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발생시 미국 대통령이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장소인 백악관 상황실이 시대에 뒤떨어진 토굴 같은 상황실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백악관 웨스트윙 지하에 위치한 상황실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치고 오는 27일 공식 개관한다면서 새 상황실은 LG LCD 스크린을 비롯한 6개의 화상회의용 스크린, 최신 정보처리 시설 등을 갖춰 이제야 인기드라마 '24'에 나오는 첨단시설의 백악관 상황실과 비슷한 모습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백악관 상황실은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만든 핵심 시설로 미 대통령들이 중대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장소.

 

린든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 공습 목표물을 선정하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보스니아 사태와 아시아 금융위기를 처리하기 위해 상주하다시피 했던 곳도 바로 백악관 상황실이다.

또한 백악관 상황실은 테러집단의 음모에 맞서는 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미 인기드라마 24를 비롯한 많은 드라마와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면서 각종 첨단장비가 가득 찬 곳으로 인식돼 왔었으나 실상은 한심하기 그지없는 수준이었다.

 

이번 보수공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브라운관 TV와 팩스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1985년에나 최신기술로 인정받았을 컴퓨터와 전화가 존재하는 한마디로 시대에 뒤처진 구식 상황실이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전언이다.

 

9.11테러 당시 에어포스 원을 타고 이동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통신장애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도 낙후된 백악관 상황실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조 해긴 백악관 비서실 차장은 처음 백악관 상황실에 들어섰을 때 낙후된 시설에 모두가 실망했을 정도였다면서 처음부터 대대적인 보수작업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9.11테러 이후 시설 현대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전면적인 보수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백악관 상황실은 LG가 만든 LCD 스크린을 비롯한 6개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으며 화상 회의 도중 암호화된 음성과 영상이 끊어지는 현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통신기술, 5개의 비디오실, 참석자용 랩톱컴퓨터, 최신 소음방지 등이 적용됐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