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석유제품 수급보고 전산시스템 도입 '눈앞'
[특집] 석유제품 수급보고 전산시스템 도입 '눈앞'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4.0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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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부문 유통흐름 통합관리로 가짜석유 근절 한걸음 전진
"일일에서 주간으로 사업내용 후퇴 했지만 실효성 챙기겠다"

▲ 석유제품 수급보고 전산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왼쪽은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관련 토론회, 오른쪽은 주유소협회의 애의원 워크숍 모습.

[이투뉴스] 올해 '석유제품 수급보고 전산시스템'이 도입된다. 당초 계획인 모든 석유제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안에서는 일보 후퇴 됐지만, 사업 담당 기관인 석유관리원은 사업 내용을 보강해 실효성을 담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7월 1일부로 수급보고가 월 1회, 수기에서 주1회 전산, 전자, 수기 세 가지로 변경되며, 보고기관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변경된다.

석유제품 수급보고 전산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한 이후 업계는 논란이 뜨겁다. 모든 석유제품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단속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수급보고 시스템이 가짜석유의 확실한 근절책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반, 의심반. 주유소 사업자들은 매출 실적이 고스란히 공개되며, 영업비밀이 노출될까 우려를 표한다.    

국무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두 차례의 논의 끝에 보고주기를 '일일'에서 '주간'으로 완화하고, '전면 도입'에서 '시범 사업 후 재평가'를 거치도록 수정권고안을 내놓았다. 

국무조정실은 "석유수급보고 전산화 시스템은 주유소의 입하량, 출하량, 재고량 정보 중에서 출하량에 한해 전산화하고 입하량, 재고량은 여전히 수기보고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고 정리했다.

그 결과 수급보고 시스템은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하지만 주유소협회를 중심으로 영업비밀 노출 논란은 지속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관리원은 논란을 피하며, 실효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숙제를 안게된 것이다. 산업부와 석유관리원 기존의 '불법 유통징후 시스템'을 보완하고, 국세청, 관세청, 지자체 등으로부터 과세정보를 확보해 대조하는 대책안을 마련했다. 

주동수 석유관리원 수급보고 추진팀장은 불법 유통징후 시스템에 대해 "단순 거래내용 불일치 만이 아닌 상위 공급업소와의 거래량 불일치, 계절적 요소를 고려한 판매량, 평균 판매량과의 차 등 7~8개 인자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툴을 시스템 내 도입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관련 지표를 분석 문제점을 짚어내게 된다. 주유소는 평균 판매량에서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달 평균 1800드럼을 정유사에서 매입하던 주유소가 갑자기 2300드럼을 매입한 경우, 이상 징후에 해당하는 것이다.

해당 주유소가 가짜석유를 섞어 가격을 인하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주유소내 판매 또는 탱크로리를 통해 직매량을 늘리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해당 데이터들이 자동으로 분석된다.

거기에 더해 국세청, 관세청, 지자체의 과세정보와 비교를 하면 가짜석유 판매자들의 유통 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구매자의 상당수는 현금이 아닌 카드결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상징후 포착·분석을 마친 석유관리원은 바로 현장 단속을 나갈 수 있다.

주동수 팀장은 "월간보고 시스템인 현재는 주유소협회를 통해 수급보고가 이뤄져 석유관리원에 해당 자료가 오기까지 평균 한달에서 두 달까지도 걸린다"며 "수급보고 시스템이 도입되면 빠르면 3일이면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주 팀장은 "데이터 확보가 빠를 수록 단속도 용이해 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업자들이 수급보고 시스템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이유인 영업비밀 노출 우려를 완화하기 방안도 마련했다. 석유수급상황보고 관련 자료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신설했다. 해당 자료의 비밀은 타 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위반자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석유관리원은 규제위의 수정권고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제도개선을 마치고, 10월 예산을 배정 받았다. 12월 수급보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을 완료 후 현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이번 달 내 전산보고 시범사업 참여 주유소 모집공고를 내는 동시에, 상반기 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7월부터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인터뷰> 주동수 석유관리원 수급보고추진팀장

"고속도로 무인 단속 카메라 같은 예방효과 기대"

 

 주동수 팀장을 만난 지난달 24일은 수급보고 시스템 사업자 선정의 막바지 단계였다. 전체 3가지 사업자 선정 중 사업관리, 감리는 마무리 됐고, 수급보고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와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어제 오후까지 세 차례 기술협상을 마쳤고, 오늘 오후 가격협상 후 늦어도 내일이면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늦어진 만큼 철저하게 준비하려 합니다"

주동수 팀장의 설명이다. 가장 먼저 선정된 사업관리(상주감리) 업체는 CAS다. 기술사 2명이 나와 통합시스템 구축 업체가 석유관리원의 요구대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 관리감독한다. 감리업무는 한국정보기술단과 계약했다.

세 가지 사업 중 핵심은 수급보고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이다. 기존에 두차례 기술협상을 계획 했지만, 협의 내용이 많아 한차례 길어진 것도 그 이유다.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자의 업무는 크게 ▶개별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들로부터 석유관리원으로 자동 전산보고 시스템 ▶석유관리원이 전산, 전자, 수기로 수급보고를 받는 시스템 ▶상황실 구축 등 세 가지다.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면 거래량 불일치 등 불법유통 의심업소를 분석·포착해 신속한 현장점검을 통해 가짜석유 유통을 적시에 차단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통합시스템 관리는 가짜석유 등 불법 석유유통 행위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 됩니다"

주 팀장은 수급보고 시스템을 고속도로의 무인 단속 카메라에 빚댔다. "고속도로 운전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일제히 속도를 줄입니다. 수급보고 시스템도 석유유통 흐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가짜석유 유통자들에게 긴장감을 줄 것입니다" 가짜석유에 대한 사전 예방적 조치를 말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가짜석유로 인한 화재사건과 수십억에 달하는 대대적인 유통 등으로 가짜석유에 대한 위기의식이 급증했다. 주 팀장은 "수급보고 시스템의 기획에 대해 가짜석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탈세 등 불법행위 방지를 위해 기존의 현장단속 방식에서 탈피, 시스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선진단속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이와중에 최근에는 가짜석유 수법이 또 진화했다. 이에 대해 주 팀장은 "불법 유통징후 모델 이외에 불법 이동판매에 대한 모델도 추가 개발중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이동판매 불법유통 적발주유소 중 가짜경유를 저장·판매한 18개 주유소의 거래패턴을 분석, 이상징후 모델을 설계해 검증할 계획입니다. 주유소 입하내역 및 주유기 판매내역 분석을 통해 이동판매를 통한 가짜석유 판매 의심업소를 선별해 단속에 나갈 겁니다"

수급보고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장 검사 인력도 조정할 수 있다.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게 되면, 현재 직접 현장을 뛰며 단속을 벌이는 인력을 가짜경유 및 등유 등 불법 이동판매 의심업소와 가짜석유 제조 업소에 집중 투입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이 많지만, 주유소 업계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주유소협회는 얼마전 청와대에 관련 내용의 철폐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 팀장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급보고 시스템 구축 사업은 가짜석유 등 불법 석유제품 취급업자를 차단해 석유유통질서를 확립해, 국민과 선량한 주유소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 입니다"라며 업계의 협조를 부탁했다.

며칠 전에도 주유소 협회장과 만났다는 그는 "향후 협의회를 마련해 대화와 소통으로 업계와의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주 팀장은 수급보고 시스템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급하게 단기간에 내의 성과나 결과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당초 일일보고ㆍ전면시행이 아닌 주간보고ㆍ선택 사업자만 시행을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고려해 길게 봐줬으면 합니다"라고 부탁했다.

그는 "수급보고가 그간 통계 목적에서만 쓰였습니다"라며 "스템 도입으로 법이 정한 석유유통질서 확립 목적으로 그 쓰임이 확장되는 것이며, 보고 기관 변경도 처음 있는 일 입니다.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도 이 자료들이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고 시스템 도입의 의미를 강조하며 긴 안목으로 지켜봐 주길 당부했다. 

"가격 보고체계가 수기보고와 벤 사업자에 대한 선택보고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97~98%의 주유소에서 벤 사업자를 통해 가격보고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급보고 시스템도 강제적이 아닌,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의해 확대 되기를 기대 합니다. 사업자들과의 관계도 석유업계라는 같은 분야에서  이전투구하지 않고, 상생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석유관리원은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새로 취임한 김동원 이사장은 '다양한 일을 해봐야 한다'며 직원들의 보직을 상당부분 변경했다. 하지만 다양한 일을 장려하는 김 이사장도 결자해지를 당부하며, 인사 이동을 만류한 자리가 있다. 바로 주동수 수급보고추진 팀장이다. 그 만큼 부담이 크다. 수급보고 시스템 도입의 최전선에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그에게 연말은 없었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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