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시스템, 발상의 전환이 필요
전력공급시스템, 발상의 전환이 필요
  • 이창호
  • 승인 2014.01.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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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 센터장(경제학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
(경제학박사)

[이투뉴스] 얼마 전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이 공청회를 통해 발표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으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번 계획에 담겨진 에너지정책의 메시지를 꼽으라면 전력공급패러다임의 전환과 에너지절약을 통한 수요관리라 하겠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오래전부터 에너지 분야의 주된 이슈이자 풀어야할 과제였으나, 공급일변도로 달려왔던 관성 때문인지 아직도 구호에서 머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2, 3년 동안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전력수급 불안, 송전선 갈등 등과 같은 당면문제로 인해 이제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력공급패러다임의 전환은 대규모 발전과 송전을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집중형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지에 위치한 분산형 공급방식과 병행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력의 공급구조가 화석연료나 원자력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나 분산자원으로 다원화되고 있는 것은 비단 선진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전력수급은 생산자 즉 전력회사가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망을 건설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의 구조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환경문제, 기술진보, 경제성 등 새로운 여건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졌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 경제적 토대가 빠르게 개선됨으로 인해 소비자가 필요한 전기를 스스로 충당하거나 남은 전기를 전력회사에 되파는 일도 빈번해 지고 있다.

이러한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오히려 그런 흐름과는 역행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가발전 비중은 총 발전량의 10% 수준에서 4%대로 줄어들었으며, 집단에너지발전을 합하더라도 6.5%에 불과하다. 자가발전 설비규모는 2001년 586만kW에서 2012년 390만kW로 대략 300만kW가 감소하였다. OECD 국가의 자가발전 비중은 대체로 8∼14% 수준이며, 우리보다 낮은 곳은 한두 나라에 불과하다. 이처럼 자가발전 비중이 낮아진 것은 자가발전의 주된 공급자였던 산업체에서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사다 쓰는 현상이 심화된 때문으로, 이는 왜곡된 가격신호 즉, 낮은 소매요금과 높은 도매가격에 기인하는바 크다.
 
에너지계획안에서는 분산전원의 비중을 장기적으로 15%까지 높이는 목표는 제시하고 있다. 현재의 분산전원 비중과 앞으로 늘어날 전력수요를 감안한다면 발전량으로 지금보다 4, 5배는 되어야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목표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그동안 백만kW짜리 대형 발전소로 공급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감질나고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분산전원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경제성 측면을 감안한다면 선뜻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당면한 난제와 전력수급구조의 개선을 위해서는 이제 분산전원의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 부터라도 차근차근 개발가능한 분산자원의 잠재량을 평가하고 아울러 지금까지 보급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경제성을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분산자원은 기술 및 수급측면에서 설비위치, 계통연계, 발전규모나 발전기술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건물 등의 자체수요를 충당하는 방식과 구역이나 산업단지의 수요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대별된다. 수급측면에서 좀 더 범위를 넓히면 수요중심지에 근접한 대규모 설비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현재 연면적 3000평방미터 즉, 1000평 이상 되는 건물이 약 17만개 정도이며 이중 40% 이상이 수도권에 있다. 수요지인 수도권이나 대도시는 물론 신규 주택단지나 산업단지 등 분산전원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다. 한편으로 산업체를 자가발전의 비중을 높여 나가고, 다른 한편으로  신축이나 증개축 건물과 단지에 분산전원의 신규보급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태양광, 바이오메스, 연료전지 등 분산형 신재생발전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면 늘어나는 수요의 상당부분을 분산전원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성에 있어서도 기존방식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송전이나 제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고 분산전원이 가지고 있는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같은 장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열병합발전의 경우 열과 전기를 같이 공급하므로 경제성과 효율성 확보가 가능하다.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송전선 확충문제도 분산전원을 통해 완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수도권으로의 융통전력이 현재의 1500만kW에서 2027년에는 2100만kW로 600만kW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전력다소비자가 일정부분을 자가발전으로 공급하게 하고 중형 집단열병합발전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소비가 많은 대형빌딩에 분산전원의 설치를 제도화한다면 송전수요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같은 공급방식으로는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이르고 있다. 분산전원의 확대로 전력수급의 균형을 회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전력시스템의 구축을 서둘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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