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유럽 선진국서 비용상승에 골머리

[이투뉴스] 예상치 못한 건설비 증가로 한창 탄력을 받던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역풍을 맞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단지 건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ON·동에너지·마스다 아부다비 퓨처 에너지사 등 3개사는 런던 인근 해상에 건설할 예정이던 630MW규모 풍력단지 프로젝트 가운데 240MW를 취소했다.

우선 EON은 풍력발전기 건설이 조류의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사업축소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 회사는 3년에 걸친 영향 연구에서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사업진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설비용을 낮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베르드롤라의 스카치파워 재생에너지 사업부의 키스 앤더슨 CEO는 "기술적인 역량이나 환경적인 문제들 때문에 비용이 높아지고 이런 문제들이 사업진행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을 낮추지 않고 정치적으로든 정부의 지원을 계속 받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덧붙였다.

해상 풍력발전 사업의 주력시장인 영국에서는 신규 해상풍력 사업들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전체 설치량의 절반 이상이 영국에 몰려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6930MW규모의 해상 풍력발전기들이 발전중이며, 이중 3689MW가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1000MW는 원전 1기의 발전용량과 맞먹는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청정에너지 일자리를 촉진시킨다는 명목으로 2019년까지 해상풍력발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정에너지에 대한 확신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들이 사업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사업들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RWE AG사가 1200MW급 해상풍력사업을 철회한 지난해 11월 이후 현재까지 약 5760MW의 사업들이 취소된 것으노 나타났다.

◆ 해상생태계 보호와 지뢰 제거에 추가 비용
영국에서는 SSE Plc사가 속한 포위드 협력단과 일렉트릭사이트드 프랑스 SA사가 속한 벤처회사가 이달 해상풍력사업을 축소했다. RWE AG는 지난 3개월간 1개 사업을 취소하고 다른 1개 사업의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12월 스카치파워는 사업을 철회한 배경으로 돌묵상어에 대한 위협을 지목했다.

TenneT TSO GmbH사는 EWE AG의 해상풍력발전소를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한 케이블을 깔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2년전 2차 세계대전 당시 묻었던 지뢰들을 발견했다. 케이블 연결은 최근 완공됐다.

그러나 불발탄들은 사업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신규 사업들이 해안에서 더 멀리 떨어지고 심해에 건설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니스트 앤 영의 벤 워런 환경파이낸스 담당은 "발전사업자들이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에너지와 기후변화부는 작년말 해상풍력발전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해상풍력 산업을 지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20년 예상 설비용량을 종전 18GW에서 10GW로 크게 줄었다.

에너지부는 "사업자들이 규모를 조정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며 "영국 정부는 해상용 풍력발전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덴마크에 이어 세번째로 큰 해상풍력시장인 독일은 2020년 목표치를 10GW에서 6.5GW로 축소했다. 전력망 연결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 점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컨설턴트 K2 매니지먼트의 헨릭 스태머 CEO는 "독일 대기업들은 고수익 상품(원자력)을 포기해야만하는 상황"이라며 "원자력은 수익 창출원이며 새로운 사업을 착수하고 해상용 풍력발전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6.5GW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답없는 건설비 경감에 골몰 

영국 정부는 해상풍력발전 건설비용을 2020년까지 MWh당(발전량 기준) 100파운드로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147파운드 수준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BNEF는 전망했다.

소피아 본 왈도우 BNEF 기술전문가는 "목표 시한까지 약 110파운드 이하로 비용을 맞추는건 가능할지도 모르나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상용 풍력발전사인 동에너지는 2020년까지 MWh당 100유로까지 비용을 삭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벤 스카익스 덴마크 발전소 영국 풍력사업소장은 전망했다.

아리스 카르카니아스 FTI 컨설팅의 재생에너지 관리부장은 "비용 절감은 필수적"이라며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가격 곡선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마르틴 리데가드 덴마크 기후 장관은 "산업의 혁신을 끌어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인 어니스트 모니즈는 지난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상용 풍력발전은 여전히 우리에게 값비싼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운영 중인 해상용 풍력발전기가 없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