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상승과 산업경쟁력 약화로 관련 규제 후퇴 조짐

[이투뉴스] 유럽은 지난 수년간 국제표준이 될 수 있는 기후변화 규제법을 제시하려 노력해 왔다. 경제성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만들어 실행하고 재생에너지 이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그런 유럽도 이제 한계에 도달한 기색이 역력하다.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산업경쟁력 하락, 경제 회복 난조 등의 여러 문제점들이 불거지자 기존 기후규제 의지가 한층 약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0년부터 각국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를 통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최근 제안했다.

또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프랙킹 시추 동안에 발생할 환경적 피해와 안전에 대한 관련 규제 제시를 반대하기로 했다. 대신 프랙킹을 모니터링 한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택하기로 했다.

앞서 EU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까지 20% 감축한다는 목표치보다 두 배 가량 어려운 일이다.

유럽 위원회에 의하면 2011년 28개 EU 회원국들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대비 16.9% 줄었으며 2012년에는 18% 줄었다. 이를 근거로 2030년까지 4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 배출 감소는 경기 후퇴 이후 유럽내에서 산업 생산량 축소를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U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제안들이 환경 정책을 축소한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없지만 유럽의 28개국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 외의 복잡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경제적 요소들이 기후 논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제안이 상당히 후퇴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이번 제안에 대해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기후 과학자들이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하라고 한 것들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에서 나온 이번 제안은 각 회원국들과 유럽연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편 영국정부는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프랙킹 허가를 추진하고 있어, 이번 EU의 제안을 환영하고 있다. 

2022년까지 원전을 완전 폐쇄하고 대체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는 독일은 높은 에너지 비용 등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있어 이번 EU의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독일, 녹색에너지 보조금 삭감 추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내각 각료들에게 재생에너지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줄이겠다는 시그마 가브리엘 에너지부 장관의 계획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은 원자력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더 많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아울러 독일 전력사들은 보조금을 받은 재생에너지들이 그들의 전통 발전소를 대체하면서 이윤이 크게 하락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향후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평균 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가브리엘 장관은 제안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보조금을 현재 kWh당 0.17유로에서 2015년부터 0.12유로로 삭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독일의 해상 풍력발전 증설 목표량은 2020년까지 6.5GW로 설정된 반면, 육상풍력과 태양광발전 용량은 연간 2500MW만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집권당들과 사업 로비 단체들은 이 계획이 에너지 전환 실행을 더 어렵게 만들고 정부 지출을 더 늘릴 뿐이라고 경고했다. 육상풍력이 해상풍력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더 좋다고 보면서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변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제부 장관이며 부총리이기도 한 가브리엘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내각에 이런 계획을 발표했으며, 장관들은 이 계획을 채택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한 장관의 계획이 아니라 정부 전체의 계획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이외에도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는 모두 재생에너지 붐 이후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모두 삭감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41% 하락한 578억달러였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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