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기후변화 5차보고서 승인…2030년부터 식량부족 심화
세계경제 손실액 최대 1조4000억달러, 지역별 감축정책 제안

[이투뉴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112년간(1901∼2012년) 지구의 평균기온이 0.89℃(0.69∼1.08℃) 상승했으며, 기후변화를 방치할 경우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3.7℃, 해수면은 63cm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제10차 실무자그룹(WGⅡ) 회의 및 제38차 총회를 열어 ‘제5차 평가보고서’를 승인했다.

IPCC는 이번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적응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인류에게 중대하고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후변화의 주요 위험(key risk)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 지역과 상황에 따른 효과적인 적응 행동이 기후변화의 위험 수준을 크게 감소시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5차 보고서는 SRES(기후변화 요인 중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영향만 포함)에 의존했던 4차보고서(2007년)에 비해 RCP(온실가스와 에어로졸,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영향까지 포함) 시나리오 별 영향예측 자료가 활용돼 신뢰도가 향상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미래의 부문별·지역별 리스크를 온도상승조건(2℃, 4℃)에 따라 제시한 것은 물론 적응의 성공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감소(적응효과) 하는지 정성적으로 제시했다.

전 세계 300여명 이상의 저자들이 참여한 보고서는 자연 및 인간 시스템에서 관측된 기후변화 영향과 취약성(섹션A), 부문별·지역별 미래 위험(섹션B), 미래 위험관리와 회복력 강화(섹션C)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빙하 및 영구동토층 감소, 폭염·가뭄 증가
IPCC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변화, 눈과 얼음의 융해가 지구의 수문학적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 및 영구동토층 감소, 생물종 서식범위와 개체 수 변동 등의 영향을 우려했다. 또 농작물의 생산 저하와 곡물가격 급등, 폭염·가뭄·홍수·산불 등은 인간시스템이 기후변화에 상당히 취약함을 보여주며, 특히 빈곤층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시아 대륙에서는 기후변화로 시베리아·중앙아시아의 영구동토층 감소, 열대 아시아 해양의 산호초 감소, 동아시아의 식물생육 변동, 남아시아 지역 밀 생산량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부문별·지역별 미래 위험을 적시한 섹션 B에선 작년 9월에 승인된 IPCC 제1실무자그룹 제5차 평가보고서의 기후변화 전망에 따른 미래의 주요 위험 요소들을 명시했다. 먼저 지난 112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89℃ 상승했으며, 현재 추세로 감축 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RCP 8.5), 21세기 말에는 전 지구의 평균기온이 3.7℃, 해수면은 63cm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정책이 적극적으로 실현되는 경우(RCP2.6)에는 금세기말에 기온은 1.0℃, 해수면은 40cm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다. 전반적으로는 그 중간 수준인 지구 평균온도 2.0℃ 상승에 기반한 각종 전망치를 내놨다.

이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는 해수면 상승과 연안 홍수 및 폭풍 해일로 인한 생명·재산피해를 꼽았고, 홍수로 인한 재해 및 질병, 사회기반시설과 핵심 공공 서비스의 와해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어 극한의 장기간 혹서로 인한 취약 도시인구의 사망, 질병 및 기타 재해 위험, 농업생산성 저하 및 식량 불안정 등을 지목했다.

부문별로는 대부분의 건조 아열대지역에서 지표수와 지하수가 크게 감소하고, 2030년부터 식량생산량 감소, 육상 및 담수 생물종의 멸종위험 증가, 연안홍수로 인한 토지유실 등 전 부문에 걸쳐 위험 수준이 증가했다. 이로 인한 세계경제 총손실액은 소득의 0.2%∼2.0%(1400억∼1조4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홍수로 인한 사회기반시설 파괴, 폭염관련 사망, 가뭄관련 물·식량 부족이 미래의 주요한 기후변화 위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래 위험관리와 회복력 강화 제안
섹션 C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요소들을 줄이고 그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는 효과적 적응의 원칙과 함께 지역과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한 개인과 정부의 상호협력, 공동편익을 고려한 적응정책 추진,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등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인류의 지속가능발전 경로로 기후회복 경로를 소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의 연계를 통한 상호 시너지 효과의 활용, 정치·경제·기술적 시스템의 전환을 주문했다. 기후회복 경로는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적응과 완화를 결합한 지속가능 발전궤도를 의미한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적응 부문의 총괄부처로서 이번 총회에서 제시된 전 지구적 기후변화적응 분야의 과학적 연구결과와 적응원칙·사례 등 주요 내용을 국내에 전파하고 적응대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5차보고서가 4차보고서에 비해 부문별·지역별 기후변화 위험전망을 보다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적응이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 데에 크게 기여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IPCC는 이번 기후변화의 영향·적응 및 취약성 보고서에 이어 기후변화 완화 분야(제3 실무그룹)의 평가보고서 및 종합보고서는 올해 4월과 10월에 개최되는 회의와 총회에서 각각 채택될 예정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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