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영해에서 선박의 폐수 배출을 처벌할 법규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환경단체의 비판을 사고 있다고 21일 일간 <밴쿠버 선>이 보도했다.

 

이 문제는 특히 미국에서 폐수 배출로 벌금형을 받은 선박업체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캐나다인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州) 환경부는 유람선 회사 '셀레브리티 크루즈' 소속 선박이 지난해 9~10월 사이 시애틀 인근 해역에서 10차례에 걸쳐 오ㆍ폐수를 방류한 사실을 적발, 1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크루즈측은 적발된 10번 중 3번은 캐나다 영해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벌금을 깎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의 리치 프루트 환경문제 담당자는 "캐나다 바다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그의 말은 사실로 드러났다. 캐나다 연방 교통부는 "영해 폐수 방출과 관련해 강제규정이 아닌 가이드라인만 설정하고 있으며 벌칙이나 벌금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발효된 캐나다의 해양환경 관련법은 400t 이상의 선박에 대해 12해리(22㎞) 이내 연해에서 하수 방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샤워ㆍ세면기ㆍ주방싱크대ㆍ세탁기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의미하는 '그레이 워터'와 처리과정을 거친 폐수인 '블랙 워터'에 대해 자발적인 가이드라인 규정만 두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캐나다 환경단체들은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살아있는 바다'의 제니퍼 래시 대표는 "정말 당혹스럽고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은 폐수배출을 감시, 규제하고 있는데 바다로 이어진 캐나다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크루즈 사업과 관련해 3권의 책을 낸 바 있는 로스 클라인 메모리얼 대학 교수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앞바다는 유람선에 미 알래스카주와 워싱턴주 사이의 무료 변기나 마찬가지"라며 "크루즈 선박들이 실제 오염된 하수를 캐나다 영해에 방류한 것이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는 진짜 이유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 스스로 빅토리아 앞바다에 오수를 방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밴쿠버 항만관리청에 따르면 셀레브리티 크루즈 소속 대형 유람선 3척은 5~10월 알래스카 방문길에 밴쿠버에 기항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