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한수원 사장 "원자력 시대정신 달라졌다"
조석 한수원 사장 "원자력 시대정신 달라졌다"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4.02.1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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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자간담회서 원전 운영환경 변화 강조
"119대원처럼 묵묵히 일하는 조직이어야"
[이투뉴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원전비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가 효율과 경제성 중심의 원전 운영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게 더 경제적이란 걸 지난 몇 년간 경험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17일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가진 출입기자와의 오찬간담회에서 “과거 우리사회의, 원자력의 시대정신이 그런 것(경제성)이었다면, 지금은 안전성 위주로 원전산업 환경이 바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새롭게 변화된 한수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것은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라서 호흡을 길게 갖고 있다”며 “지난 연말 조직은 개편했고 인사도 거의 다 끝내 일차적 준비는 돼 있다. 앞으로는 이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한수원을 곧장 수술대에 올린 조 사장은 4개월에 걸친 응급수술을 막 끝낸 집도의(執刀醫)처럼 아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듯 보였다. 다만 노련한 전문의가 그렇듯 병명 진단과 처치에 대해선 분명한 자기 확신을 내비쳤다.

조 사장은 ‘조직·인사·문화 3대 혁신운동’ 처방을 내린 한수원의 경과에 대해 “지금은 좀 나아져 중환자실에 있다가 일반 병실로 옮긴 정도"라고 비유한 뒤 "불신의 병은 후유증이 깊어 쉽게 병석에서 일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올해 1년 정도는 정말 긴장하면서 불신의 병을 벗어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원전 23기를 운영하고 5기를 짓는 글로벌 기업이면서 국가경제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라 그게 걸맞은 비전을 가져야 하고 머릿속 구상도 있지만, 지금은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는 게 우선 목표”라며 말을 아꼈다.

원전 감독기관의 차관을 거쳐 원전당국 수장이 된 소회에 대해서는 “정부가 감독이라면, 우린 정책방향에 맞춰가는 선수이고, 사장은 총괄적 책임자니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며 “지금은 직원들의 총체적 힘을 극대화 시키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부가 비리사태 책임을 일방적으로 한수원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하자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 나쁜 짓 하는 이가 있다면 그게 부모 탓인가, 자기 탓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어떤 이유로든 작년에 문제가 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적절한 에너지믹스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목적이지만 원자력, 석유, 가스 등 에너지분야는 각각의 역할분담이 있고 목표도 다르다”며 “우리는 원자력이 중요하고 우리 몫을 하면 되는 것이지 정부가 어떻다 왈가왈부 하는 건 아니다”며 일각의 연대 책임론을 일축했다.

‘원자력 순혈주의’, ‘원전 마피아’로 비유되는 폐쇄적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폐쇄적 집단과 전문적 집단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원자력계의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조 사장은 “밖에서 보면 원자력은 폐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고, 순혈주의는 달리 보면 전문성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그렇게 보는 게 일반적 평가라는 거다.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원자력계가 충분히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변화를 거론하면서는 거듭 정부와 국민의 달라진 시대적 요구가 무엇인지 직시할 것을 주문했다.

조 사장은 "작년 이전까지만해도 경제성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가동률이 몇%냐'면서  몇주기 돌리기보다 (문제가 있으면)세워놓고 안전하게 점검하고 가는게 좋다는 것으로 바뀐 것"이라며 "119대원처럼 묵묵히 드러내지 않고 자기일을 하는 조직이 한수원의 이미지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조 사장은 또 최근 원전단가 산정 논란과 관련, "전력산업 구조로 봤을 때 안전규제를 강화하면 비용이 오르겠지만 우린 현행 단가로도 지속적인 흑자를 낼 수 있는 회사"라면서 "정책변수가 많은 발전단가와 전기료를 직결시키면 논리비약이 된다. 그렇게 연결지으면 우린 전기료 인상을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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