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자원순환시대, 법제화 지연으로 안갯속
[특집] 자원순환시대, 법제화 지연으로 안갯속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4.04.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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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 제로화 및 목표관리제,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이 핵심
국회에 시각 다른 4개법안 계류…산업계 부정적 반응도 숙제

[이투뉴스] A씨 마을은 전기요금을 이웃 마을에 비해 훨씬 적게 부담한다. 얼마 전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마을로 선정된 후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이를 다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방 역시 열병합발전기에서 나오는 배열을 활용, 기름보일러를 이용할 때보다 매월 15만원 가량 절감하고 있다. 처음 시설이 들어 올 때 기피시설이라고 반대하는 주민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주민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21세기는 바야흐로 자원전쟁 시대다. 많은 연구기관들은 인구가 급증하는데 반해 부존자원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인구증가를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 머잖아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의 96%와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 쓰는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012년에 에너지 수입에 지출한 돈이 모두 1838억달러에 달해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철강의 수출액 전체를 합친 금액보다도 많다.
지구촌의 모든 국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뛰어넘기 위한 답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에서 찾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이용효율을 극대화, 에너지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자원순환도 중요한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의 경제활동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다시 경제시스템으로 돌려 자원순환의 고리를 연결하려는 것이다.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은 시대적인 흐름이다. 대량 생산과 소비, 또 소비된 물건이 대량 폐기되는 경제사회구조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생하는 폐기물을 단순히 처리하거나 저부가가치 재활용을 유도하는 것은 제대로된 자원순환이 아니다. 폐기물 생성 자체를 줄임과 동시에 재사용과 에너지화가 적절하게 조화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원순환이란 지적이다.

◆폐기물 매립제로화가 첫 걸음
환경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자원·에너지가 선순환되는 자원순환사회를 앞당기겠다고 천명했다. 자원순환사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공약에 들어갈 정도로 환경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아이템이다. 자원순화사회 추진을 위한 핵심사업으로는 매립제로화를 제시했다. 매립되는 폐기물 중 56%는 자원회수가 가능하나 매립으로 자원낭비가 심하다는 판단에서다.

매립제로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매립 및 소각부담금제 도입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현재보다 매립·소각비용을 대폭 올려 재활용비용이 오히려 싸게 만들겠다는 것. 재활용비용(톤당 17만원 수준)보다 매립·소각처리비(공공시설 매립 기준 2만∼3만원)가 낮아 폐기물 반입 증가 등 자원순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립제로화 시범사업도 올해부터 진행된다. 환경부는 먼저 제주 등 매립장 포화에 따라 후속조치가 시급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지역선정을 완료함과 동시에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 및 사업을 추진하는 일정이다.

환경부는 매립제로화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성과 및 문제점을 분석,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수도권매립지 반입폐기물 성상개선(매립불가 폐기물 반입금지)을 통해 직매립 최소화도 유도한다.

폐전기·전자제품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 선진화를 통한 재활용률을 확대, EU 수준의 재활용률(2014년 3.9kg/인, 2018년 6kg/인)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폐전자제품 재활용목표관리제가 본격 시행되며, 호응도가 좋은 대형폐가전 무상 방문수거 역시 지난해 6개 시도에서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폐자원을 단순히 재사용·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나 활용성을 더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 산업의 인지도 제고 및 육성 기반도 마련한다. 이미 업사이클 정기 박람회 개최를 비롯해 다양한 업사이클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 실시
그간 주민기피시설로 여겨졌던 매립·소각장, 오염물질 처리시설을 친환경 에너지시설로 전환하고,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해 마을 공동의 수익을 창출하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도 추진된다.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중요성과 추진구상을 밝히면서 친환경에너지 타운’을 언급했을 정도로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안으로 에너지절약건물을 지어 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태양광, 지열,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고, 판매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 음식물·축산분뇨 등 폐자원과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생산한 에너지를 주변지역에 공급하고 주민복지를 지원한다.

▲ 경남 창녕의 유기성 바이오가스 플랜트.

올해 추진되는 시범사업은 환경부와 환경공단, 전문가, 지자체 등이 함께 ‘친환경에너지타운 추진단’을 구성해 시범사업 설계와 진행 등 전 과정을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수익형 모델개발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전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토해양부도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에 뛰어 들었다. 국토부는 LH공사와 함께 추진하는 인천 검단신도시를 에너지 절감형 녹색도시로 조성함은 물론 이곳에 시범적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짓겠다고 밝혔다.

검단신도시에 세워지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은 25만㎡ 규모로, 블록형 단독주택 263호를 패시브 하우스(에너지 저소비형 건축물)로 건설하고, 여기에 태양광, 태양열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형태다. 이 경우 난방비용(100㎡ 기준)이 연간 100만원 들어가는 일반주택의 10분의 1 수준인 연간 10만원으로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원순환촉진법 등 법안 처리가 관건
자원순환사회를 향한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원순환 목표관리제 도입과 함께 매립·소각부담금제 근거규정 등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환경관련 법령 개정도 뒤따라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국회에만 모두 4건의 자원순환사회 관련법령이 계류돼 있다. 작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최봉홍 의원(자원순환사회전환촉진법)을 시작으로, 전병헌 의원(자원순환사회촉진기본법), 이윤석 의원(자원순환촉진기본법), 이완영 의원(자원순환사회형성기본법)이 차례대로 대표발의했다. 여기에 환경부가 입법예고한 법안까지 감안하면 무려 5개 법안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각 법안은 명칭부터 약간씩 다른데다 가장 기본이 되는 폐기물 정의에서도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최봉홍 의원과 정부안은 산업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산물을 폐기물(폐기물 종료제도로 보완)로 보는 반면 전병헌·이완영 의원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제외한 물질을 폐기물로 취급하는 등 접근방식이 다르다.

자원순환목표관리(재활용의무화) 도입과 과징금 징수 여부에서도 시각차이가 크다. 최봉홍 의원과 정부안은 재활용 의무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과징금을, 초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강제성을 부여했으나 나머지 법안은 목표관리제 자체가 없다.

산업계 역시 이미 폐기물부담금 제도를 비롯해 EPR(폐가전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제) 등 적잖은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산업계에 부담을 주는 자원순환목표관리제와 매립부담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과도한 중복규제라며 불편한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올 하반기 중 이해관계자가 공감하는 ‘자원순환사회 전환 촉진법’을 제정하기 위해 정부-산업계간 자원순환사회 협의체 구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폐기물 정의에 대해선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하고, 목표관리제 운용도 사업자단체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업계 특성 및 경영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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