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도 평가결과 웃고, 경영실적평가서 울고

한국전력공사와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들이 최근 한달사이에 정부의 두가지 평가 결과를 놓고 울다가 웃는 일이 발생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21일 '2006년도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정부투자기관(공기업)들의 '2005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된 바 있다. 고객만족도에선 좋은 평가를 받은 공기업이 경영실적 평가에선 지적까지 받는 사례가 생겼다. 한마디로 '약주고 병주는 경우'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경영실적 평가보고서로 많이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이번 고객만족도 평가로 다시한번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고 말해 공기업들의 반응을 대신했다.

 

◆고객만족도 1위 한전ㆍ수자원공사…경영평가선 낙제점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17개 공기업의 고객만족도 점수는 평균 83.6점으로 8년 연속 상승했다. 지난 1999년 58.1점에 머물렀던 점수가 7년만에 25.5점 상승했다.
임진상 기획예산처 공기업정책팀 사무관은 "대부분 공기업이 고객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각 공기업 최고경영자의 고객경영 노력으로 전년에 비해 점수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하는 8개 공기업 중에서는 대표적 에너지 공기관인 한국전력이 100점 만점에서 8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전은 누진보상제와 스마일보상제 등 고객보증제도를 도입하고 고객별 맞춤식 응대를 위한 지능형 고객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노력으로 8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이에 앞서 기획예산천가 지난 11일 공개한 14개 정부투자기관들의 2005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보고서에서 한전은 한수원ㆍ석유공사와 함께 지적을 받았다. 한전은 중장기 전력 경영계획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5년 기업가치 50조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이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장기 수요예측 방법의 객관성과 타당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기관이나 기업을 주된 고객을 하는 9개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1위(87점)를 기록했다. 수자원공사는 고객만족테스크포스팀을 구성, 고객업무 강화를 위한 인력재배치와 현장 접점의 고객체크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돼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관광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공동 2위(86점)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의 경우도 지난 경영실적평가를 통해 지적을 받았다. 모두 13명의 이사 가운데 7명의 비상임 이사에 전직 관료나 정치권 인사 등이 포함돼 전문성은 물론 중립성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공사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문분야 인사의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왜 다르게 나오나
두 평가 모두 기획예산처에서 주관하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조사 목적과 항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임사문관은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만족수준을 직접 평가하고 그 정도를 측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개인의 만족도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기 때문이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객만족도 평가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NCSI 측정항목'에 따르면 ▲고객기대수준 ▲인지된 제품ㆍ서비스 품질 ▲인지된 가치 ▲고객불만 ▲고객충성도 ▲고객만족지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품질 기대수준, 고객의 개인적 욕구 충족 기대수준ㆍ신뢰도ㆍ가격대비 품질수준ㆍ전만적인 만족도ㆍ기대불일치ㆍ이상적인 서비스 대비 만족 수준 등을 측정한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처는 올해 고객만족도 평가에는 공기업의 경영실적평가 개념을 일부 도입한 '사회적책임성 지표'를 신설, 반영했다. 이 지표는 공기업 본연의 업무이외에 사회적 관점의 역할제고를 위해 공기업의 경제적 역할, 사회적 공헌도 등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윤리ㆍ혁신ㆍ인사ㆍ조직ㆍ생산성 등 다방면에 걸쳐 평가를 하는 경영실적평가와는 많은 차이가 나는 지적이다.

임사무관은 "고객만족도 평가에 (공기업의) 공공성과 경영실적 등이 포함돼 평가돼야 하는 것은 개념적으로 맞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문제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공공기관운영법안'이 통과되면 많은 부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안이 통과되면 이에 맞춰 고객만족도 평가나 경영실적평가의 개념이나 측정 항목 등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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