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알프스 이론 적용 놓고 논란 가열

[이투뉴스] 미국에서 셰일오일 추정 매장량이 부풀렸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원유·가스 탐사업체인 샌드리지사는 2012년 11월 셰일오일 예상 매장량을 유정당 45만6000배럴에서 42만2000배럴로 수정했다. 또 5개월이 지나 이를 다시 36만9000배럴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최근 38만 배럴로 추산량을 다시 상향 발표했다. 초기의 낙관적이었던 예상 매장량은 생산량이 좋았던 몇 개의 유정을 기준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두안 그루버트 샌드리지 부회장은 "우리는 현재 1100개 이상의 유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추를 향상시키고 있다"며 "현재 예상 매장량은 믿을만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원유를 실제로 뽑아낼때까지 매장량은 아무도 모른다"며 "초기 측정량은 조금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고 해명했다.

SM에너지사도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텍사스 이글포드 셰일에 있는 유정에서 예상보다 실제 매장량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한 지역의 예상 매장량을 유정당 60만2000배럴에서 47만5000배럴로 축소 발표했다.

콜린스 SM에너지 대변인은 "한정된 수의 유정에서 평균치를 계산하려 할 때 오차가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샌드리지와 SM에너지는 소위 알프스 이론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셰일 매장량 예상, 알프스 이론 변형

잰 알프스는 석유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오일맨'이다. 1945년 브리티시-아메리칸 오일 프로듀싱사에서 석유 기사로 근무하던 그는 얼마나 많은 원유가 생산되고 고갈될 것인지 예측하는 공식을 발표했다.

이후 알프스 이론은 석유 산업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측정법이 됐다. 시추 회사들은 이 공식을 기준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한편 규제자들에게 매장량을 보고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원인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이 지난달 26일 워싱턴 청문회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원유를 수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그가 표현한 '증가하는 미국 에너지 생산량'은 알프스의 공식을 기준으로 했다.

문제는 알프스 공식이 셰일오일 매장량을 예측하기 위해 변형됐다는 것이다. 상업용 규모의 셰일오일이 처음 시추된 것은 2004년으로 알프스가 공식을 발표한 것보다 59년이나 지나서다.

변형된 공식은 알프스가 사망한 1976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존리 휴스톤 대학 석유공학과 교수는 "미국의 수십억 배럴의 셰일오일 매장량이 알프스 변형 이론을 근거로 예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미국이 에너지 독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그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실제는 더 비관적일 수 있다"며 "석유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유정들은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셰일오일 매장량 계산법 의문제기

리 교수의 비판은 지구 표면에서 수천피트 아래 암석에 갇혀있는 원유의 양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로 이어지고 있다.

라이더 스캇사가 최근 펴낸 뉴스레터에서 리 교수는 알프스 변형 이론은 오용되기 쉽다며 업계의 주의를 당부했다. 라이더 스캇사는 석유 매장량을 추정하는 일을 돕고 있다.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2011년말 이래 40% 가량 증가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노스 다코타에 있는 바켄 셰일, 텍사스주 이글 포드, 켄자스주와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미시시피 라임 등에서 셰일 오일이 생산돼 전체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IEA에 의하면 미국은 내년께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우드 맥킨지는 2020년께 바켄 지역의 생산량은 현재 110만배럴에서 170만배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런던시간 기준 지난 3일 오전 10시 10분 배럴당 41센트 떨어진 99.21달러에 거래됐다. 가격은 올해 0.8% 상승했다.

◆알프스 이론의 불확실성 내재
라이더 스칸사의 스캇 윌슨 부회장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며 "알프스의 방법이 잘 적용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프스는 하나의 수단일 뿐, 알프스 공식을 비난한다면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대학교의 태드 팻잭 석유지구시스템 공과 대학장은 "추정 매장량을 늘리는 것은 에너지 안보 인식을 잘못 심어줄 뿐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프스의 계산법을 대체하기 위해서 현재 연구원들은 새로운 공식들을 개발하고 있다. 리 교수가 개발을 도운 '스트레치 익스포넨셜', 코노코필립스에서 개발한 '듀온 이론', 텍사스 대학에서 개발한 '심플 스케일링 이론' 등이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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