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삼척·영덕에 1500MW급 각 2기 건설 추진
계획설비 신고리 7,8호기 천지원전으로 대체

▲7차 전력수급계획 반영 예상도 <그래픽-박미경 기자>
[이투뉴스] 정부와 원자력당국이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1500MW급 원전 4기 건설 계획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 과정에 계획 원전인 신고리 7,8호기 대신 천지원전(영덕) 1,2호를 대체 건설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당국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강원도 삼척과 경북 영덕에 각각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키로 교감을 갖고 하반기 7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이 계획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7차 전력수급계획의 관심사는 신규원전 4기 6GW를 정책전원으로 가져가는 상황에 나머지 수급전망 여유공간에 어떤 사업자가 신규 석탄화력·LNG복합 발전사업을 반영시킬지로 모아지가 됐다.

삼척·영덕, 미래 원전단지로 ‘쐐기’ = 당국이 삼척·영덕을 이번 계획에 반영키로 한 것은 2012년 옛 지식경제부가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 고시한 이들 지역을 대규모 미래 원전단지로 못박는 효과를 염두한 포석이다.

이곳에 우선 2기씩 신규원전을 건설함으로써 찬·반으로 갈린 지역내 갈등을 조기 종식하고 원전사업자의 부지난(亂)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원전 예정구역은 향후 증설을 고려해 최소 2기에서 최대 6기까지 추가 건설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는데, 이들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6차 전력수급계획을 확정하면서 “후보지인 삼척과 영덕은 어떻게 할지, 구체적 신규 기수는 얼마인지는 7차에서 정하게 될 것”(송유종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이라고 결정을 유보했다.

원전 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지역내 원전 반대 세력이 여론몰이를 강화하고 있어 정부 입장에선 찬성하는 측을 고려해 어떻게든 빨리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최악의 경우 신고리 7,8호기 이전 부지라도 수급계획에 반영시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고리 7,8호기 대신 천지 1,2호기 왜? = 정부는 하반기 전원계획 수립 시 5차 계획 계획원전인 신고리 7,8호기를 천지원전 1,2호기로 대체한다는 한수원의 대체의향을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들 원전은 신한울 3,4호기 완공 다음해인 2023년과 이듬해에 각각 연차 준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지속적인 원전 비중확대를 위해 이미 부지가 확보된 신고리 7,8호기 대신 후보지 한 곳을 먼저 활용키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2035년까지 원전비중을 29%로 높이려면 건설·계획설비(11기) 외에 7GW를 더 지어야 하고, 그만한  부지가 필요해서다.

언제든 증설이 가능한 기존 부지에 원전을 짓는 것보다 향후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한 후보지를 사업지로 못박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이득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당국의 이같은 전략 수정은 기존 7,8호기 부지가 1500MW급 APR+ 2기를 건설하기에 협소하다는 여건도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또 APR 1400으로 7,8호기를 짓더라도 기존 사업들과 공기가 물려 2023~2024년 완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이번 4기 건설계획이 공기대로 건설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당국의 고민이다.

삼척의 경우 시(市)와 도(道) 소유지인 산업단지 부지가 확보돼 있어 토지수용이 쉬운 반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고, 영덕 역시 후보지 평균고도가 80m로 토목공사에만 수년이 걸리는데다 공유수면 매립도 불허되는 지역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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