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택시 운영·CNG차량 개조·CNG충전소 ‘한 곳에’

7개월간 30대 시범운행→경제성 검증→올해 146대 개조 완료
택시전용 CNG충전소 개설, 지난해 11월부터 상업운전 가동
 

상록운수의 별도법인인 상록에너지가 운영하는 cng충전소에서 택시에 cng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법인택시를 cng로 개조한 뒤 한 관계자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투뉴스] 지난 해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CNG택시 붐이 이는 듯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택시기사들의 불편이 큰데다 CNG택시 전환 혜택 분배에 대한 불만이 접점을 찾지 못해 탄력이 붙지 못했다. 여기에 대대적인 지원에 나설 듯했던 국토교통부의 지원책이 제대로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면서 주춤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법인택시 회사가 자체적으로 투자에 나서 CNG택시 전환과 택시전용 CNG충전소를 운영하고, 나아가 CNG차량 개조사업까지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안산 지역에서 택시사업을 하는 ‘상록운수’가 그곳이다.

안산지역에서 법인택시 146대를 운영하는 상록운수는 오래 전부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모티브를 모색해왔다. 그만큼 택시사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 CNG택시 전환이다.

걸림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CNG개조에 대한 기술적 신뢰와 경제성, 전환을 위한 막대한 자금 마련과 불편한 충전 여건을 직접 접해야 하는 노조와의 이해관계 등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상록운수 오너의 아들로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인 배성기 기획이사가 앞장서 3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안전성과 경제성 등의 검토에 나섰고, 지난 6년 간 연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상록운수가 보유대수로 볼 때 전국 택시회사 중 상위 1%에 들어가는데다 일반적인 택시회사가 50~70%의 가동률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100%에 육박한다는 점이 큰 동력이 됐다. 안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삼천리도 든든한 후원군으로 힘을 보탰다.

최종 결정이 내려진 후 한국가스공사와 CNG개조 및 키트 공급회사인 맑은서울NGV와 공동협약을 맺고 이동식 바이오가스 충전소를 통해 2013년 1월부터 7개월간 CNG택시 30대로 시범적인 테스트를 벌였다. 기술적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인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맑은서울NGV와의 협약을 통한 정비기술 이전으로 개조비용을 낮추고, 인근 택시 및 개인승용차 CNG개조사업에 대한 부가적인 수익을 기대하게 된 것도 사업을 추진한데 큰 도움이 됐다.

연료전환에 따른 수익은 노사 협의를 통해 연비가 고려된 회사부담 일일 연료 충전량이나 복리후생에 지원토록 해 운전기사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CNG택시 전환과 개조작업을 진행하면서 검토된 것이 직접 CNG충전소를 운영하는 방안이다.

현재 시내버스 운수회사에서 CNG연료공급을 위해 이용 중인 공영차고지나 개인사유지에 설치된 CNG충전 인프라는 주민들의 민원을 최소화하고 낮은 부지임대료를 찾다보니 대부분 도심외곽에 위치해 CNG개조 승용차나 택시들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1회 충전량이 많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승용차나 택시를 대상으로 충전소 건설비용을 단기간에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상록운수 경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CNG충전소 운영에 대한 개념을 충전사업자로서의 이윤창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올해 2월까지 개조된 90대를 비롯해 연내 완료되는 146대의 CNG택시에 연료를 공급함으로써 경제성에 더해 인프라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에 중점을 둔 것이다.

다행스럽게 회사 부지에 여유가 있었고, 회사 앞으로 도시가스배관도 지나갔다. 충전소 건설자금 마련도 한국환경공단에서 압축기 1기당 7억원을 저리로 융자받아 회사 운영자금 흐름에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았다.

회사 측은 CNG충전소를 운영하는 별도법인으로 ‘상록에너지(대표 배석열)’를 설립했다. 배석열 대표는 “350마력 압축기와 듀얼타입 디스펜서 2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하루 200회 정도를 충전하고 있는데 아직은 수익구조가 미약하다”며 “올해 146대의 CNG개조가 완료되고, 일반승용차의 개조와 전세버스 충전 확대 등을 예상하며 선행투자의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록운수와 상록에너지 관계자 모두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 집행을 요구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택시업계 스스로도 자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제한으로 전면적인 CNG택시 전환 지원이 어렵다면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전환에 나서는 업체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해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인터뷰> 배성한 상록운수 기획이사
CNG택시 경제성 검증…선행투자 지속

배성한 상록운수 기획이사
“3년 전부터 CNG택시 전환을 검토해왔습니다. 자체적으로 CNG충전소를 운영하는 방안은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업적인 측면에서 충전소 운영은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CNG택시를 운영하려다보니 충전소 운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거죠. 이제와선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상록운수의 실질적 운영자로 CNG택시 전환에 더해 택시전용 CNG충전소를 세우기까지 핵심 역할을 해온 배성한 기획이사(38)는 안정적 택시사업을 위해서 수송용 에너지 시장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천연가스시장이 확대될 게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젊은 나이답게 보다 넓은 시각으로 주변 여건을 살펴보고, 사업도 전망했다.
“충전소 운영에 있어서 초기 시장의 핵심 소비자는 법인택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항간에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있지만 LPG택시와 비교한 CNG택시 경제성은 지난 수개월 간 실증을 거쳐 검증했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기술적 안전성이나 경제성을 검토하는 단계가 아니라 누가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느냐 라고 봅니다”

배성한 이사는 노동조합 측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합원들이 초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그의 이런 판단에 동조해준데 대해서다. 정작 운전에 나서는 조합원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경영진이 어떤 계획을 수립해도 실천은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CNG개조 사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는 그는 오랜 검토를 거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행투자를 이어가겠다며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제는 정책입니다. 정작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어요. 사업자로서 정부가 애드벌룬만 띄울 게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집행돼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주기 바랍니다”

 

<인터뷰> 홍석표 상록운수 노조위원장
CNG전환은 운전기사 생존책 일환

홍석표 상록운수 노조위원장
“전국 최초라는 부여에 의미를 주고,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를 평가하는 것보다 왜 이런 변화를 택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택시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여기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들은 더 죽을 지경입니다.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다가 선택한 것이 CNG택시 전환입니다”

CNG택시로의 전환까지 고충도 적지 않았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내비친 홍석표 상록운수 노조위원장은 어려워지는 시장에서 노사(勞使)가 따로 없다며 서로가 윈-윈 하는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CNG전환에 따른 기대감을 가졌다는 방증이다.

홍석표 노조위원장은 대다수 운전기사들이 LPG차량에 익숙해져 있는데다 CNG충전 등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도 모두가 공생하며 미래를 기약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가 좀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택시산업이 어려워 투자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당초 약속했던 CNG개조 지원책도 제대로 펴지 못하면서 또 다시 경유택시 도입이니 뭐니 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네요. 어찌 보면 우리를 우롱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선 현장에서는 이번 정책도 시간이 지나면 100%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말이 파다하다며 대기개선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경유버스를 천연가스 버스로 바꿨는데, 이제는 거꾸로 LPG택시를 경유택시로 전환한다니 이게 무슨 얼토당토 안한 정책이냐며 비난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가 수송분야의 정책을 수립할 때 현장의 소리를 좀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택시종사자를 위한다고 했는데 정작 그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뭘 원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