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 기후 평가서 발표로 공세 높여

[이투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기후 평가서를 발표, 화석연료 산업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산업계는 정부가 보고서를 근거로 발표할 법안들이 '돈드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6일 공개한 국가 기후 평가서가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법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부터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법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유사와 시멘트 제조사 등 관련 산업들은 다음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현재 석유와 가스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삭감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서전 전력사 등을 대표하는 국립제조협회의 로스 아인스버그 부회장은 "기차가 떠났음은 분명하다"며 "이번 일은 우리에게 매우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배출법안과 더불어 미 국무부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위한 트랜스 캐나다의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의 강한 반대로 승인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대법원은 최근 EPA가 대기오염을 관리하는 규정을 짤 수 있는 넓은 의미의 권한을 부여했다.

◆ 평가서 "지구온난화가 미국에 악영향"
미 의회가 주문한 이번 기후 평가서는 300여명의 과학자들이 작성해 발표했다. 평가서는 지구 온난화가 이미 미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안지역의 홍수와 동부에서 장기적인 폭풍우를 일으키고 서부에선 심한 가뭄을 초래할 것으로 관측했다. 산불 발생도 잦아지고 식수난도 뒤따를 전망이다.

앞서 2009년 기후 평가서가 발표된 날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개혁안을 공개하고 동성커플을 위한 연방 정부의 복리후생제도의 확대를 승인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그러나 5년 뒤 오바마 대통령은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 출연해 전국구와 지역 텔레비전 기상 캐스터들과 함께 기후 평가서의 결과물들을 두고 토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들은 기후변화가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후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대중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일 백악관에서는 평가서 작성 기후 과학자들과 행정 관리들간의 대화에 기자들을 초대해 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2020년까지 미국내 탄소 배출을 2005년 BAU 대비 17% 이하로 삭감한다는 '기후변화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발전소에 대한 EPA의 첫 온실가스 규제다.

◆석탄 산업계 법안에 우려 내비쳐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데이비드 골드스톤 공무 대표는 "(온실가스 법안이) 기초를 닦는 것을 도울 것"이라며 "이번 일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후 평가서의 냉혹한 결과물들은 광산업계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국광산협회의 낸시 그라빗 대변인은 "이번 평가서가 현실적인 정책이 나오는 바탕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값싸고 신뢰할만한 전기 공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EPA가 제안한 온실가스 규정은 정도를 넘어섰으며 시기적으로 너무 일러 산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가서는 온난화 기후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워싱턴부터 뉴욕까지 이어지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따라 기반시설에 악영향을 미치고, 남서부 지역의 농장 작물 수확과 수자원 공급에도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후대응과 경제적 편익 사이의 갈등 
골든스톤 대표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연방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동이라고 말한 반면 공화당 등 우파 진영은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하기 보다 실업자들의 체온을 상승시키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윗필드 상원의원은 "방대한 양의 이번 평가서에는 앞으로의 정책에 대한 세부사항이 빠져있다"며 "EPA의 법안이 기후 변화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일자리와 경제,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바라소 하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미국 국민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의해 가장 영향을 받을 산업은 석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내 석탄화력 발전량이 가장 많은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사의 멜리사 맥헨리 대변인은 "지나 맥캐시 EPA 청장은 온실가스 규제가 발전소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감안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며 "온실가스 가이드라인은 발전소를 규제하는 EPA의 제한적인 권한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지지자들은 기후 변화를 줄이려는 노력에 드는 비용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잠재적 위험 비용과 함께 저울질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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