적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 기술은 화석연료에 비해 비용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자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은 재생에너지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1977년 단일 태양광셀은 와트당 76.67달러였다. 2013년 미국에서 태양광은 와트당 0.74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는 와트당 0.64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석탄발전단가 보다 저렴해지는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것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은 태양광 발전소들도 이탈리아와 인도 등지에서 그리드 패리티에 달성했다.

미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15년만에 처음으로 독일을 앞질렀다.

최근에는 워런 버핏이 아이오와에 있는 풍력발전소에 세우기 위해 10억달러치의 터빈을 주문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최근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주택이 평균적으로 2만5000달러 이하의 프리미엄이 얹혀져 팔렸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정부 보조를 받지 않은 대형 태양광 발전소가 운행을 시작했다. 브라질에서도 202년까지 풍력 발전량을 전체의 10%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풍력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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