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등학교 다닐 때 극한값이라는 것을 배웠다. 0 또는 ∞(무한대)로 표현되는 것은 극한값을 정할 수 없다. 0과 ∞로 가는 속도비에 의해 극한값이 결정되는데, 0으로 접근하는 속도가 더 빠르면  0으로 수렴할 것이요, 무한대로 가는 속도가 빠르면 ∞로 발산하게 된다. 그러나 0과 ∞ 로 가는 속도가 어느 일정한 비에 접근하면 그 값을 극한값이라 정의한다.


지구의 역사 아니 이세상의 존재가 50억년이라면 이 수치는 거의 ∞이다. 그렇다면 이세상의 물질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즉 무한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0에 접근하는 무엇인가가 있어 현재와 같은 수렴 현상이 생기지 않았을까?  태초에 우주가 생성되었을 때는 한가지 물질만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단일 물질이 생겼는가 아닌가 하는 즉, 전기가 흐른다 안흐른다의 2진법의 세계였을 것이다. 그러면 단일 물질이 어떻게 오늘날의 10진법이상의 세계로 분화되었을까?


성경의 창세기에 보면,  “첫째날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 빛과 어둠을 만드셨다. 둘째날에 물을 만드셨다.” 로 기술되어 있다. 즉 첫째날은 “물질이 있다 없다”가 “하늘과 땅”으로 표현되어있고, “에너지가 있다 없다”를 “빛과 어둠”으로 나타내었다. 성경의 내용이 신화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에너지와 물질은 태초에도 구별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날의 물을 생각해보자. 현재의 과학으로 볼 때 물은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다. 물의 최초의 물질은 수소일 것이다. 수소가 핵융합과정을 반복하여 산소로 바뀌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소가 수소와 결합하여 물이라는 새로운 화합물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성경에 나오는 첫째날과 둘째날은 매우 긴 시간이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쨋날은 녹색 식물의 등장이다. 첫째날 이후 계속되는 핵융합에 의해 여러 가지의 물질인 탄소, 질소, 산소 등이 만들어지고 이들이 수소 및 산소와 결합하여 여러 가지 화합물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이때 만들어진 물질이 물, 메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일 것이다. 물은 셋째날에 바다로 모아지고 이산화탄소 및 암모니아, 메탄 등이 대기층을 형성했으리라 생각된다. 계속되는 핵융합은 과량의 에너지가 생성되고 이의 저장이 필요했으리라.  에너지의 저장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하느님께서 생각해내신 방법은 바로 탄소 동화작용을 통한 에너지 저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및 물과 빛이 필요하다. 물의 저장 장소는 바로 바다이다. 따라서 바다의 생성이 세쨋날의 큰일이요. 녹색식물의 등장은 원시 대기를 현재의 대기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탄소 동화작용은 빛에너지를 저장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환원시킨다. 지상에 녹색식물의 존재는 대기의 조성을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로 전환시키며, 전환된 산소는 암모니아와 반응하여 질소와 물로 다시 환원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녹색식물의 등장은 지구의 대기를 질소와 산소로 구성되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네쨋날의 낮과 밤의 탄생은 지구의 자전을 의미하게 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전체 에너지의 방출 및 힘의 균형은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유도하였다. 지구의 공전의 결과 4계절이 나타났으며, 자전의 결과 낮과 밤이 형성되었다. 또한 지구상의 에너지의 균형이 깨져서 바람, 온도차 등이 생겼으며, 열역학 법칙에 의해 에너지의 이동 방향이 결정되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에너지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지구 자전의 영향에 따라 전향력이라는 힘이 생성되어 무역풍, 구름과 바람은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게 되며, 지구상의 모든 현상은 에너지와 에너지의 불균형, 지구 자전 등에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네쨋날에 일어난 일도 세쨋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다섯째날의 발생된 일은 그동안에 발생되었던 일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의 일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무생명적인 일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자연현상적인 일이었다면, 본능이라는 특성을 갖는 움직이는 생명체의 탄생은 또 다른 세계 즉 정신세계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비록 온갖 짐승들의 사고 능력은 매우 낮지만 무생물에는 없는 사고의 세계를 갖고 있다. 우리가 흔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할 때, 네쨋날까지는 하드웨어적인 일이라면, 다섯째날의 행위는 소프트웨어의 탄생이다. 우리가 어떠한 일을 행할 때, 반드시 소프트웨어적인 일과 하드웨어적인 일이 공존하게 된다. 하드웨어적인 일은 구체적이며, 감성적이며, 본능적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일은 추상적이요, 이성적이다. 이들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할 때 일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며, 우리가 목적한 바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여섯째날의 발생된 일은 바로 인간의 탄생이다. 인간은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최대한 갖고 있는 유기체이다. 바로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늘날의 인류의 번영도 이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도 시간과 에너지에 종속적이다. 인간의 수명은 시간의 종속을 뜻하며, 이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자손 번식을 위한 하드웨어적 본능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으며, 오랜 시기를 통해 습득한 문자의 개발은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의 축척을 이루게 하였다.


모든 생명체의 활동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도 에너지가 요구된다. 요구되는 에너지는 태양의 핵융합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이의 저장과 적절한 사용으로 우리가 생활하고 있다. 신이 만들어준 저장 방법은 탄소동화작용이라는 식물의 생리현상이요, 이의 역방향인 호흡이라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이용한다. 언제부터인가 이의 평형의 깨지기 시작하여, 대기상태가 세쨋날의 원시대기로 돌아가려고 하며, 지구의 환경도 넷째날로 되돌아 가려하고 있다. 이는 인류의 무분별한 화석 에너지의 사용에 기인한다.


시간이 ∞로 간다면 인류의 극한값은 무엇일까? 과연 어떤 값에 수렴할 것인지 아니면 발산해서 인류가 지구상에서 멸종할 것인지는 여섯째날에 창조주가 인간에게 부여한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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